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는 자기계발서냐고 적긴 했지만 조금 다릅니다.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꽤 맛깔나게 이야기를 풀어냈거든요. 게다가 적은 내용이 나름 다 이해가는 내용이고 중요하다 생가하는 부분들이라 고개를 끄덕이며 보았습니다. 나름 동감가는 부분이 있더군요. 일단 원제는 design yourself입니다. 그러니까 디자인이라는 것이 단순히 미술적이거나 예술적인 요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다 혹은 기획하다라는 의미와도 통하는 겁니다. 가꾼다는 의미도 있어 보이고요.


도서관에서 충동적으로 지어들고 나온 책인데 표지부터 시작해 내용 편집까지 저자가 신경쓴 것 같더랍니다. 그도 그런게 저자가 Karim Rishid, 현대카드 디자이너거든요. 그 사실을 알고 표지를 다시 보니 표지 본트가 눈에 익습니다. 현대카드의 그 독특한 폰트와 닮았어요.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저랑 안 맞는 부분도 있는데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이나 옷 챙겨 입고 가꾸는 부분은 저랑 안 맞습니다. 핑크나 실버라니. 으어어어어억; 게다가 가장 잘 입는 색은 아마도 흰색. 무리예요. 저는 안 맞는 색입니다. 그래도 지금처럼 무채색 위주로만 입는 것도 좋은 건 아니죠.


앞부분은 자신이 어떻게 디자이너가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다루고 뒷부분은 그 과정에서 깨달은 여러 원칙들을 적어 놓았습니다.


(106)

저녁 파티를 한 달에 한 번씩 하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전 반년에 한 번도 버거워요. 그것도 초대할 친구가 있고 초대할 공간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친구들과 모이는 것은 자주합니다. 그 친구의 범위를 어디까지 두느냐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만... 아마도?; 흥미로운 친구를 데려오라고 시킨다는 데서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흑거미 클럽』이 떠올랐습니다.


(111)

배우자나 파트너(애인)를 선택할 때는 정반대의 사람보다는 비슷한 점이 많은 사람이 좋다고 적었네요. 사랑이라면 모를까 은근은근한 관계라면 서로의 세계를 공유하는 쪽이 호감을 더 쌓기 좋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공통점이야 찾으면 되니까요. 제일 중요한 문장은 다음.

(중략) 그리고 직업과 관련해서는 상의할 사람이 따로 있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일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인데, 그 자양분과 인정을 배우자에게서 구하려 들지 말라는 것이다. 배우자에게서는 배우자를 찾으라.

동감입니다.


(127)

여자의 화장에 대해서도 화장은 적게할 수록 효과가 더 크다고 하는군요. 파운데이션, 볼연지, 립스틱, 아이라이너. 그리고 유효기간이 없다고는 하지만 시장에 갓 나온 고급 제품이 낫다고도 적습니다.


(143-144)

남자든 여자든 날씬한 몸매가 중요하다고 하는군요. 하기야 어떤 옷이든 소화할 수 있는 몸매가 되려면... 하하하하하;ㅂ; 하지만 여자에게 '1년 내내 흰 옷을 입으라. 흰 옷을 입은 여자는 천사 같다'고 하는 것은 좀. 자기 취향을 이런 곳에 은근 슬쩍 반영하고 있으니 이 책을 100% 신뢰하지는 맙시다.


(159)

장기 기증에 대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잊기 전에 올해 안에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을 할 것. 보고서야 생각났습니다.


(167)

TV를 보는 대신 매일 20분씩 책을 읽으라. (중략) 독서는 능동적인 반면 TV는 수동적이다.

TV뿐만 아니라 제게는 연극, 공연, 뮤지컬과 같은 것도 얼추 해당됩니다.......; 그러니까 시각적인 것보다는 텍스트를 더 좋아하지요. 만화는 뭐냐 물으신다면. 하.하.하.


(180)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부터 3개월 간의 목표는 무엇인가? 내년까지의 목표는 무엇인가? 5개년 계획이 잡혀 있는가?

목표는 다 있지만 매번 새로 판 짜는 것을 잊습니다. 해야죠.


(200)

차에 필요한 것: 여분의 타이어와 타이어 교체용 공구, 유리 세척제와 종이타월, 등록증, 보험증서, 정비교본. 자동차를 거실로 여기고 돌보라. 규칙적으로 정비하고 운전하기에 최적의 상태인지 확인하라.

생각 못했던 부분입니다. 종종 동료들의 차를 얻어타는데 그 때마다 관리 안된 차와 관리 잘 된 차는 극명하게 갈리더군요. 근데 성별차는 없을 듯. 개인차라고 봅니다. 그도 그런게 아버지 차는 .. (하략)



(201)

재정.

재정의 모든 측면은 효율적이어야 한다.

지출 한도를 알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소비하지 마라. 분수에 맞게 살고 신용카드를 너무 많이 긁지 마라.

다른 것보다 맨 아랫줄이 눈에 들어옵니다. 분수에 맞게 살라.. 훗. 이게 쉽지 않다는 건...ㅠ_ㅠ

재정의 효율성 측면은 엑셀파일로 관리하고 있으니 그럭저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돈으로 돈을 버는 것 같은 투자 문제는 쥐약입니다. 저는 원금 손실을 질색하는 타입이라 매번 쌓아놓기만 하거든요. 굴리는 것도 일입니다.



(240)

잠을 잘 자라. 매트리스는 질 좋은 것으로 구입하라, 시트는 면이나 리넨이 이상적이다.

매트리스는 없으니 패스. 대신 요는 좋은 것으로 .. ... 이건 나중에. 이사간 다음에 생각하렵니다. 시트는 확실히 면이 좋아요. 바득바득 빨아서 햇볕에 바싹 말리면 좋은 냄새가!



그 외에 책 맨 뒤에, 주기적으로 점검해야할 것을 연, 월, 주, 일 단위로 적어 놓았습니다. 한 번쯤 가볍게 읽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좋겠네요. 연말에, 연초 계획 세우기 전 한 번 읽어보세요.:)


카림 라시드. 『나를 디자인하라』, 이종인, 미메시스, 2015, 12800원.


개정판이 올해 나왔는데 도서관에 안 그래도 책이 두 권 있더군요. 한 권은 판형이 큰데다가 도판 중심이라 ... ... 고이 내려놓았습니다. 그게 신판이라면 음... 읽기 어렵겠네요.'ㅂ'; 전 글이 많은 쪽이 좋습니다.


0. 코난을 보러 가던 날. 시작하기 10분 전이었는데 사람이 한 명도 없더군요. 하지만 시작했을 때쯤에는 거의 모든 좌석이 차 있었습니다. 메가박스에서 자막판을 봤는데 자막 번역은 그럭저럭.. 다만 언제나 그렇듯 호칭문제가 걸리더군요.-ㅂ-

1. 끄응. 늦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 상당히 괴롭습니다. 게다가 저녁 때는 늦게 자다보니 피로가 누적되나 봐요.

2. 그 때문에 지금 며칠째 감기기운이...;

3. 그 때문에 지금 몸살기운도....;

4. 오늘은 저녁 운동도 건너뛰었습니다. 흑, 얼마만에 건너뛴거냐.;ㅂ;

5. 아마 8월 중순 이후는 또 잠수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돈과 시간과 체력이 부족합니다. 하하하하하.

6. 진짜 배째고 G4를 들어가면..ㄱ- 그거 비용이 장난 아니거든요. 지금 그 중간과저응로 G3.5를 할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근데 그 코스도 여섯 자리 수의 금액이 날아갑니다. 그러고 보니 6년전부터인가 고민하고 있던 소목과정. 이것도 여섯 자리 수죠. 하하하하하하.

7. 호기심이 많고 욕심이 많은 것은 좋지만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진 말아야할텐데요. 근데 그게 참 어렵단 말입니다....
프로젝트 G3 클리어.

클리어이긴 하나 스킵딘의 영역을 거친 부분이 있으므로 완벽한 클리어라고 보기는 어려움. 일단 이번 G3 클리어의 의미는 다음 단계인 G4(혹은 G5가 될 수도 있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임. 그러므로 클리어 자체에만 의미를 두고 있고 내용에는 두지 않고 있음.
G1 때와 마찬가지로 희귀한(-_-) 경험을 했다는데 만족. 아니, 어차피 G1이나 G3나 마찬가지로 다들 클리어하겠지만 조금 독특한 부분이 있었으므로 그에 대해서는 약간의 자긍심을 가져도 될듯.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자만하지는 말 것.

비용도 상당히 들었던데다, 이후 집에서의 압박이 상당히 심할 것으로 사료되는바 G4(프로젝트 다음단계 예정)의 진행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음.-_-; 들볶이는 것이 문제인데...


여튼 무사히 프로젝트 완결되었습니다. 덕분에 타이틀 하나가 붙었군요. 


<SYSTEM> 키르난은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100% 이해할 수 있는 것은 S나 G정도..?)

제목보다는 사진이 중요한 글.
오늘 만렙 달성 기념으로 사다 먹은 케이크입니다. 보셔도 대강 짐작하시겠지만 밤크림 케이크지요.




하지만 겉보기는 아리따운 그대, 왜 먹는 내내 나는 다른 케이크와 바람을 피워야 했을까요. 머릿속을 떠도는 것은 이전에 만난 케이크들. 케이크의 대왕마마님이라든지 천사들이 사는 곳에서 만난 그분이라든지. 아마도 입에서 퍼석퍼석하게 느껴지는 밤 크림에, 속을 파고 들었을 때 만난 밤조각들. 이것은 흔히 밤식빵에서 만날 수 있는 밤조각의 조금 더 건조한 버전이기도 했지요. 거기에 한가운데는 붉은 색의 소스가 있습니다. 새콤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맛있긴 하지만 밤크림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한 소스. 색을 보아선 크랜베리 같지만 확신은 할 수 없군요.

가격은 비싸지만 차라리 멀더라도 P5에 가서 꿀 흰 산을 영접해야했는가 진지하게 고민해야했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아니, 뭐, 간다 해도 허니 몽블랑이 남아 있으리란 보장이 없지요.-ㅅ-;


글 쓰다보니 입맛은 날마다 괴이해져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까다로운 것은 둘째치고 아무 것에나 맛있다고 느끼지도 못하고 말이지요. 치즈케이크라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던 그 옛날 시절이 떠오릅니다.


그나저나 원래 케이크 전문점에서는 포장할 때 포크를 안 주던가요? P5에서도 포크는 안 주던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푸딩 숟가락은 주더란 말입니다. 스타벅스나 커피빈은 케이크 전문점이 아니라서 안주나. 파리바게트 같은 곳도 체인점이니 말입니다.
실은 저걸 사들고 먹으려 보니 포크가 없어서 푸드 코트에 들어가야 했더란 뒷 이야기가 있었던 겁니다. 맛없는 음식을 먹고 나서 저걸 먹었더니 그 기회비용이 생각나서 더 열받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니, 뭐, 그렇다 해도 저 케이크 집에는 더는 안 갈 것 같습니다.



제목이 깜냥인 이유는 이 뒤에 덧붙일 이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렙을 찍었으니 슬슬 다음 레벨업도 준비를 해야하잖아요. 이모저모 생각을 하는데 문득, 결승점에 도착도 하지 않았는데 도착하고 나면 뭘 할까 고민하는 것 같다고요. 사실 지금은 하프마라톤을 달리는 중이고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돌고 고지가 보이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마라톤은 마지막 5km가 가장 어렵지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이 5km에 마라톤 완주 여부가 달려 있는 겁니다. 한데 지금의 저는 다음에 제가 풀 코스 마라톤-42.195km를 뛸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고 있으니까요. 그것도 하프 마라톤 완주 직후에 달리겠다고 망상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사실 지금의 제가 풀코스 마라톤을 뛰기에는 금전적으로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제 체력이 버텨줄지 걱정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깜냥입니다. 제가 풀코스 마라톤을 뛸 수 있을지, 그런 깜냥이 되는지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자기를 잘 파악하라고. 지금의 네 나이라면 충분히 자기가 할 수 있을지 아닐지, 능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게 어렵습니다. 제 욕심과 욕망이 뒤 섞여 있으니 어느 것이 제 실력이고 어느 것이 제 욕심인지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저는 자기 과대평가와 과소평가가 공존하고 있으니까요. 보통은 둘 중 하나만 오지 않나 싶은데, 기분이 안 좋을 때면 과소평가가 지나치고, 기분이 좋을 때면 과대평가 시작됩니다. 그러니 제 수준을 스스로 파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지금은 하프 마라톤 완주가 목표이긴 하나, 지금 준비는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저 헐떡댈 뿐, 반환점과 km 고지를 넘어섰다고 좋아할뿐이니까요. C'est la vie. 하지만 Carpe diem이라 적기엔 저는 걱정이 너무 많지 않던가요.-ㅂ-



천천히 천천히.
일단은 하프 마라톤 완주부터 합시다. 그게 끝나야 풀코스를 하든 말든 결정할 수 있죠.



와타나베 준이치, <둔감력>, 형설라이프, 2007
고진우, <나는 아이디어 물건에 탐닉한다>, 갤리온, 2007

둔감력. 원서 제목을 그대로 갖다 썼지만 노리고 제목을 지었다면 "둔감의 힘" 같은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합니다. 둔감력이나 고독력같은 제목은 굉장히 어색해서 말이죠. 하지만 모 베스트셀러의 이미지가 강하니 저런 제목이 거부감이 들 수도 있고, 아류작으로 폄하될 수도 있으니 문제입니다.

둔감력은 가볍게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이름이 귀에 익다 싶었더니 원래 소설가이고 이 책은 본업에서 살짝 벗어나 쓴 책인가봅니다. 뭐, 소설가라고 이런 책 쓰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보통의 수필보다는 자기 계발서에 가까운 느낌이라 외도의 이미지가 강한겁니다. 하지만 출생년도를 보고 있자면 쓰셔도 됩니다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것이 33년 생이십니다. 훗훗. 그쯤되면 후학들을 위해 이런 책 한 권 정도는 내셔도....;

내용은 간단합니다.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보다는 어느 정도 둔감한 사람이 성공할 수 있고 건강할 수 있다고요. 읽으면서, 2주 전에 터진 사건도 제가 둔감했다면-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더라면-이렇게 커지지 않았을텐데라는 약간의 후회가 들었습니다. 오늘 행사 하나 치뤄내면서 역시 잘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하하.
상사에게 잔소리를 듣거나 가벼운 꾸지람을 들어도 흘려보낼 수 있는 둔감함이 필요하고, 이런 둔감함은 자신을 튼튼하게 키워줄 수 있다고 말하는 거죠. 거기에 면역체계란 것도 둔감한 사람이 병치레 덜하고, 예민하고 민감한 사람이 병이 잦다지 않습니까. 이런 이야기들을 예를 들어가며 차근차근 써나가고 있습니다. 자기 계발, 반성쪽의 책이지만 가볍게 읽어도 좋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생활습관을 고쳐볼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디어 물건에 탐닉한다는 갤리온에서 나온 작은 탐닉 시리즈의 두 번째 책입니다. 지난번에 책은 예쁜데라며 살짝 올린 적이 있지요.
보고 나서 알았는데 이글루스에서 몇 번 포스팅을 보았던 분입니다. 뽐뿌인사이드라고, 직업적 얼리어답터라고 본인을 소개하시는군요. 예. 직업 맞으십니다. 읽는 내내 펌프질을 당해 카드를 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탐나는 물건이 한 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그나마 다행인건 어제 펀샵 들어갔다가 지르기 직전 통장 잔고 확인하고는 긴급 통장동결을 시켰다는 것입니다. 통장 잔고가 굉장히 부족해서 다음 월급날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들더군요. 외출도 자제, 지름도 자제모드입니다. 그래서 버텼지 약간 스트레스를 받아서 지름신이 떠밀고 계셨다면 아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물건들을 찾고 있었을 겁니다.
얼리어답터의 기질이 있다면 가능하면 보시지 않는게 좋습니다. 잘못하면 다음달 카드 명세서가 무시무시해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난 그런 기질이 없다고 안심하지는 마세요. 보시는 동안 본인도 몰랐던 얼리어답터의 기질이 깨어날 수 있습니다. 훗훗훗훗훗.............
이모저모 집안 사정으로 인해 제 재정 상황은 계산하기 난감합니다. 아마도, 2009년 말까지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이니 그 때까지는 머리를 비우고 있어야 하고요. 그래도 지금까지 모은 돈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한 지라, 엊그제 어머니와 함께 운동하는 도중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처음에는 왜 계산이 안되나 하시던 어머니도 상황을 들으시고는 난감해 하시는군요.
그래도 여차저차해서 대략적인 계산은 나왔습니다. 적은 편은 아니지만 많은 편도 아니지요. 당연히 이야기도 그쪽으로 흘러갑니다. 그러다가..

어머니: G는 옷 사들이지만 넌 살림이 늘잖아.
K: 엥?
어머니: 너 베란다 봐라. 거기 차 살림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
K: (삐질삐질삐질)

알고 계셨습니까. 모르시면 그게 더 이상하긴 하지만 알고 계신다는 걸 직접 들으니 더 무섭습니다.T-T
취미 생활 때문에 증식하고 있는 베란다 살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도 무섭거든요. 언젠가 한 번 올린 적이 있지만 밖에 나와 있는 커피 용구도 상당하거니와, 안에 들어가 있는 차 용구는 어머니도 잘 모르실겁니다. 아신다면 그도 문제지만..; 하여간 원래 사촌동생 기저귀 박스였던 플라스틱 서랍장 네 개 중 세 개가 제 그런 취미생활 용구로 가득차 있습니다. 맨 윗단은 퀼트 천이 차지하고 있고요.ㄱ-

이쯤 머리가 굴러가니, 일단 취미생활에 대한 어머니의 불만은 제 한 달 용돈이 얼마인지로 무마시키고 속으로 다시 계산에 들어갑니다. 흑흑, 어머니 죄송합니다. 공방 다니면서 들어가는 돈 삐~원,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블로그에서도 밝히지 않는 모 취미에 들어간 돈 삐~원. 홍차와 커피 용구 사는데 들어간 돈 삐~원. 특히 쯔바벨 무스터 티 세트는 삐~원이었습니다.
도합하니 상상초월.ㄱ- 직장생활 6년차에 취미생활에 들어간 돈이 이리도 클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절반 이상이 공방 수업료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숫자가 나올줄 몰랐습니다. 허허. 게다가 취미 때문에(...) 나갔던 여행 비용은 제외하고 나온 금액입니다. 줄일 ... 수는 없으니 일단 어떻게 할지 고민을 좀 해야겠습니다.
작은 유리 온실이 있습니다. 온실 안에 있는 수 많은 화분 중에 어떤 화분이 하나 있습니다. 온실에 들어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여러 사건 사고를 거쳐서 그래도 조금 큰 화분에 옮겨진 풀이 그 화분에 자라고 있습니다. 아직 키도 크지 않고 몸집도 크지 않아서 더 큰 화분으로 옮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손이 많이 가지 않는 풀이라 온실을 돌보는 사람들도 그리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그리 크지도 않으니 화분을 크게 할 생각도 없어보이고요.
하지만 주변에 있는 몇몇 다른 화분들은 이 화분을 꽤 재미있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크지 않지만, 햇빛을 보고 광합성을 열심히 해서 인지 뿌리는 깊게 뻗어 있거든요. 화분 안에서의 일이라 아주 가까운 화분들이 아니면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풀 본인은 이 것이 깊은 뿌리인지, 잔뿌리인건지, 생육에 도움이 되는 건지 전혀 모릅니다. 하지만 일단은 뿌리를 깊게 뻗고 봅니다.
화분에 심겨진지 몇 년이 지난 지금, 풀은 온실 바닥을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온실 바닥, 땅에 심겨진다면 좀더 뿌리를 뻗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뿌리가 화분 벽에 부딪혀 제대로 자라는 것 같지도 않고, 어차피 화분 안에서라면 성장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보아둔 땅이 있어 거기를 넘겨다 보지만 그 땅에 심겨지길 원한다 해서 그렇게 되리란 보장도 없고, 그 땅에서 뿌리를 제대로 내릴 수 있을 것이란 보장도 없습니다. 그저 도전하면 가능성은 있지만이라는 상황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고통을 감수해야합니다. 접붙이기도 해야하고 새로 자라난 가지들을 깨끗하게 다듬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땅에서 받아줄지의 여부도 고민해야하겠지요.
풀은 생각합니다. 화분 안에서, 뿌리가 제대로 뻗지 못해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안정을 추구할 것인지, 똑같은 유리 온실 안이라지만 어떤 환경인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는 저 바닥으로 내려갈 것인지.



인생이란 그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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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남자 만나는 것이 스크래치 복권을 긁는 것과도 닮아 있지 않나 합니다. 복권을 받아 들더라도 긁을 때까지는 당첨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꽝이라고 해도 이것을 교환해서 다른 용도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리고 끝까지 긁어 내기가 쉽지 않으니 반쯤 긁은 상태에서 가질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하는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그렇다 해도 가능하면 스크래치 복권을 가지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어머니는 손에 쥐어주고 어떤 것이 좋은지 골라봐라고 말하고 싶으신 것 같지만 말입니다. 아직 저는 긁을 생각도, 가질 생각도 없는 걸요.
어제 긁은 복권을 두고 어머니는 당첨은 아닌 것 같다 하시지만 이걸 가질래라고 묻는 전화가 걸려올까 저는 무섭습니다. 지금 위 상태가 안 좋은 것도 복권을 받게 되기 전부터의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얼결에 받겠다고 했지만 언제 주겠다는 이야기가 없어 추석 전까지는 끝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지난 주말에도 상당한 위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긁는 작업도 쉽지 않고 긁고 나서의 결과도 판단해야하고. 어머니는 제가 작년에 안 받겠다고 한 복권을 떠올리시는 모양인데, 안 받은 복권에 대해 떠올리는 것은 이미 늦은 거죠.


복권한테 연락올까 무섭습니다.-_-; 지금 상황으로 봐선 연락 올 것 같은데에에...

제목 그대로, 배우면 남는다. 그러나 통장잔고는 준다라는 명제를 온몸으로 체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사고친 것이 있어서 여유자금이 거의 없는 상황에 다니고 싶었던 어느 강좌가 이달이 마지막이라며 개설되어 올라왔습니다.OTL
원래 8월 말에 날짜만 맞았다면 에스프레소 쪽으로 강의를 들으려 했지만 강의가 마감되어 못했고, 올해부터 들으려면 모종의 강의도 미리 시간 확인을 하지 않아서 못들었습니다. 이걸 올해 들었어야 내년이 편한데 실수했다고 계속 후회중입니다. 후회해야 이미 소용 없고 내년에 얼마나 일을 벌일지를 두고 봐야할텐데요.

내년에 벌일 일들이 지금 산적해 있는데, 그래서 자금은 더더욱 부족한데 이번 강의를 듣고 싶다는 생각은 간절합니다. 저녁형 인간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으니 다니는 것도 힘들고, 위가 안 좋아져서 저녁 7시(혹은 6시-_-) 이후로 무언가를 먹으면 몸에서 안 받는 상황이라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습니다. 흑흑흑;


무엇보다 지금 두려운 건 통장잔고보다 어머니의 말씀(취미생활에 너무 돈 쓰지 말라는 훈계)이지만..
오늘 내일 중으로 고민하고 잘 결정해야겠습니다.
하여간 이번에 이 강좌 등록하면 10월도 무리없이 잠수할 수 있을겁니다.(응?)

사진은 꽤 찍었고, 그러다 보니 이쪽 포스팅에만 치중해서 잡담 포스팅은 거의 안 올렸군요. 아마 앞으로는 계속 잡담글이 난무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는 분은 아시는 이벤트가 엊그제 발생했으니까요. 이제 겨울까지 좋은 시절은 안녕입니다. 중간에 있을 몇몇 이벤트들이 조금 시름을 달래주는군요.


1. 사고 칠 건들이 많아서 지갑과 통장이 굉장히 빈약합니다. 9월 월급날까지는 거의 그런 상태가 될 듯하군요. 그러니 앞으로는 주말에도 움직일 일이 없을 겁니다. 도서 구입도 한 동안은 자제합니다. G를 통해 구입하는 것은 꾸준히 하겠지만 그것 외에 제가 구입하는 것은 거의 없을 겁니다. 왕녀 그린다가 9월에 나온다면, 월말 쯤에 구입하겠지요. 다음 월급날까지 달랑 8만원으로 살아야 하는 급박한 현실이 닥쳐 왔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PS2, RAM, 전자사전의 구입은 9월 추석 직후로 잡고 있습니다. 국전에서 한 번에 쇼핑을 해야지요.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다는게 조금 걸리긴 하지만 이쪽이 용산보다 분위기가 낫다고 하니.

2. 전자사전 구입을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카시오의 EX-WORD로 결정은 했는데 H3000H3100, H4000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3100과 4000이 신형입니다. 3000이랑 비교했을 때, 3100과 4000은 여행언어 사전 7종이 더 들어가 있습니다. 가격도 그만큼 더 비싸고요. 카시오 쇼핑몰에서 3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다나와 쪽에서 검색하면 가격차이는 좀더 벌어집니다. 3000은 216000원까지 가능하고, 3100이나 4000은 298000원. 신형이라 가격이 내려가질 않네요.
3100에는 4000에는 없는 퍼즐 기능이 하나 더 들어가 있습니다. 출시순서가 3000 → 4000 → 3100이 아닌가 싶군요. 가격은 3100과 4000이 동일합니다. 어디로 갈지 확정은 못지었지만 사전 기능부는 거의 차이가 없으니 여행언어사전이 있는 것을 넣을지 말지가 최고 고민사항이 되는 겁니다. 하하; 그 때문에 30만원 가까이 주고 살 것인가 말 것인가 말이죠.

3. 자기계발서는 대체적으로 두 종류로 나뉩니다. 지금의 나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발전을 꾀하자라는 것과 지금의 자신에 만족하고 느긋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즐기자는 것. 어느 쪽 장단에 맞춰줘야 할지 모르겠군요. 그러고 보니 엊그제 본 <시크릿>도 대단했습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딱 일곱 글자면 끝납니다. 아브라카다브라. 내가 말한 대로 될지어다. .... 해리 포터가 생각납니다.(먼산)


4. 이만 <마술사가 너무 많다> 보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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