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랄까.
동생 출근 전에 밥 챙겨주고-부모님 여행 덕분에;-청소기 돌리고 아버지가 부탁한 물건 등기로 부치고, 아침에 요구르트 발효기 작동시키고, 마비노기 낚시 걸어둔 뒤에 오랫동안 방치했던 팬케이크 믹스를 꺼내 와플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밀크티 한 잔.
밀크티는 최근 소심늘보님의 이글루에서 보고 시도중인 방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방법이 은근히 편하더군요.
차는 보통 티메이저로 하나. 찻숟갈(티스푼)로는 2개 정도를 준비합니다. 준비하는 홍차는 기왕이면 향이 강한 것이 좋더군요. 여기에 물과 우유 적당량이 필요합니다. 계량은 하지 않습니다. 하하하하하.;
냄비에 물 100ml 가량을 끓인 다음 홍차를 넣고 뚜껑을 덮어 잠시 방치합니다. 보통 3분 이상을 우립니다. 여기에 우유와 설탕을 넣고는 냄비 가장자리에 거품이 올라올 정도까지만 가열해서 체에 거릅니다. 꿀이나 메이플 시럽을 쓸 때는 컵에 미리 시럽을 넣어두고 체를 걸쳐서 밀크티를 붓습니다. 시럽이든 꿀이든 미리 넣는 것보다는 나중에 섞는 것이 좋다더군요.
와플은 별거 없습니다. S양에게서 장기 대여중인 와플기에 걸죽하게 한 팬케이크 반죽을 붓고 구우면 끝. 반죽을 붓고 밀크티를 바로 끓이면 양쪽이 비슷하게 마무리 됩니다. 따끈한 밀크티와 맛있는 와플!
그나저나. 올 상반기는 내내 여행계획만 세우다 끝나는군요. 나름 재미있기는 한데, <여행의 기술>에 나왔던 것처럼 그냥 여행은 가지 않고 계획만 줄창 세우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듭니다. 하기야 계획 세우는 것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하니...;
1. 홍차잎을 물 1-2큰술 정도로 불린다.
2. 우유와 물은 섞어서 냄비에 담아 약한 불에 올린다. 끓기 직전 1의 홍차 잎을 넣는다. 설탕도 넣는다.
3. 끓어 넘치려고 하면 불에서 내려 5분 가량 두었다가 체에 거른다.
레시피가 이렇게 간단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음, 하지만 위의 홍차는 저 레시피 대로 만든 것보다는 색이 옅을 겁니다. 제멋대로 만든다고 1인분의 홍차(트와이닝 얼그레이, 해로즈 No.12번 각각 1작은술씩. 티메이저는 상당히 크기 때문에 티스푼으로 2술 가량 됩니다)에 물은 100ml(진한게 좋으니), 우유는 200ml가량, 설탕은 깎아서 3작은술입니다. 티스푼으로 적당적당 계량한 것이니 항상 정확하지는 않지요.
하지만 이것만 해도 달기 때문에 다음에는 설탕을 더 줄여볼 생각입니다. 얼마 안 남은 나티브 유기농 설탕을 넣었는데도 이렇게 달면 일반 흰설탕을 넣으면 더욱 달겁니다. 그러니 실제 운용할 때는 적절히 바꾸는 것도 좋습니다.
맛은 굉장히 좋았습니다.+_+ 로열 밀크티가 이런거로구나~라는 생각이 팍팍 들더군요. 제 입엔 달아서 몇 모금 못 마시긴 했지만 다음에도 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패할 확률도 차이쪽보다는 낮은 편이고요. 내일 설탕을 조금 줄여서 만들어봐야겠습니다.
(10분간 포스팅 다하고 올리기 직전에 날라간 슬픔...OTL 중간중간 저장을 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엊저녁, 첫비행님 블로그에서 제 나름의 차이 레시피를 올려주고 났더니 차이가 마시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6시 이후 금식은 꼬박꼬박 지키고 있으니 시간도 늦었고 사과 다이어트 마지막 날이라고 기름 한 큰술을 먹고 난 뒤니 마실 수도 없지요. 퇴임식에서도 꿋꿋하게 도시락통에 담아간 사과를 찍어먹으며 다른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을 견뎌냈는데 도로묵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다음날 첫 음식을 차이로 하자고 결정하는데서 타협을 봤습니다.
그리하여 아침부터 제조한 차이.
정확히 말하면 아침에 처음으로 먹은 것은 기름 한 큰술이지만 그건 음식이라고 보기엔 미묘하고 사과 다이어트의 최종 과정이었으니 뺍시다. 그래도 기름 먹고 30분은 기다려 차이를 만들어 마셨으니 위에서 많이 섞이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상시각은 5시 50분, 일어나서 바로 기름 한 큰술(포도씨유. 올리브유보다 훨씬 느끼합니다. 옥수수유와 닮은 느낌?)을 마셨고 차이를 마신 것은 6시 반입니다. 그 사이는 신문을 보면서 버텼지요.
차이나 코코아 등의 우유 음료를 마실 때는 항상 야호메이 컵을 씁니다. 집에 있는 컵 중에서는 두 번째로 용량이 크기 때문(텀블러 제외. 관련해서는 이후에 포스팅하겠습니다)에 7분 정도만 담아도 든든합니다. 8분 담으면 간식으로 먹기에는 지나친 감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좀 과하게 만들면 바닥에 깔리는 약간은 못 먹고 포기하는 사태도 종종 발생합니다.
맛은 사실 만족할 수준이 나오지 않았는데 아마도 사용한 차에 문제가 있었을 겁니다. 해로즈의 No.12 나이트브리지 블렌드 1 티메이저와 포숑 애플티 ⅓티메이저를 준비하고는 양이 부족한 것 같아서 몇 개월 전(반년도 더 전)에 얻어온 티백 실론티를 뜯어 넣었는데 이게 영 아니었나봅니다. 예전에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별로다라고 하는 것을 보면 차이의 입맛도 상향조정되었군요. 좋아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난감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실론티가 꽤 많이 남아 있는데 고민됩니다. 우려보니 취향은 아니라서 차이 용으로만 놔두고 있었는데 이젠 맛없다라고 생각된다면 음......; 맛있는 레시피를 고안하도록 노력해야지요. 설탕 비중을 조금 높여 볼까요. 원래 차이는 안 달게 마시는 편이긴 하지만 유기농 설탕으로 조금 달게 한다면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차이 레시피 개선에 정진해야겠습니다. 음음.
1. 종이컵 한 컵 가량의 물을 끓입니다. 물이 팔팔 끓으면 찻잎을 투하하고 불을 끈 채 뚜껑을 덮어 둡니다.(찻잎은 보통 티메이저로 1-1.5정도입니다) 놔두는 시간은 대략 3분. 대강대강 재는 것이니 정확하지는 않지요. 2. 놔두는 사이에 우유를 적당량 준비하고 전자렌지에 1분 가량 데웁니다. 3. 웬만큼 차가 불었다 싶으면 불을 켜고 가장자리가 끓어오르면 그 때 데운 우유를 붓습니다. 4. 이제부터 고생입니다. 팬 가장자리가 끓어오르는 듯하면 불에서 내려 살짝 팬을 흔들어줍니다. 볶아준다...고도 표현하더군요. 가라앉으면 다시 불에 올립니다. 이걸 7번 가량 반복합니다. 그리고는 체에 걸러줍니다.
원래 우유를 넣을 때 설탕을 넣으면 좀더 달큰한 향이 돌고 맛있다고 하던데 보통 꿀을 넣는지라 컵에다 꿀을 넣고 망을 올려 바로 붓습니다. 그리고 4에서 체에 거를 때, 천에 걸러서 마지막 엑기스까지 짜내면(한약 짜는 것처럼) 더 진하다고 들었습니다.
팁 하나 더. 당연한 이야기지만 잎이 잔 쪽(CTC계)이 더 진하게 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해로즈 No.14-브렉퍼스트를 메인으로 해서 다른 향차(트와이닝 얼그레이)를 섞어 썼으나 이번 여행 때 14번을 구해오지 못해서 다른 차를 쓰고 있습니다. 원래 쓰려 했던 해로즈 아삼은 그냥 마셔도 맛있어서 일단 돌려 두었고, 궁금해서 사왔던 12번 나이트브리지 블렌드가 CTC라서 이걸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포숑 애플을 살짝 섞으면 사과향이 감돕니다. 하지만 오늘 시험해보니 7번 볶는 동안 향이 다 날아갑니다.(훌쩍) 그런 고로 애플은 물에 불렸다가 6번째 쯤에서 투하해도 좋을 듯합니다.
퀄리티 시즌에서는 애플시나몬차이에 사과파이를 만들 때 나오는 유기농 사과껍질과 사과를 사용한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과의 맛과 향이 진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