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자와 호노부,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노블마인, 2007

그냥 제목을 봐서는 뭔가 싶은데, 원제를 보면 분위기가 조금 더 확실해집니다. 원제에는 한정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거든요. 저도 그렇지만, 주인공인 오사나이는 한정 디저트라면 사족을 못씁니다. 그러니 오죽하면 두번째 권인 여름철 트로피컬~에서는 친구를 함정에 빠뜨리고는 같이 여름한정 디저트 순례를 다니겠습니까. 하하하;


제목에 홀려서 본 책이지만 의외로 괜찮습니다. 특히 봄철 딸기 타르트에서 조금씩 밝혀지는 주인공들의 진면목은 남자여우, 여자늑대라는 역자의 평이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왜 숫여우, 암늑대가 아닌지는 읽어보시면 알겁니다.

책에는 4-5편 정도의 단편이 들어 있지만 각각의 단편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챕터라 보고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보아도 상관없지만 각 편에서 사건이 (거의) 완결되기 때문에 따로따로 골라서 읽어도 좋습니다. 단, 어느 이야기를 읽든지 케이크나 기타 디저트에 대한 언급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디저트를 미리 준비하고 읽으시거나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읽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맛없는 디저트나 양산형 과자는 피하세요. 이중으로 염장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못하면 읽는 도중에 지갑을 들고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을 사러 뛰어 나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양 골동 양과자점은 전직 영업맨의 능수능란한 말솜씨에 넘어간다지만 여기는 그 다양한 목록을 읽고 있노라면 절로 머릿 속에 모습이 떠올라 홀리는 겁니다. 특히 일본여행을 자주 다니면서 여러 간식들(일본에서는 스위츠라 부르는 단과자들)을 많이 보셨다면 염장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그럴 때는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고바토에게 감정 이입을 하시면 약간 도움이 됩니다. 어디까지나 약간이고, 고바토 마저도 맛있게 먹고 있는 여름철 트로피컬~의 디저트들은 2차 충격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P5에 가서 딸기 쇼트 케이크와 크렘 브륄레를 시켜 놓고 유유자적하게 읽는 것이지만 비용이 상승하니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는 읽는 사람의 지갑에 달려 있습니다.

봄철~과 여름철~이 있으니 가을과 겨울도 있겠지요. 여름철의 끝부분을 본 이상 가을철과 겨울철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이들 두 사람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 그보다는 다음 권에 어떤 한정 디저트가 나올지가 더 궁금하군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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