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나 프랭클린, <죽음을 연구하는 여인>, 웅진지식하우스, 2007


아까 글에서 언급한 정말 재미있는 추리소설이 이겁니다. 표지는 마음에 안들지만 내용 편집은 꽤 괜찮아서 읽는데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책이 두게에 비해 가벼운 편이고요.

원제가 마음에 들어서 번역 제목을 꼭 저렇게 해야했나 싶지만 마땅히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진 않습니다. Mistreess of the Art of Death. 영어 느낌이 더 좋아요.'ㅂ' 아, 아리아나 프랭클린은 필명이고 본명은 다이애나 노먼입니다.


2007년에 출판된 책이고, 출간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교보에서 책 검색했을 때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별로 땡기지 않았던 것이 주인공이 여자였거든요. 거기에 CSI 운운하다보니 분위기가 왠지 스카페타 시리즈가 납니다. 그 여주인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뤄두었는데 이번에 두 번째 권이 나왔습니다. 죽음의 미로요. 이걸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도서관에서 검색하니 앞권이 들어와 있고 마침 한 권이 대출가능상태입니다. 조금 고민하다가 대출 여유도 있고 하니 읽어보자라고 집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단 한 단어로 평을 할 수 있습니다. 읽으세요.
그 이상의 말이 필요 없습니다. 단 타겟은 분명 있습니다. CSI, 캐드펠, 역사소설.
세 단어 중 가장 중요한 코드는 역사소설입니다. 그것도 배경이 헨리 2세입니다. 읽다보니 캐드펠과 로드 다아시 시리즈가 동시에 떠올랐는데 그 이유는 두 말할 필요도 없지요. 모드황후(본 책에서는 마틸다 황후)와 사촌인 스티븐 와의 싸움은 스티븐 왕이 후계자를 잃고 나서 자신의 오촌 조카에게 영국의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하며 끝납니다. 내전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도 종종 등장합니다. 그 헨리 2세는 (먼나라 이웃나라에 의하면;)  루이9세의 아내, 아키텐의 엘레노오라와 눈이 맞습니다. 이혼한 그녀는 잽싸게 연하남을 꿰어차고 영국은 프랑스와 그 옆의 커다란 영국 섬(;;)으로 영토가 넓어집니다.

캐드펠은 배경이 내전시대로 헨리 2세의 즉위 몇 년 전입니다. 그리고 로드 다아시는, 십자군 전쟁 나갔다가 화살 맞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리처드가 제정신 차리고 거대 제국을 세운다라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그 리처드는 헨리 2세의 아들입니다. 이 책에서 나온 몇몇 이야기를 보면 헨리 2세의 첫 아들 윌리엄이나 그 아래의 헨리 모두 일찍 사망하는군요. 리처드가 큰 아들은 아니었나봅니다. 그럼 로드 다아시 시리즈에서 나오는 아더는 헨리 주니어(...)의 아들이었을까요.
배경이 그렇다 보니 대체적으로 캐드펠이 겹쳐 보이지만 읽다보면 그 유머감각에 어느 새 캐드펠을 잊고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자아. 내용 폭로를 막기 위해 아래의 격한 글은 살짝 접어둡니다.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은 읽고 나서 보시고, 나중에 천천히 볼 것이고 내용폭로는 조금 당해도 상관없다 하시는 분들은 보셔도 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