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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기업조선 #프리미엄 #Joara

밀리터리, 스팀펑크 등등 온갖 덕질에 미친 잡덕후가 환생했다.그런데 아버지가 세종대왕?덕질에 능한 군주와 덕질에 미친 아들,그리고 갈려 나가는 대신들과 수많은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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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만 놓고 보면 『근육조선』과 상당히 닮아 보입니다. 초반에 읽기 시작할 때도 그랬고요. 하지만 이 소설의 저자가 그려낸 조선은 다릅니다. 비슷한 시기지만 누가 어디에 촛점을 맞추냐에 따라 소설의 방향성도 매우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주지요.

 

 

『근육조선』은 진평대군에게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을 가진 사학도가 빙의하면서 시작합니다. 『블랙기업조선』은, 5급 공무원 시험에도 합격한 이력이 있지만, 관료조직이 체질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한 잡덕이 주인공입니다. 밀덕에 역덕이기도 하고, 직접 단금을 할 정도로 대장장이 일도 할줄 압니다. 화약제조는 밀리터리 오타쿠로서, 다양한 병기를 만들고 그에 맞는 화약을 직접 만들게 되다보니 자연히 익혔습니다. 염초전을 직접 만들 정도였지요.

그랬는데, 정신 차려보니 갓난아기가 되어 있습니다. 바둥거리면서 상황을 살폈더니, 큰아버지가 와서 아버지를 부릅니다. 충녕이라고요. 그 때 깨닫습니다. 아, 아버지가 세종대왕이구나.

 

따라서 책 표지의 중년은 세종대왕입니다. 아들이 하도 갈궈대어 풍채를 유지하지는 못하는, 그런 세종. 아들의 영향을 받아 온갖 덕후의 길을 걸어가면서 아들을 덩달아 갈굴 생각하는 그런 아버지입니다.

문종의 이름은 향입니다. 양녕과 충녕의 다툼은 짧게 등장하고 말고, 충녕이 즉위하면서는 바로 공부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30대 어른이 내내 갓난아기의 몸에 갇혀 있었으니, 그러고도 주변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니 몸이 근질근질하지요. 그리하여 도저히 못참고 네 살이라는 어린 연차에 출사표를 던집니다.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것이 아니라, 조선을 부국으로 만들기 위해 조선의 행정 관료들을 갈아 넣어 체질개선을 하고, 키워 나가겠다는 굳은 각오입니다.-_- 천자문은 둘째치고 이미 사서삼경을 꿰뚫은 뒤에, 조정의 온갖 일에 참견하면서 발을 들이밀고 의견을 냅니다. 그 의견이 매우 참신하여 .......... 세종도 같이 갈려 나갑니다.

대체적으로 원래의 역사를 따라가는 『근육조선』과는 달리, 여기서는 초반의 분위기가 아주 다릅니다. 역사소설로서 즐긴다면 『근육조선』이 맞지 않을까 생각하고, 『블랙기업조선』은 다 같이 갈려 나가는 조정의 신료들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런 기술 발달이 맞는지는 둘째치고 재미있으니까요, 일단.

 

전편 결제하고 달리는 중입니다. 지금은 내부 반란을 진압하고 다시 진열을 정비하는군요. 철덕의 꿈을 키우는 모 대군님은 과연 언제쯤 철마를 달리게 만들 것인가! =ㅁ=

 

 

국뽕. 『블랙기업조선』. 2020.7.12.기준 226화.

 

 

밀덕: military / 역덕: 歷史 / 근덕: 勤育筋肉

 

문피아 연재작이라 기억합니다. 『근육조선』. 연재 초기부터 제 트위터 타임라인에 자주 보여서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조아라 프리미엄에 들어온 김에 붙잡고 읽기 시작하다가 이번 주말을 날렸습니다. 내용 요약은 익히 들었던 그 이야기가 맞습니다. 생활스포츠지도사 1급 자격을 딴 헬스 트레이너가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수양-이 아니라 진양대군 이유의 몸 속이었다는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체지방따위는 최소한도로 줄여두었던 현생의 몸은 어디가고 몸은 좋지만 제대로 훈련 안된 지방낀 대군의 몸이니, 거기에 눈 앞에 보이는 아버지-세종대왕은 벌써 소갈증(당뇨)의 조짐이 보입니다. 지금 진양대군의 나이 열아홉. 세종대왕의 사망, 문종의 즉위와 빠른 사망, 그리고 단종의 폐위 등등의 일을 모두 헤쳐나가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이 사학과 출신이란 것. 그래서 실록도 좀 많이 들여다 본 모양입니다. 게다가 밀덕 기질도 좀 많이 있습니다. 화력덕후인 형 이향(문종)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머리는 굴립니다.

 

하지만 현대인임을 감안해도 조금 많이 넘사벽의 지식을 갖고 있네요. 이사람, 사학과라지만 보통의 사학과는 아닐 겁니다. 화약의 원활한 제조를 위해 초석을 만드는 장면에서 이미...(하략)

 

조선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상당히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현재까지 조아라에 올라온 역사선은 청나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임진왜란의 발발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며, 이미 경국대전이 편찬되었고, 형조 시스템을 변경하였으며, 그외 수많은 사건들이 바뀌었습니다. 요동도 이미 조선의 손아귀에 들어왔습니다. 그걸 넘어, 아직 조선초기 이기 때문에 성리학이 말랑말랑(...)한 것을 이용해 생각보다 실학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옵니다. 수양대군이 편찬한 입신체비서부터가 그렇습니다. 효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그 또한 기술과 훈련으로 발전하는 기반입니다. 여성을 위한 입신체비서는 한창 제작중이며, 생각보다 생산 소출도 올라가고 중앙집권으로의 발달이 빠릅니다. 세종의 소갈증을 입신체비-적당한 운동과 근력 키우기로 날려버리고, 허약한 문종 역시 체력을 키우니 "마흔이라 들었는데 그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왕이랍니다. 아마도 취향은 문종의 근육쪽이 아닐...(...)

건강한 세종이 방어하고, 건(gun)덕후 문종이 개발하며, 잡서의 귀재로 미래치트키를 갖고 있는 수양대군이 들어가니 조선은 모두 입신체비근육로 하나가 됩니다. 집현전 학자들도, 신숙주도, 한명회도, 심지어 홍길동도 이 세 왕족들의 계략 아래 갈려 나갑니다. 물론 안평대군도 당연히.

 

 

밀덕, 근덕, 그리고 역덕의 삼박자가 맞아 들어가는 즐거운 소설입니다. 이거, 종이책으로 나오면 전질 구매할 의지 있습니다. 분량이 매우 많아 가능할지 모르지만, 모든 도서관에 갖춰놓고 필독도서로 두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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