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의 독서도 뭔가 엉망진창..? 로맨스와 판타지를 많이 집어 읽은 덕에 종이책 목록은 꽤 늘었습니다. 네 권이지만 목록을 보면 찔리네요. 새로 읽은 책이 한 권도 없고, 종이책은 모두 재독입니다. 이번 주 감상이 날림인 이유는 지지난주 주말부터 누적된 피로가 풀리지 않은데다 주말의 워크샵을 끼얹고 더위를 추가하고 월요일의 업무 폭탄과 후폭풍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심적 노동도 없던게 생겼으니, 하. 하하하하.;ㅂ;
작가님 신작이 리디북스에 출간된 기념으로 전자책 목록을 뒤지다가 외전이 무슨 내용인지 홀랑 잊었다면서 꺼내 들었습니다. 읽자마자 무슨 내용인지 대강 기억났지만, 대강이기 때문에 다시 읽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주인공 커플이 귀엽죠. 특히 맨 마지막 에필로그의 염장짓은 ... 하. 설탕 한 포대를 들이부은 듯한 맛에, 소금통을 찾게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조아라 메인 광고를 보고 들어갔습니다. 아이돌에 농사 조합이라 어떤 내용인가 궁금해서 들어갔는데,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노래는 그럭저럭 불렀지만 춤이 안되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아이돌 멤버 중에서도 인기가 없었지요. 얼굴은 잘 생겨서 비주얼 멤버 소리를 들었지만 악플이 모이니 결국 버티지 못했습니다. 그룹은 해체수순을 밟았고요.
그 즈음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농지를 물려 받은지라, 농사라도 짓겠다며 갑니다. 그리고 밭에 갔다가 시스템 창을 마주합니다. 퀘스트에 따라 작물을 심고, 심은 작물 자체에도 효과가 붙지만 노래를 부르면 작물이 잘 자란답니다. 그룹 앨범의 타이틀 곡을 부르며 춤을 추자 작물에 효과가 부가적으로 붙습니다. 작물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른 효과는 주변 사람들에게 주라는 퀘스트를 통해 다양하게 나갑니다. 다만 농업과 아이돌의 두 가지 이야기를 하려다가 둘다 잡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대 배경임에도 채소 재배 시간 단축을 주변인들이 제대로 알아채지 못하는 모습, 예능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이 누구를 모델로 했는지 쉽게 알아챌 수 있다는 부분, 아이돌로서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점 등등이 아쉽더라고요. 그리하여 도중에 내려 놓았고요. 저 부분은 취향에 따라 갈릴 거라 생각합니다.
정서훈은 어느 날 갑자기 전생을 자각합니다. 아니, 이것이 전생이란 것도 뒤늦게 깨달았지요. 머나먼 미래, 어느 차원의 군인이었지요. 바닥에서부터 올라온 군인 라시드는 피가 난무하는 공간에서 수많은 부하를 잃었습니다. 갑자기 라시드의 기억이 덮쳐오면서 정서훈은 자신의 정체성을 잡는데 애를 먹습니다. 이 소설은 전생을 자각하기 전까지는 평범하게 천재 과학자의 길을 걷던 주인공이, 피에 젖은 군인으로서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힐링의 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 생기는 일을 다룹니다. 전생의 기억이 강렬한 군인이다보니, 연기도 악역을 중심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그 와중에 주인공을 대학원의 길로 가게 하려는 지도교수님의 마수가 다가옵니다. 결말편만 확인했더니, 지도교수님의 마수와 배우의 길이라는 투 트랙을 모두 달성했더군요. 대학원의 길을 걸었던 모든 이들을 광역 저격하는 결론이었습니다.
극중극도 나쁘지 않고, 남매의 사이를 묘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서도 읽는 도중에 걸리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주인공을 중심으로 모든 사건이 돌아가다보니 '이게 실제로 가능할 것 같지 않은데?'라는 소설적 허용이 점점 커져서 그럴 겁니다.
지난 주의 종이책입니다. 미루고 있다가 드디어! 드디어 읽을 수 있었네요. 최재천 교수님 유튜브에서 보고는 기대했는데, 과연. 2~3장의 이야기가 상당히 취향이었던 터라 좋았습니다. 두께가 생각보다 두꺼워서 걱정했지만 독서 데드라인 때문에 훌훌 넘겨 그렇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생물학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강력 추천하고요. 수필 느낌이 물씬 풍기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보다 더 본격적인 생물학 서적입니다.
이 소설은 11화까지 보다가 내려 놓았습니다. 헌터 아카데미 다니는 동안 내내 기대주였고, 성취도도 높았지만, 마력 측정 단계에서 매번 떨어지는 바람에 헌터로 인정받지 못헀습니다. 아카데미 졸업자가 응시할 수 있는 8번의 검사 기회를 모두 다 소진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헌터로 각성하기 위해 시작했던 채집과 창작(mine & craft) 게임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각성합니다. 게임의 능력 자체가 본인에게 완전히 이식되는 형태로요. 즉, 주인공은 현실에서 게임을 하는 형태로 헌터 활동을 하게 된 겁니다. 그 덕분에 다중 속성을 가진 마법사로 인식되지요.
11화까지만 보았지만 성장 속도가 지나치게 빠릅니다. 게임적 능력을 이식 받았다면 채집으로 가도 좋으련만 그보다는 마법 활용 쪽이라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네요.
보통 알라딘에서 신간 검색할 때는 아예 BL, 판타지에서 최근에 새로 나온 책들을 죽 훑어 보는 식으로 검색합니다. 그러다가 놓치는 책들을 다시 발견하기도 하고요. 이 책도 3월에 나왔는데, 최근에 합본으로 다시 등록된 걸 확인하면서 특별외전을 보았네요. 이런... 재미있게 읽은 소설들을 다시 다 검색해서 외전 출간 여부를 확인해야하나 고민됩니다.
여튼 읽고 있다보니 본편을 다시 읽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요. 영주님 참 귀엽죠. 몰락한 망나니 영주에서, 회귀 후에는 흑마법사 잡는데 기여한 덕분에 집도 잘 지켰고, 거기에 배우자도 얻었고 아이도 얻었.....
특별외전에는 짤막한 본편 뒤의 외전과 둘의 신분이 바뀐 상태였다면 어땠을까를 가정한 외전이 등장합니다. 커플 둘 다 귀엽다니까요.
창천(블루스카이)을 훌훌 돌아다니다가 『악녀는 두 번 산다』 관련 포스트를 보고 혹시 뭔가 이슈가 있나 싶어서 검색했습니다. 그랬다가 외전을 구입하지 않은 걸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구입해서 후르륵 읽고 나서는 지금 보니 2020년에 나온 외전입니다. 하하하하; 왜 그 때 안 샀지?
읽다보니 개략적인 내용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홀랑 잊은 터라..=ㅁ= 읽으면서도 조금 헷갈렸습니다. 본편 다시 읽을까 고민되네요. 하지만 신작 읽을 시간도 없다아아아..! (독서목록만 봐도 거짓말임)
지난 주중에 읽은 전자책들은 모두 한 번에 구입한 것들입니다. 보통 이런 판타지소설은 세트로 구입하는데, 11월 첫 주 선물인 알라딘 다이어리를 받으려다 보니 나눠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사은품 증정 대상이 세트가 아니라 1권 구입 경우에만 해당되어서요. 몇 번 확인해봤지만 1권만 개인 추천도서로 올라와 있을 때는 세트를 장바구니에 넣으면 안되더라고요.
여러 판타지소설을 읽다보니 본인이 빙의한 소설이 뭔지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령과 계약하고 간신히 갇혀 있던 곳에서 탈출한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나와서야 자신이 빙의한 소설의 제목을 확인하고, 1권 후반에서는 자신의 정체를 확인하지요. 여기까지가 1권 분량이고 이미 그 상황에서 원작 소설과는 매우, 많이 틀어졌습니다. 누구한테 빙의한 줄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살기위해 탈출했건만.... 그게 원작을 이렇게까지 비틀어 놓을 줄은 몰랐지요.
뒷 권도 구매 예정입니다. 1권만 봐서는 취향에서 약간 비킨듯 하지만 더 읽어봐야 알겠지요.'ㅂ'a
제목만 보고 고개를 갸웃하다가, 작가님 이름을 보고는 일단 구입했습니다. 이것도 다이어리 사은품을 위해 분할 구매. 그야 전자책 기준으로 3만원을 채워야 다이어리 하나를 받을 수 있고, 올해는 두 개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제 몫, 하나는 G몫. 전자책으로 3만원 채워 구매하면 사은품만 덜렁 배송됩니다. 그래서 G는 지난 주중에 이미 받았고, 저는 비오는 금요일에 편의점 쪽으로 도착한 터라 아직 안 챙겼습니다. 오늘 퇴근길에 챙길거예요.'ㅂ'
이 책은 아직 1권 읽는 중입니다. 읽는 도중에 다른 책들에 좀 밀렸거든요. 사람들이 들어가지 않는 낯선 숲에 홀로 사는 남자와, 그런 남자를 찾아온 일행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미 책 소개에 나와 있지만, 모종의 이유로 홀로 사는 남자는 대단한 용병 마법사고, 그런 마법사를 찾아온 이는 목숨을 위협받는 황태자와 그의 측근들입니다. 황태자는 자신의 편이 되어줄 수 있는 마법사를 유혹하는 중이고 마법사는 뜨듯 미지근한 얼굴로 재롱(...)을 감상하는 느낌.... 뒷 권도 챙겨 구입해야죠.
독서모임 때문에 붙들고 읽었지만, 그리고 급하게 읽었지만 좋았습니다. 전공과 비슷한 종류라 보는 도중에 심장을 부여잡기도 했고요. 감정이입이 너무 되었어...!
생물학의 세부 전공중에는 분류학이 있었습니다. 과거형이죠. 지금은 분류학의 파이가 거의 사라지고 이제는 거의 남지도 않았습니다. 이게 무슨 학문이냐 물으신다면, 이 생물분류학에서 가장 유명한 학자 이름을 먼저 대겠습니다. 칼 린네. 식물 학명의 명명체계를 만든 칼 린네가 분류학자입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경험과 직관에 근거해 분류하던 식물-동물 포함한 생물분류학을 체계화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도 분류학은 조금 경험칙이 많이 필요한, 직관이 중요한 학문으로 여겨졌고, 그 뒤에 천공카드를 동반한 컴퓨터공학과 그 뒤의 분기학자의 활동, 그리고 생명공학의 등장으로 분류학은 사양학문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다룬 책이 이 책입니다.
분기학자의 등장으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되었지만 이건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 않았지요. 최근에 책 제목으로 등장하면서 물고기의 부재 선언이 널리 퍼졌지만요. 하지만 분기학자는 물고기 선언 외에, 트위터에서 널리 알려진 선언을 하나 더 했습니다. 공룡이 새라는 것. 치킨이 공룡이라는 우스갯소리는 농담이 아니라 진담입니다. 생물분류학의 분기학자들이 설명한 바, 타당한 이야깁니다. 그래서 공룡은 새고, 물고기는 없습니다.
저자는 그럼에도, 인간이라면 거의 공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생물분류의 직관-움벨트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생물분류학이 뭐라하건 자연은 아름답고 풍유롭고 사납고 무서운 존재(Orca...)라는 결론을 맺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그렇네요.
소재가 발레라기에 일단 C님께 토스했는데 이분은 초반에 하차했습니다. 일단은 저도 초반 읽으면서 더 읽을까 말까를 내내 고민하면서 보았고요. 첫 번째 이야기가 화장실에서 자살한 여학생의 사인 조사였는데, 이게 좀 걸렸습니다. 다만 읽으면서 그런 위화감이 점차 풀리더라고요. 발레리나들의 몸무게 문제라거나 그런 내용이 걸리긴 하지만 주인공의 가족에 얽힌 비밀이 풀리는 것, 뒷 이야기가 풀리는 것, 초반의 하렘 분위기에서 커플로 전환되는 분위기라든지가 나쁘지 않습니다. 초반만 넘기면 괜찮아요.
정지인은 어릴 적 부모님이 살해당합니다. 정확히는 맨날 자신을 때리기만 했던 아버지는 그 자리에 없었고, 어머니와 형만 있던 상황에서 둘이 낯선 이들에게 살해당합니다. 그리고 장 속에 숨어 있던 자신이 희한하게 고양이로 인식한 사람들 덕에 살해당한 뒤 모두 불타 없어진 집 근처에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덕에 양평 경찰서에서 순경으로 근무하던 '삼촌'에게 냥줍 당하고 집사 간택을 하지요. 그러다가 고양이에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 뒤에는 양평 소재의 보육원에 맡겨져 자랍니다.
가족이 살해당할 당시에 사람들이 했던 말 중에 SH 건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SH는 한국의 최대 재벌가입니다. 그런 재벌가가 가족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고, 어떻게든 복수할 거라 생각하던 중에 SH 재벌가의 딸이 발레 콩쿠르에 나가서 입상하고 현재 한국예술대학교 1학년이라는 뉴스 기사를 보고는 한예대 진학을 결심합니다. 그 시점이 고 3 6월. 공부 잘하는 아이다보니 다들 말리지만, 실기 100%에 수시 100%니까 수시 응시하고 떨어지면 서울대 쓰겠다는 당사자를 말리지 못했지요. 결국 실기의 벽을 뚫다 못해 수석으로 합격합니다. 수능은 만점이었고요. 허허허.
이야기는 유튜브 영상만으로 실기를 따내어 발레에 대한 기초 지식이 전무한 지인이 점차 발레리노로 성장하는 모습을 다룹니다. 그와 동시에, 갓 죽은(..) 이의 시신 옆에 있으면 죽은 이의 혼령과 짧게 대화가 가능한 지인이 '삼촌'인 광수대 소속 강명호 형사에게 도움을 주는 모습을 그립니다. 발레와 수사추리극이 동시에 진행되는 거죠. 그 와중에 지인의 가족 이야기도 하나씩 풀리고, 지인이 어릴 적 겪은 사건들에 대한 실마리가 나오면서 사건의 뒤에는 사이비종교가 있다는 사실이 나옵니다.
읽다보면 모티브가 된 사건들이 여럿 보입니다. 특히 사이비종교 관련은 크게 기억나는 것만 두 가지를 섞었고요. 지인 때문에 SF와 판타지와 발레가 등장하고, 삼촌 덕분에 추리, 정치가 동시에 등장합니다. 아직 한참 읽는 중이지만 완결까지 달릴 예정이네요.'ㅂ'
덧붙이자면. 215화를 달리는 지금. 상당히 괜찮고 추천할만한 소설입니다. 단, 160화 이상 읽는다는 조건하에요. 그 앞은 미묘한 부분이 있지만, 그걸 넘어서면 괜찮습니다. 지인의 가족 관련 이야기는 160화 이후에 풀립니다.'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