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말하면, 어제 저녁의 모임에서 마신 알코올이 제가 몇 년 사이 마신 알코올보다 더 많았을겁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양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30도짜리 고량주와 꼬냑(CAMUS XO)와 집에서 만드신 매실주와 피나콜라다(럼)와 두견주(진달래술)까지 섞어 마셨으니 효과는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평소와 다름 없는 일요일 기상 시각과 숙취 하나 없고 별 이상도 보이지 않는 위를 보니 희한하군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거나 뭔가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것을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다들 좋은 술이라 그랬나봅니다.

어제, 아니 오늘의 귀가 시각은 새벽 1시였습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제게도 발생한 것이지요. 술자리가 지나치게 재미있었다는게 문제일까요. 과유불급이란 말을 이런 곳에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5시 반부터 시작한 모임이 끝난 것은 11시 반 쯤이었습니다.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 역으로 오니 지하철도 끊긴 상태. 버스를 타기 위해 넷이 모여 신사역까지 택시를 탔습니다. 네 사람이다 보니 그럭저럭 부담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 나오더군요.(멤버 중 한 분의 집이 신사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버스를 타고 종로에서 한 차례 갈아타 집에 들어온 것이 새벽 한 시인겁니다. 평소 제 생활 패턴을 아는 분이라면 미쳤구나!라든지 어떻게 된거야?라는 말이 튀어 나올겁니다. 평소라면 8시에서 9시 사이부터 꾸벅꾸벅 졸기 시작해 아무리 못해도 11시에는 집에 기어 들어갈건데, 새벽 한 시라니!
실은 이유가 있었지요. 어제 낮에 간식이 먹고 싶었지만 먹을 만한 것이 없는 관계로 꿩대신 닭이라는 생각에 커피를 마셨습니다. 지난 번에 사온 폴 바셋의 커피를 커피밀에 갈아 핸드 드립으로 내려서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셨지요. 에스프레소 배전이라 꽤 진한 커피니 그렇게 마셔도 좋거든요. 얼마나 마신 건지는 마신 저도 감이 안오지만 오후에도 이 상태에서 커피를 더 마시면 나 잠 못잔다라는 위기의식은 있었습니다.

코스트코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더군요. 빵종류를 공략할까하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포기하고 정말 메이플 시럽 하나만 들고 왔습니다.'ㅂ' 내일은 쉬니까 점심 때 메이플 시럽을 곁들인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으렵니다. 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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