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1백년 만에 사진을 올렸을리는 없지요. 이 블로그 자체가 아직 반백살도 안되었는 걸요. 물론 쿼터백살도 안되었고, 10년은 넘었습니다.

 

식물 사진을 잘 안 올리는 이유는 사진을 못찍기 때문입니다. 같은 아이폰임에도 예쁜 사진이 안나와요. 게다가 화분은 보통 창가에 두고 있으니 화분 사진 찍다보면 꼭 바깥 풍경 사진도 함께 찍힙니다. 이것저것 걸리는 것이 많아서 식물 사진은 안 찍은지 오래되었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찍었습니다. 경사-좋은 일이 있었거든요. 축하할 일 맞습니다.

 

커피나무 묘목을 들인게 언제적인지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사왔을 때 사진을 올...리지 않은 모양입니다. 검색해보니 2022년 지나서 구매한 듯합니다. 하나로마트에 갔다가 커피나무 묘목을 1만 5천원에 판매하는 걸 보고 조금 고민하다가 덥석 들고 왔거든요. 그리고 그 나무는 지금 잘 버티고 있습니다. 와. 신기해. 버티는게 신기해.-ㅁ- 2019년에 올린 커피묘목 네 그루는 모두 사망했고, 2019년인지 2020년인지 구매했던 유자에서 싹 트윈 묘목도, 현재 네 그루 남았습니다. 남아있는 것이 신기한 지경이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여간, 커피나무 묘목 자라는 걸 보고서, 예전에 모모스커피 온천장역 본점에서 보았던 커피나무가 왜 그렇게 생겼는지 깨달았습니다. 커피나무는 중심 줄기를 두고 곁가지를 내는 형태입니다. 일반적인 나무와는 자라는 모양새가 조금 다르더라고요. 그 때 보았던 커피나무도, 줄기가 굵지만 아래는 가지가 없고, 윗부분만 풍성풍성하게 가지와 잎사귀가 있어서 신기하다 여긴 참입니다. 남이 잘 키워준 나이 있는 묘목을 들이니, 죽을 걱정은 상대적으로 덜하고 키웁니다만, 하나씩 배워갑니다. 아래에 자랐던 가지들은 잎이 하나 둘 떨어지고 끝자락에 새순이 남을락 말락할 때쯤 가지치기할 겸 잘라줍니다. 그렇게 몇 개의 가지를 잘라다가 물꽃이를 했는데, 남은건 맨 처음에 가지치기했던 저거 하나였습니다.

 

처음에는 물에 그냥 꽂아뒀다가, 그 다음에는 다이소에서 적소토였나, 배경으로 보이는 붉은색 벽돌 재질의 동글동글한 돌구슬에 꽂아뒀습니다. 프로개님의 네이버카페-드루이드 카페에서 보니 물꽃이를 할 때는 저 돌에다가 꽂아두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고요.

가지 끝의 새순이 그럭저럭 버티고 있는 걸 보면 죽는 건 아닌데, 다른 물꽂이한 가지는 모두 다 사망하고 맨 처음 시도했던 저 가지만 살아 남았습니다. 가지는 비교적 짧게, 사선으로 잘라뒀고 맨 위에는 순이 있었고, 잎사귀는 두 장빼고 다 뜯고는 그 두 장도 절반은 잎을 잘랐습니다.

 

아마도 일년 정도 되었나봅니다. 엊그제 물을 전체적으로 한 번 갈아주고 난 뒤에 뭔가 시들시둘한 모양새더랍니다. 올 봄에 한 번 뽑아봤을 때는 여전히 뿌리 없는 가지 그대로의 상태라 기겁하고 도로 꽂았던 터라, 이 가지도 실패하고 사망의 길로 가는가하고 반쯤 포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순은 그대로, 남은 잎사귀가 떨어진 걸 보고는 폐기할 생각으로 쑥 뽑았습니다.

...

그리고 저 사진을 찍었지요. 아니, 그, 확인 안 한 사이에 뿌리가 나왔을 줄은 몰랐지 뭡니까. 하하하하하하. 하. 도로 꽂아둘까, 아니면 어쩔까 우왕좌왕하다가 뿌리가 났으니까 화분으로 옮겨야 한다고 판단하고는 심었습니다.

 

 

 

 

한창 옮겨심는 중의 사진입니다. 이 화분이 무사히 흙에 적응하고, 무사히 싹을 틔워낼 수 있을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잘 버텼으니, 아마도 괜찮지 않을까요오오오오. 일말의 기대를 남기고, 커피나무 가지 하나를 더 노려봅니다. 아니면, 이번에는 다른 곳에서 장미 가지를 한 번 훔쳐와볼까...-ㅁ- 장미 물꽂이는 꼭 해보고 싶었는데...!


코니의 근황이라고 썼지만 이것도 벌써 한참 전의 사진입니다. 지금은 훨씬 잎이 커졌지요. 아마 두 주 정도 전의 사진일겁니다.


코니라고 부르면 이게 뭔가 싶은 분이 있을텐데, Coffee를 CO + 2Fe로 치환하고 코니라고 애칭을 붙인겁니다. 2003년인가 2004년부터 키우기 시작한 커피나무입니다.
처음 한 두 해는 잘 크지도 못하고 하더니 올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고 있습니다. 뭐, 5월쯤인가에 갑자기 잎이 시들해서 놀랐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튼튼합니다. 게다가 제목에 적은 대로 새로 가지가 났습니다! >ㅁ<


사진 위쪽으로 보이는 것이 가지랍니다. 지금까지는 그냥 중심 줄기에서 잎을 피워냈는데 어느 날 보니 길게 가지를 뻗고 거기서 다시 잎을 내고 있었습니다. 한 십년 키우면 꽃 보려나 싶었는데 그보다는 빨리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내년에는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설레발치고 있습니다.


차나무는 동백과 함께 시들시들 병을 앓고 있습니다. 게다가 동백은, 너무 나무가 커져서 아버지가 싹둑 가지를 잘라버리는 바람에 올해는 꽃눈도 전혀 안나옵니다. 차나무는 꽃눈이 좀 있는데, 그래도 병에 걸려 있다보니 예전만큼 잘 피우지는 못하지요. 약을 치기는 싫고, 그대로 놔두자니 병은 안 낫고. 그래서 고민입니다.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요. 아버지의 마음에 달린 것이라...-ㅁ-; 차나무는 십 년이 아니라 몇 십년 키워야 차를 얻어 마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제 맛은 안나겠지요.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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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랫 사진에는 당연히 시간차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차는 단 하루. 하룻만에 코니는 껍질을 벗어 던졌습니다.
마스터님이 장난 삼아 붙인 별명인 코니. 태그를 보면 아시겠지만 커피싹입니다. 처리하지 않은 커피를 심어서 어렵게 틔워낸 싹입니다. 싹 틔우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코니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coffee라는 철자를 CO + 2Fe로 장난 남아 분해하면서 마스터님이 코(CO)니라고 부른데서 연유합니다. 후훗. 지금 잘 크고 있습니다. 조만간 분갈이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요. 내년 봄쯤에는 해야하지 않을까요. 이번 주말에 정신이 들면(..) 코니의 최근 모습도 찍어 올리겠습니다.
엊그제 또 잎 두 개가 올라왔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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