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말했듯, 덤이 붙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세 번째 이야기로 마무리할 겁니다. 지름 사진 포함해서 여기로 대강 끝나겠네요. 어디까지나 대강. 오늘 쓰고 나서도 쓰다보면 분명 이야기는 더 남아 있을 겁니다.

 

이번 여행 사진이 적은 것은 사진의 절대적인 수 때문이기도 합니다. 도합 57장. 사진기를 꺼내 찍을 시간이 별로 없었네요. 아이폰은 여행 내내 켜두지 않았던 터라 사진이 없습니다. 쓰다보니 아이폰은 업무용, 아이패드는 놀이용으로 쓰고 있군요. 물론 메인은 아이패드입니다.

하여간 이번 여행을 위해 미리 여행 수첩을 준비했습니다, 만. 역시. 활동 내용이 많지 않으니 여행 수첩에 적을 것도 많지 않았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에는 뽀로로와 라전무가 한 곳에서 근무합니다. 물론 라전무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있습니다.

 

 

 

무지와 콘. 무지, 콘, 라이언, 어피치는 넨도롱으로 나와도 재미있겠다는 망상을 잠시 해봅니다. 저거 미니 피규어로 나오면 행복할 거예요. 지금도 나와 있지만 저 모습들은 없지 않나요. 저 어피치는 예전의 능글맞은 어피치의 모습 그대로라 더 좋았습니다.

아차. 잊지말고 다음 여행 때는 목베개 꼭 챙길겁니다. 예전에 하나 있던 목베개가 창고방 어딘가에 있는 걸 보았는데, 버렸는지 아닌지 알 수 없습니다. 못찾으면 카카오프렌즈 하나 살 핑계가 생기는 셈이고요. 다만. 여행 가기 전 뭐 하나 사고 싶은 마음에 기웃거렸다가 G에게 여기서 사지 말라고 한 소리 들었습니다. 하기야 직원 할인이 훨씬 더 싸죠.

 

 

 

이번 여행의 최대 전리품은 이것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여행 간 것이나 다름 없군요. 제 자체 여행 선물은 아마존 배송 상품이었습니다. 큰 캐리어를 못 들고 갔던 터라 상자에 테이프로 손잡이를 따로 달아서 들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내용물.

한국에서는 둘 다 절판 상태라 아마존 재팬에서 덥석 구했습니다. 다음 여행 때 사올까도 고민했으나, 예전에 모 넨도로이드 구할 때도 그랬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가격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뭐든 일단 사놓고 봐야합니다. 그러고 보니 ㅇ테나 블루레이 박스는 가격이 거의 그대로더군요. 다음 여행 때까지 허리띠 졸라매서 구해볼까 합니다. LD 플레이어는 없지만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있습니다. PS4라고 말이죠.

 

 

 

 

한큐 몇 층이었더라. 이전에는 해리포터 상품이 있었던 그 자리였던가요. 이번에는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편입니다. 상품 살만한 것이 없어서 고이 물러났습니다. 클램프에 대한 애정도 이제는 식었나 싶은 수준이군요. 사랑은 항상 움직이는 겁니다. 제게 가장 최고의 시즌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으니까요.

 

 

스타벅스도 신작 오리가미나 비아는 안 보이길래 그냥 나가려 했더니 이런 거대한 상자가 보어더랍니다. 4개입이라는 말에 홀려서 집어 듭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는데.

 

 

 

콜드브루를 위한 이 커피팩은 두 개씩 들어 있습니다. 생협 여행 선물로 들고 왔는데, 작은 지퍼백을 함께 들고 가서 밀봉해야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커피 향이 다 날아가겠어요.

봉투 앞면의 설명에도 있지만 700미리인가, 그 정도의 물에 한 팩을 넣고 2~3일 우리면 된답니다. 서울우유 플라스틱 우유통이 문득 생각나더군요.

 

 

 

시간만 넉넉했더라면 한 번 들렀을지 모르나, 길 건너편에 있고 한창 호빵맨뮤지엄을 향해 걷던 중이라 사진만 찍고 말았습니다. 돌아올 때도 같은 길을 걷긴 했지만 그 때는 소나기가 올 듯한 날씨라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내장을 독특하게 꾸민 스타벅스였지만 조금 아쉽군요. 다음에는 한 번 도전해봐야지요.

 

 

 

출발할 때 매우 흔들렸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날 돌풍 예보가 있긴 했습니다. 후쿠오카도 둘째날 새벽에는 비바람이 마구 몰아치더니 날이 선선하더군요. 안 더워서 다행이었습니다. 돌아다니며 비를 맞은 것도 첫날 저녁뿐입니다. G는 그 핑계를 대고 튼튼한 우산 둘을 새로 구입했습니다. 하하하하.

 

 

 

 

하카다역에서 캐널시티 옆을 지나가는 상점가는 호빵맨 뮤지엄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인지 바닥의 포석에는 군데군데 호빵맨 캐릭터가 있습니다. 제가 알아보는 건 호빵맨과 세균맨뿐입니다. 나머지는 이름도 모릅니다. 호빵맨이 앙팡만이라는 건 알았지만 세균맨이 바이킹만이라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먼산)

 

 

 

이번 시즌의 메인은 호빵맨이 아니라 세균맨입니다. 앞서도 올렸지만 머그를 함께 주는 한정 아이스크림 세트도 세균맨입니다. 박물관은 5층이고 직통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아이 방문객이 많아 그런지 엘리베이터도 상당히 많더랍니다. 방문하기 꽤 좋습니다. 하카다역에서도 중간의 도로 공사구간 포함해도 걷기 나쁘지 않고요.

종종 여행가면서 느끼지만 한국도 그럭저럭 다닐만 하지만 일본도 유모차 끌고 다닐만 합니다.

 

 

 

 

 

비가 매우 많이 왔다는 건 강물 색을 봐도 짐작이 갑니다. 이날도 날이 흐렸다 갰다를 반복했고요. 그래도 비 덕에 덥지 않아 다행입니다. 6월 초면 원래 더울 시기 맞습니다. 언젠가 6월 초에 도쿄 갔다가...(하략)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캐널시티는 재방문 의사가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하카다역에서 웬만한 쇼핑은 끝낼 수 있는데다 캐널시티는 거리가 멀기도 하고, 이 날의 경험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모차 끌고 다니기에는 정말로 최악이더군요.

캐널시티 끝쪽에 지하로 내려가는 경사로가 있지만 위험해서인지 막아뒀더군요. 그래서 매장이 있는 지하1층부터 3층까지 모두 다 엘리베이터로 이동합니다. 문제는 그 엘리베이터의 위치인데, 중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끝, 극장편에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서비스 센터는 중심부에 있습니다. 무인양품 갔다가 세금을 돌려 받으려 하니 1층의 카운터를 찾아가랍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 타고 무인양품 갔다가, 다시 엘리베이터 타고 1층 중앙부에 있는 면세카운터에 갔다가, 세금 일부를 돌려받고 다시 엘리베이터 있는 곳까지 걸어가서 지하1층으로 가야했습니다. 아니, 캐널시티 들어가는 관문부터가 그 중앙통로랍니다. 극장편은 경사로도 없는 계단이라, 중앙 입구로 들어가서 가장 끝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무인양품 갔다가, 다시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 1층 면세 카운터 갔다가, 다시 끝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에 내려가서 점심과 커피를 한 자리에서 해결하고.....

에스컬레이터는 많으니 괜찮지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는 매우 번거롭습니다. 그냥 하카다역이 훨씬 다니기 편합니다. 유모차나 휠체어와 함께 다닐 분들은 캐널시티 방문을 고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필수 코스 아니니까요.

 

 

편의점 방문은 두 번이었나요. 두 번 모두 요거트 구입을 위해 갔습니다. 요거트 참 맛있지요. 훗훗훗. 다니다가 간식 몇 종이 눈에 띄어서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이런 류의 간식 비용은 반반 부담하거나 그 때 그 때 내키는 대로 부담합니다. 금전부분에서 얽힐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는게 G와의 여행이 좋은 점입니다. 부담 없어요.'ㅂ' 적어도 금전적으로는. 짐꾼과 가이드와 통역과 베이비시터를 맡는 것은 힘들지만요.

 

 

 

미리 구입했다면 좋았을 것을! 아니면 챙겨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아니, 다음에도 미리 생각하고 저 스카치테이프 챙겨가겠습니다. 아마존 상자를 다시 포장하고 손잡이를 만들기 위해 도큐핸즈 5층에서 테이프와 멀티툴을 샀습니다. 커터칼을 살까 하다가 저런게 눈에 보이길래 덥석 구입했습니다. 300엔 전후였다고 기억합니다. 무인양품의 테이프는 사무용이라, 저런 대형 포장용으로는 안 맞습니다. 그래서 도큐핸즈 방문.

 

뒤로 보이는 것은 한큐 하카다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발견한 까눌레 봉투입니다. 사진은 따로 안 찍었습니다. 맛은 ... 그냥 아뻬에서 먹는 것이 훨씬 더 맛있습니다. 역시 아뻬에서 만든, 갓 구운 까눌레가 제일 좋습니다.

 

그 옆의 비닐봉지는 L이 먹을 수박입니다.'ㅠ'

 

 

 

 

자아. 드디어 마지막 사진입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선물 사진을 찍지요. 스타벅스 콜드브루 팩도 있지만, 그 뒤에 무인양품에서 사온 콜드브루팩도 보입니다. 일본은 콜드브루팩이 유행인가봅니다. 개인적으로는 핸드드립이 더 좋긴 합니다만. 커피냉침을 시도했다가 그 장단점을 확연히 알아버린 덕에 말입니다. 하하. 왼쪽에 보이는 『古民家의 조사와 再築』은 아무런 생각없이 집어 들고 계산대에 갔다가, 3권 책 가격이 1만엔을 돌파해 기겁했더랍니다. Casa Brutus는 가격이 빤하고, 늑대와 개는 3천엔을 조금 넘는 걸로 기억하는데! 라고 하며 영수증을 확인하니 8600엔의 저 책이 원흉이었습니다.

뭐, 어차피 아버지 드릴 책이었고, 아버지 안 보시면 제가 보면 되니까요. 나름 재미있는 책일 겁니다?(...)

 

 

레고 같은 큰 물건이 있다보니 짐 정리가 쉽지 않아 물건은 거의 사지 않았습니다. 괜찮습니다.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 가 아니라 다음 여행이 있으니, 그 때를 노립니다. 이번에 욕심부리지 않아도 다음이 있으니까요. 품절되거나 가격 오를 물건만 챙기면 됩니다.

후쿠오카 여행기는 상중하로 나누면 충분할 겁니다. 여행 사진 자체가 적은데다 기록할 내용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행의 자잘한 팁들을 모으면 외전편이 하나 나올까요. 숙소 이야기와 음식 이야기를 빼고 나머지를 마지막 편에 넣고 그 뒤에 또 남은 이야기를 외전에 모으면 끝. 이번 여행은 참 짧습니다. 허허허허허.

 

하기야 길게 쓸 내용도 없지요.

 

 

이번 여행의 첫 음식은 마티나 라운지의 음식들이었습니다. 이전에 들렀을 때는 아침 이른 시각이라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오후 비행기를 잡았던 터라 점심 즈음에 들어갔더니 사람이 바글바글하더군요. 줄 지어서 입장하고, 내부에도 자리 잡기가 매우 힘들 정도였습니다.

마티나 라운지의 재미있는 점은 한 켠에 아이용 놀이터가 있다는 겁니다. 작은 미끄럼틀과, 그 주변을 둘러싼 선반과 쿠션 정도지만 그정도만 해도 아이들의 시선 끌기가 좋더군요. 다행히 그쪽 자리를 잡은 터라 L은 그 안에서 놀도록 두고 저랑 G는 주시하면서 식사했습니다. 아기 보호자가 1인일 때는 매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런 때입니다. 둘이면 번갈아가며 자리를 비울 수 있지만 아닐 때는 껌딱지처럼 붙어 다녀야 하니까요. 만약 놀이터에 정신 팔린 아이가 밥 안 먹겠다고, 그 근처에서 안 나가겠다고 울기라도 한다면....... 아니, 실제로도 그런 애들이 몇 있었습니다. 나가야 할 시간인데 안나가겠다고 떼를 써서 보호자가 잽싸게 들쳐 업고 나간 경우를 보았지요.

 

맛은 무난합니다. 그러나 예상했던대로 매우 간이 셉니다. 게맛살 샐러드도 그렇고 파스타도 그렇고, 갈비 등등도 간간합니다. 짜지 않은 것은 케이크나 과일 종류? 커피도 별로지만 안 마시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끼니 '때우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후쿠오카 항공쪽 기내식은 샌드위치 아니면 삼각김밥입니다. 아무래도 비행시간이 짧으니 그 이상의 음식이 나오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출발하던 날은 기류가 매우 불안정했습니다. 폭풍우가 몰아칠 거란 예보가 있더니만 출발하기 전부터 비가 오더군요. 그리고는 비행하는 내내 흔들렸습니다. 막판에는 심지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그 때문에 승무원들이 매우 고생했습니다. 흔들리지 않아야 바로 기내식을 내고 회수하고, 그 다음에 면세품 판매를 시작할 건데 시간이 부족하더군요.

 

 

돌아올 때는 치킨난반 주먹밥. 이것도 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국김과 일본김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더군요.'ㅠ' 같이 있던 감씨과자는 타니타식당 버전이라는군요. 아몬드도 같이 있으니 더 건강한 맛입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매우 즐겁게 먹었습니다.

 

 

혼자 있었다면 대강 끼니를 때웠을 것인데, 꼬마가 있으면 끼니도 매번 챙겨야지요. 그런 의미에서 하카다 역은 매우 좋습니다. 아기와 함께 들어가자 아기용 식기를 내옵니다.

 

 

 

츠즈리(TSUZURI) 카페라고, 아뮤....가 아니라 KITTE 5층인가에 있습니다. 도큐핸즈 갔다가 간 곳이라 기억했는데, 수첩 찾아보니 아니로군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자주 방문한 곳은 무지와 유니클로입니다. 아니, 방문 횟수만 따지면 하카다역이 제일 많지요. 숙소가 근처에 있다보니 거기를 자주 다녔습니다. 유니클로도 무지도 하카다역에 매장이 있습니다. 작년 방문 때는 무지 텐진점이 가장 크고 아기옷도 그 매장에만 있어서 일부러 텐진까지 갔는데, 이번에 가보니 하카다역 매장도 리뉴얼하면서 아기옷 등 찾고 있던 물품을 다 구할 수 있었습니다. 아, 그래도 캐널시티의 무지에서만 본 제품도 있군요. 책은 캐널시티에서만 봤습니다. 하카다역 점에는 없는 것 같군요.

 

주요 쇼핑 목적이 무지와 유니클로라, 둘은 방문하겠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중요도가 더 높았던 유니클로를 첫날 방문했습니다. 사진은 없습니다.OTL

유니클로는 하카다역 남쪽의 KITTE에 있습니다. 평일 저녁이라 상대적으로 사람이 덜하더라고요. 홀랑 올라가서 둘러보고는 저녁 문제를 논의합니다. 라운지에서 점심을 먹었고, 기내식도 먹어서 그다지 저녁은 생각이 없었지만, G나 L은 다르니까요. 그렇게 고른 곳이 저 카페입니다.

 

 

 

 

태공이 왜 L 옆에 있냐하면........ 사진을 찍겠다며 꺼내들었더니 '저 주세요!'라고 대뜸 외쳐서 그랬습니다. 다음 여행이 있다면, 그 때는 아예 L이 밖에서 들고 다닐 인형을 챙겨야겠습니다. 이번에는 G가 챙기는 걸 깜박했다더군요.

 

 

 

계절의 파르페를 시키려고 했더니 메론이랍니다. 그리하여 딸기로 선회. 그리고 감탄했습니다. 매우 맛있더군요. 겉의 젤라토는 라즈베리고, 거기에 딸기와 크림, 아래쪽에는 또 피스타치오 젤라토가 있습니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세트 메뉴로 하면 커피를 150엔에 마실 수 있다길래 덥석 시켰습니다. 그리고 L이 고른 초코 파나나 팬케이크도 함께 말입니다. 두툼하게 구워낸 팬케이크 위에 바닐라와 아이스크림을 얹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메뉴 선택을 잘못했다며 후회합니다. L이 sugarhigh로 매우 날뛰었거든요.....)

 

초코바나나팬케이크와 커피 세트, 딸기 피스타치오 파르페, 아이스라떼 도합하여 2370엔. 재방문 의사 있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파르페 시켜봐야죠. 라즈베리 젤라토가 감동적으로 맛있었거든요.

 

 

 

둘째 날은 조식 먹으러 가기 전에 스타벅스부터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름의 신작 음료 둘을 마셔보겠다고 전날부터 벼르고 있었으니까요. 첫날은 저녁까지 든든하게 먹고 오는 바람에 포기했고, 둘째날은 아침의 당분과 카페인 보급을 위해 오픈 시간인 7시 조금 넘어서 내려갔다 왔습니다.

 

 

푸딩아라모드와 에스프레소아포가토프라푸치노의 둘은 방향이 전혀 다릅니다. 푸딩 아라모드야 두말하면 무엇하나요. 젤라틴으로 굳힌 푸딩과 커스터드계통의 프라푸치노, 그리고 체리소스의 조합입니다. 달달달달달한 맛입니다. 달달한 맛을 넘어서는 단맛이고요.

에스프레소아포가토프라푸치노는 밀크셰이크에 에스프레소 투샷을 넣은 건가 싶은 그런 맛입니다. 어른의 맛이라던데 진짜로 그렇습니다. 홀딱 반해서 그 뒤에도 몇 번 기회가 될 때 도전했습니다. 쌉쌀하면서도 달달한 것이 매우 맛있습니다. 푸딩은 너무 달아서 L에게 안 줬고, 에스프레소~는 카페인 듬뿍에다 L이 좋아할만한 맛도 아니라 어른 둘이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아침을 먹으러 내려가니, 아기의자와 식판을 제공합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아기를 데려온 가족들도 여럿 있더라고요. 중국인과 한국인이 많습니다. 하기야 캐널시티랑 하카다역에서도, 여기가 한국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국인이 많습니다. 외려 중국어가 덜 들리더랍니다.

조식은 가짓수가 많지 않지만 괜찮습니다. 이날 먹은 조식보다는 여행 마지막 날 아침에 먹은 조식이 더 좋았고요.

 

 

 

 

 

여행 둘째날은 외식식단이군요. 왼쪽은 단백질 접시, 오른쪽은 튀김덮밥. 저 튀김덮밥은 직접 취향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사발에 밥을 담고 원하는 튀김을 골라 얹은 다음, 거기에 국물을 부으면 됩니다. 자작하게 국물이 있는 소보로도 있고, 아예 오야코동처럼 양파와 양배추를 함께 넣은 고기도 있어서 원하는 대로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다른 반찬이나 양식 메뉴보다 이 덮밥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국물도 간이 맞고 달달하여 좋고, 규슈의 쌀을 썼다는 밥도 매우 맛있습니다. 크흑.

 

 

 

 

이건 둘째날에 방문한 긴타코. 아니, 킨타코인가요. 하여간 캐널시티에 갔다가 G의 요청에 따라 점심 먹으러 들어간 곳입니다. 후쿠오카 첫번째 여행 때, 정말로 맛있게 먹었다던 타코야키라고요. 이 때는 L이 유모차에서 폭면하던 때라 저희 둘만 먹었습니다. 전형적인 단짠. 후쿠오카 음식의 맛은 단짠으로 기억될 겁니다.=ㅠ= 하지만 맛있습니다.

 

 

 

연이은 사진 셋. 맨 위는 G가 주문한 아이스카페라떼, 그 다음은 제가 주문한 히코보시, 맨 아래가 가라앉는 중인 수플레입니다. 20분 기다려야 한다는데 충분히 그 보람이 있었습니다. 모양도 멋지고 맛있었으니까요. 만들어서 갓 나온 수플레를 먹은 건 이번이 처음이고, 주문 전에도 망설였지만 먹고 나니 만족을 넘어서, 이래서 여행을 다니는 구나 싶더랍니다. 맛있는 커피와 맛있는 케이크를 먹기 위해 여행하는 건, 예전에도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덕분에 다음 여행을 위한 힘을 얻었습니다.

 

 

 

 

마지막날의 카페는 딘앤델루카. 망고푸딩은 인상적인 맛이었지만 다른 메뉴는 영 아니었습니다. 파운드케이크도 뉴잉글랜드크랜베리라더니 당근케이크와 미묘하게 닮은 맛입니다. 카페라떼는 맹했고 망고라씨는 허브가 들어간 요거트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맛이더랍니다. 무엇보다 내부인데 왜 일회용품을 쓰는 거냐고 갸웃거렸..... 한국에 너무 익숙해진 겁니다.

어제도 트위터에서 한국과 일본의 재활용품 수거 비교 기사가 올라왔지만, 일본에서 쇼핑하고 분리수거 해보면 압니다. 일본은 일회용품이 넘쳐납니다. 장바구니와 에코백을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일겁니다. 한국보다 훨씬 심하더라고요.

 

 

 

후쿠오카 국제선 게이트 앞에도 스타벅스가 생겼습니다, 만세! 스타벅스의 존재 의의는 딱 스타벅스 가격으로 스타벅스 만한 라떼를 마실 수 있다는 겁니다.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는 의미도 되지요. 공항 자체 매장의 커피는 스타벅스 평균에 못미치거든요. 차라리 도토루면 모를까.=ㅅ=

국제선에 매장 있다길래 빙글빙글 돌다가 혹시 출국장 밖에 있나 했더니 정말 그렇습니다. 그리하여 출국심사 마치고는 스타벅스에 다녀왔고요. 간식 중 또 궁금했던 커피젤리를 시도해봤습니다.

...

음. 이건 호기심으로 충분. 커피젤리에 초콜릿무스와 초콜릿시트이긴 한데 조금 많이 미묘합니다. 균형이 안 맞는 느낌? 그래도 호기심 해결은 했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아, 도쿄 블렌드도 여기서 유일하게 봤습니다. 그래봤자 스벅 원두는 잘 안사는데다 도쿄 블렌드는 중배전이더군요. 높은 확률로 제 입에 안 맞을 겁니다. 제 취향은 강렬한 토라자나 만델링. 그리하여 지름신을 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제 카드 결제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눈물)

 

 

 

 

이번 여행 동안의 기억은 오로지 L과 함께 있었다는 것뿐입니다. 진짜, 아기 혼자 데리고 여행 다니는 건 어려워요. 옆에 다른 한 사람이 있다면 보호자가 훨씬 여유롭게 다닐 수 있습니다. 작년의 여행 때도 그랬지만 보호자는 아기 전담, 동행자는 짐꾼과 가이드와 통역자와 임시 베이비시터를 맡습니다. 물론 보호자가 100% 아기만 전담하는 건 아닙니다. 손이 비면 언제든 같이 문제를 해결하니까 가능한 거죠. 저도 G도 둘 다 상대가 보호자고 동행자라 여행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어쨌건 먹는 이야기는 이만 줄이고, 30개월 아기를 데리고 다니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도 이어집니다.

호텔 이름이 조금 많이 깁니다. FORZA ホテルフォルツァ博多駅博多口. 그러니까 호텔 포르차 하카다에키하카다구치. 이름이 FORZA, 포르차고 하카다역의 하카다출구쪽에 있습니다. 하카다역 지하통로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지만, 역과 매우 가깝습니다. 같은 블럭에 세븐일레븐도 있고, 근처에 스타벅스도 있습니다. 후쿠오카에 여행 가보기 전부터 이름 많이 들었던 하카다 컴포트 호텔의 바로 뒤쪽입니다.

 

 

 

 

지도상으로 보이게은 호텔 아래쪽으로 가는 것이 가까워보이지만, 실제로는 하카다역에서 컴포트 호텔 입구의 스타벅스 방향으로 간다음, 스타벅스에서 세븐일레븐 방향으로 걸어가 블럭을 끼고 도는 쪽이 가깝더랍니다.

 

나중에 여행기에서 다룰지도 모르지만 캐널시티까지도 그럭저럭 걸어갈만 합니다. 물론 제 걸음이면 충분하고, 그럭저럭이 붙은 건 유모차와 4살 아기 동행인 경우에도 그렇다는 겁니다. 캐널시티 지나서 있는 호빵맨뮤지엄까지 걸어갔거든요. 접근하기 애매해서 걸어갔는데 갈만 하더랍니다. 단, 캐널시티 자체는 유모차를 끌고 이동하기에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지요.

 

 

 

위의 사진은 호텔 홈페이지의 사진입니다.(링크) 이번에 예약한 방은 일반 트윈이나 더블이 아니라 릴랙스트윈이었습니다. 아예 여기는 싱글룸이 없더라고요. 다 더블 이상입니다. 그 때문에 가족들이 꽤 많아 보이더군요. 1층의 식당은 조식을 내올 때 외에는 로비의 카페로 이용되던데 분위기는 매우 조용합니다. 무엇보다 큰 길가에 면한 것이 아니라 자동차 소리가 적게 납니다. 위치가 좋은 호텔들은 숙소 앞 큰 도로 때문에 꽤 시끄럽거든요. .. 아니, 제가 특별히 예민한 것은 아니고......;;

 

 

하여간 이 숙소로 결정한 건 릴랙스 트윈이 침대 둘을 바로 붙여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이에 아이를 재우면 떨어질 일이 없지요.

 

 

숙소를 열고 들어가자마자 생각한 건 넓다입니다. 일반적인 트윈룸보다 넓게 느껴지더군요. 무엇보다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데다, 현관에서 보이는 곳이 저 소파공간이기 때문일겁니다.

 

 

소파 앞에는 테이블이 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L은 그 위에 자동차를 올려 놓고 노는군요. 쿠션도 좋고 소파도 좋습니다. 소파 옆에는 냉장고와 식기가 들어 있는 가구가 있습니다. 식기라고 해봐야 머그 둘, 유리컵 둘, 그리고 음료 티백 몇 개입니다. 냉장고는 하이얼이고요.

 

 

 

그리고 책상은 아이패드 기본 탑재. 전자시계에는 USB 충전단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책상 오른편의 서랍에는 다양한 종류의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단자가 있군요. 제대로 써보지는 않았지만 아날로그 시계 모양의 저건 알렉사인듯 합니다. 아래 사용법이 있긴 했으나 얌전히 넘어갑니다. 혼자였다면 이것저것 시험했을지 모르지만 아기가 있을 때는 사치입니다.

 

 

 

중요한 건 화장실입니다. 입구 왼편에는 화장실이, 오른편에는 개방형 옷장이 있습니다. 캐리어도 옷장 아랫쪽에 두었지요. 화장실은 저렇게 세면공간과 샤워 공간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샤워실은 완전히 습식입니다. 건식과 습식을 같이 쓰는 다른 호텔 욕실/화장실과는 달리, 여기는 세면대 겸 파우더룸을 건식으로, 샤워시설과 욕조가 있는 공간은 완전한 습식으로 씁니다. 게다가 샤워설비도 매우 좋습니다. 천장의 샤워기를 보고는 정말로 감동했습니다. 샴푸, 컨디셔너, 샤워젤도 좋더라고요.

 

 

 

 

그 바로 옆의 슬라이딩 도어가 화장실입니다. 이쪽도 말하자면 건식입니다. 고오급 화장실처럼 비데와 물절약용 버튼이 따로 있고, 아예 손 씻는 작은 세면대도 있습니다.

 

 

 

다녀 본 곳 중에서 화장실과 욕실을 구분하는 호텔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가장 가깝게 간 것이 도쿄의 렘 히비야 정도네요. 거기는 대신 욕실이 없고, 샤워부스만 있습니다. 그리고 건식과 습식을 완전히 가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여기는 밀폐형 유리문으로 욕실과 파우더룸을 분리했습니다. 거기에 화장실도 따로 있으니 일행이 여럿일 때는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네요. 유니트형 욕실을 집어 넣는 일반 비즈니스 호텔과는 다릅니다. 진짜 감동의 눈물이 흐르더군요.

 

숙박 비용이 조금 높기는 하지만 트윈룸은 이용할만 합니다. 게다가 하카다역과도 매우 가까워서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이 이용하기 좋습니다. 아침 조식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써보지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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