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중독끊기부터.

모 동호회에 발을 들인지는 3년쯤 되었을 겁니다. 취미확장계획의 일환으로 가입하게 되었다가 이제는 그 동호회에 중독이 된 지경에 이르렀지요. 하지만 이곳도 점점 분위기가 변하고 있고 예전처럼 편하게 게시판을 들다 보고 있을 상황이 아닙니다. 게다가 컴퓨터 앞에 붙어 앉아 있으면서 계속 들락날락하다 보니 인터넷 중독이 아니라 그 동호회 중독 수준에 이르르는군요. 그래서 이번에도 초강수를 두려 합니다. 동호회 탈퇴 말이지요.
거의 눈팅만 하고 있었고 거기서의 인맥은 다른 작은 동호회로도 이어져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예전에 모 동호회 뛰쳐나올 때도 생각나는군요. 반 강제적이었지만 그 때도 동호회를 나와야 하는 급박한 사정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그 때는 그랬지요. 그래도 지금 다시 그 때의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뛰어 나올겁니다.
이번 동호회의 경우도 취미를 반쯤 접으려는 것과 파산을 막으려는 것의 이중 작용이니 혹시 제 이름이 없어지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다음달과 그 다음달, 가장 더운 그 두 달간 인터넷을 거의 쓰지 못한다는 것도 한 몫했습니다. 두 달 동안 지방으로 연수갑니다.T-T 주말에는 서울에 올라오겠지만 토요일 일요일 모두 일이 있어 올라오는 것이니 쉴틈은 거의 없을겁니다. 아마 금요일 상경했다가 일요일에 내려갈겁니다.)


그리고 세뇌교육.

어머니께서 어렸을 적부터 저와 제 동생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자는 잠자리를 가려야 하느니라."

몸가짐을 정갈히 하라는 조선시대의 옛 법도를 따라...(퍽!) 는 아니고, 어머니의 말씀도 있었고 대학교 1학년 때의 MT에서 사고가 일어나는 바람에-술먹고 자다가 죽을뻔했습니다-학을 뗀 것도 있어서 대학다니는 동안은 MT를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었을테고요. 지금 생각하면 대학 1-2학년 동안은 혼자 놀았습니다. 좋게 말해서 혼자 놀았다지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은따였을지도요...?;;;
(돌이켜보니 정말 암울합니다.lllOTL)

그러다 보니 점점 잠자리를 가리는 것이 도를 넘어서서 이제는 집이 아니면 잠자리가 불편합니다. 친구집에서 밤새며 놀자고 해도 저는 10시 넘어서 귀가하고 집에 들어와 잔 다음 그 다음날 아침 일찍 갑니다.OTL 명절 때도 큰집이 같은 서울권이다 보니 제사음식이든 차례음식이든 명절음식 준비 다 하고 집에 돌아와 자고 그 다음날 아침 일찍 큰집에 갑니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회사 내에서 MT를 간다거나 해도 이리저리 핑계를 대면서 빠집니다. 여기엔 잠자리를 가리는 것 외에도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라 타지에선 9시만 되면 졸리고 10시만 되면 잠자리에 기어들어가야 하는 기묘한 습관도 원인제공을 하고 있습니다.(대신 아침에는 6시 정도에 깹니다;)

그럼 여행은 어떻게 가는가?
일본의 경우 민박은 안됩니다. 대신 호텔은 가능합니다.lllOTL
민박은 남의 "집"이란 생각이 들지만 호텔은 하룻밤만 자고 이동하는 곳이란 생각이 들고, 일단 시설이 깨끗합니다. 민박의 경우엔 시설물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같은 방을 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잠자리가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결국 문제는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가 아닌가"일 수도 있군요.(그렇게 생각한다면 자취하는 친구집도 불편하게 느끼는건 이상합니다. 혹시 공간이 좁아서일까요.)


왜 이런 이야기를 아침부터 꺼내고 있냐면 2주 뒤에 있는 회사 MT를 7-8월 연수 핑계 대면서 쨌거든요. 찔리는 심정에 정당화를 하는 중입니다. 하.하.하................; 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황에서 그 더운 여름날, 에어컨도 없다는 기숙사에 있으면서 풀로 연수 받으려면 MT는 안 가는게 낫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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