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의 일입니다. 3년 전쯤으로 기억하는데, 한 홍차전문점에 갔다가 고디바 얼그레이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 물었습니다.

Kirnan : 어, 고디바에서도 홍차가 나오나요?
Master : 예, 나옵니다. 고디바에서 나오는 초콜릿들과 잘 어울리는 홍차를 컨셉으로 만들었답니다.

이 말을 들었으니 실험정신이 발동하지 않을리 없지요. 하지만 고디바 홍차는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뇌리에서 사라졌고, 일본 나갈 때 고디바 초콜릿을 사서 들고 와서 함께 마셔봐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기억의 머나먼 곳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7th 여행에서 파산신의 가호아래 고디바 홍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디바 매장은 인천 공항내에서도 몇 개 되지 않습니다. 면세점 물품 인도장 근처에 있는 롯데매장과 31번 게이트 쪽 나가면서 있는 Discovor 면세점이 가장 물건이 많습니다. 그 외엔 비슷하고요. 지난번에 코코아를 구했던 것은 롯데쪽이었고 이번 차는 D~쪽입니다.
(그러고 보니 고디바 커피 프랄린 외에 다른 종류도 하나 더 들어와 있긴 했는데 지난번 프랄린에 호되게 당했던지라 넘어갔습니다.)
얼 그레이와 오렌지 블로섬이 있었는데 어느 것을 할까 고민하다가 오렌지 블로섬을 선택했습니다.

뚜껑을 열면 저렇게 또 뚜껑이 나옵니다. 이중 뚜껑이긴 하지만 향이 날아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히 포장된 것은 아닙니다.

광량부족으로 사진이 좀 심하게 흔들렸지만 대충 이렇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잎이 길어요. 집에 있는 트와이닝 얼보다도 확실히 큽니다.

그리고 잠시 뒤 상황.
고디바 홍차와 고디바 쿠키의 멋진 조합! 환율이 낮으니까 고디바 쿠키도 지를만 하군요. 그래도 헤이즐넛(사진 오른쪽)의 경우 25개들이 한 상자에 1만원 가량 하는 셈이니 사람에 따라서는(특히 가크란) 차라리 빈츠를 먹겠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럼 쿠키 접사는 접어두지요.

아.
홍차 맛에 대해 덧붙입니다.
보통의 홍차맛에 가까웠다고 생각했고, 잎이 큰편이라 오렌지 페코나 그 아래 단계 같았는데 주변 분들께 물어보니 저 오렌지가 오렌지 페코의 오렌지가 아니라, 오렌지 꽃의 오렌지랍니다. 꽃향은 못 느꼈는데 다음에는 다시 도전을 해봐야겠습니다. 과연 오렌지 꽃향을 구분해 낼 수 있을지?
(무난한 맛이라 제게는 딱 좋았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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