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을 쓰려고 보니 이 책은 내용폭로 없이는 절대 감상을 쓸 수 없습니다. 아니, 제가 딱히 내용을 폭로하지 않아도 이 책을 찾아 읽을 분이라면 읽는 도중에 울분을 씹으며 *** 이자식! 이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시게 될겁니다. 네, 제가 그랬습니다. 읽으면서 이 썩을 놈의 자식이라고 내내 울분을 토로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만 당할 수는 없지요. 제 주변분들이라면, 제 소개를 읽고서 이 책을 읽을 분들이라면 이미 다 내용 폭로를 당했을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면 저처럼 이를 바득바득 갈게 될테니까요. 어쨌거나 내용 폭로를 무의식중에 당했든 아니든 간에 이 책은 정말 읽을만 합니다. 책이 나온 것이 한참 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소재를 쓴 작가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당시는 아마 엽기 범죄로 생각되었을 법하지만 지금 본다면 잔혹성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러니 꼭 보세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접어두겠지만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은 거기는 덮어두시고 여기까지만 보신 후에, 책을 다 읽고 나서 아랫 부분을 열어주시길 바랍니다.
호기심에 여기를 미리 열어보셨을 분들을 위해 아래는 또 글씨 색을 바꿔두겠습니다. 그러니, 그렇게라도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를 긁어주세요.
김전일 이 썩을 자식! 아니, 김전일의 스토리 + 작화 작가들, 이 망할놈의 자식들!!!!
교보에 실린 리뷰에도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 책을 찾아 읽을 사람들은 읽는 도중 비분강개할겁니다. 이 책을 찾아 읽는다는 의미는, 일본 소설을 많이 읽으며, 일본 추리소설을 꽤 좋아하며,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시마다 소지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는 겁니다. 보통 이런 분들은 만화쪽도 같이 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미 내용 폭로를 당한 뒤입니다. 김전일(긴다이치 하지메)의 트릭으로 이것과 똑같은 것이 나왔기 때문입니다.-_- 지금 떠올려 보면 그 당시 김전일의 트릭을 가지고 이런 저런 말이 많았습니다. 그 때는 시마다 소지를 몰랐으니 별 생각이 없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김전일을 떠올리면 말이 많은 것이 아니라 고소를 걸어서 표절로 했다 한들 문제 될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같은 트릭이예요. 물론 배경도 같지는 않습니다. 그것마저 같았다면 뭇매를 맞고 김전일은 거기서 중도 하차해야했을 겁니다. 저는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범인 찾기에 성공한 것은 드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요. 하지만 이 책은 읽는 도중 김전일에서 봤던 트릭이 떠올라서 좌절했습니다. 범인이 누군지 한 번에 알아버린 거죠. 트릭을 알면 범인이 누군지는 간단하게 추론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범인의 동기 역시도 쉽게 알 수 있지요. 덕분에 해결 부분에서 김이 팍 새어 아주 재미있게, 참신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을 한 번에 놓친셈이 되었습니다. 그 울분은 비단 저뿐만 아니라 김전일을 읽고 이 책을 읽을 모든 분들이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이쯤되면 성급한 일반화일지도...;)
그런 의미에서 정말 아쉬운 책입니다.
그리고 덧붙임. 중반부 이후에 교토 돌아다니는 장면을 읽다보니 저도 저 코스와 동일하게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토 여행을 꿈꾸는 분이라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