이광식, <시골에 집짓고 삽시다>, 브레인스토밍, 2008, 17000원

17000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은 책. 사실 15000원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고 이것저것 알기도 많이 알았으니 만족합니다.

역시 도서관에 신청해다 본 책입니다. 어쩌다가 눈에 들어왔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지만, 아마 교보문고 새책 안내를 보다 그랬을겁니다. 빌려가는 사람이 없어, 책이 들어오고 나서 며칠 뒤에 갔는데도 고이 모셔져 있군요.

부제는 '강화도 현장에서 생중계되는 '시골에 내 집짓기' 프로젝트'입니다. 부제가 이 책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다 요약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글쓴이는 오래 전부터 서울 말고 교외쪽에 살만한 곳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전원주택인거지요. 경기도 저편은 너무 멀고 해서 여기 저기 찾아다니다가 강화도 쪽에 마음에 드는 땅을 발견하고는 덥석 계약합니다. 용도는 대지였고, 팔기 위해 집 한 채를 지어둔 땅이었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땅을 팔기 위해 대강 집을 지어둔 것이었지요. 그러다 보니 사는 동안 비가 새고 이런 저런 문제가 생겨서 아내의 강력한 주장으로-본문에도 그리 나옵니다. 본인은 번거로운 것을 싫어해서 끝까지 미루고 싶었다고요;-집짓기를 시작합니다. 기존 집은 철거하고 그 자리에 2층 주택을 올리게 됩니다.

이야기는 집을 짓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 집 짓는 과정 하나하나를 다 보여줍니다. 중간에 집짓는 것과 관련된 건축법, 건축 기술, 새로운 자재, 집 짓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 집짓는 것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요. 날짜별로 진행되어 집 한 채가 다 올라가는데 걸린 기간은 90일-세 달이 채 안됩니다. 집을 철거하면서부터 세우기까지가 그정도이고 건축 설계 도면 등은 그 전에 작업하지 않았을까 싶고요.
다 보고 나면 나도 강화도에 집 한 채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필이면 강화도인가, 여기 소개된 일꾼들만 만나면 속 썩이지 않고 근사한 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보통 집을 짓다보면 설계도면의 변경 문제, 시공 문제, 건축 업체의 말썽, 건축 자제의 문제, 비용 증가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잡음이 거의 없이 잘 올라갑니다. 글쓴이 본인이 집에 대한 큰 욕심 없이 짓자는 대로 간 것도 그 이유겠지만 인복도 상당했습니다. 와아. 다들 멋집니다.


언젠가 내 집을 짓겠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남의 집 짓는 일에 관여해야한다거나(부모님의 시골집이라든지) 하시면 한 번 읽어보세요. 집 짓기의 전체 과정이 차례대로 나와 있어 이해하기 좋습니다. 책이 조금 무겁고 판형이 큰 편이지만 활자가 큰데다 사진도 많고 훌훌 넘어가는 책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