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의 일정이다보니 조식도 두 번, 기내식도 두 번이었습니다. 제목이 익숙한 건 그 영화 제목의 패러디라 그런거고요. 일단 호텔 아침식사부터 올려보지요.
호텔 니와노도쿄, 니와호텔 도쿄 중 어느 쪽이 맞는 이름인지 모르지만 하여간 조식이 맛있다는 말에 덥석 예약을 잡았는데 먹고 나서의 감상은 딱 '이게 도쿄에서 맛있는 호텔 아침 식사로구나'였습니다. 그냥 무난하고 평범하고 괜찮은 수준이지만 조식 때문에 또 오고 싶냐 물으면 그건 아닙니다. 나쁘진 않은데 호텔 가격이 높은 편이니까요. 맛있는 호텔 조식이 먹고 싶다면 차라리 홋카이도를 가는 것이 낫습니다. 홋카이도의 호텔 조식은 하코다테의 시오사이테이나 삿포로의 교한이나 다 맛있었습니다. 아니면 아예 고베의 피에나를 가거나요. 혼자 여행간다면 교한이나 피에나가 나을 겁니다.
(하지만 홋카이도는 맛있는 곳이 많아 딱히 호텔 조식이 아니라도 먹을 곳이 많습니다.)
(호텔 조식의 의미는 어디 일부러 찾아갈 필요 없이 맛있는 식재료와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 'ㅠ')
사람이 많아서 메뉴는 일일이 찍지 않았고 담아 온 것만 찍었습니다. 일식과 양식 모두 가능하고, 일식은 죽과 밥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약간의 반찬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중은 양식 쪽이 더 높아 보입니다. 샐러드바도 있었거든요.
욕심껏 잔뜩 들고 와서 다 먹었습니다. 덕분에 위는 조금 고생했지만 탈은 안났으니 그걸로 된거죠.
직원의 안내대로 자리를 잡고 앉으면 달걀 프라이와 오믈렛 중 무엇을 먹겠냐고 묻습니다. 둘째날 아침은 오믈렛으로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오믈렛이 두 개. 유리그릇에 담긴 것은 플레인요거트와 키위잼입니다. 다른 잼은 1회용인데 키위잼은 직접 만든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왼쪽 접시의 하얀 직육면체는 차가운 두부. 맛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쪽이 비지무침. 가운데 보이는 것은 고기감자조림. 그리고 곡물빵입니다.
커트러리 옆에 놓인 접시에는 스크램블에그, 해시포테이토, 소시지, 팬케이크, 빵푸딩을 담아 왔습니다. 가장 마음에드는 것은 빵푸딩이었습니다. 위는 촉촉한 프렌치토스트, 아래는 아주 부드러운 푸딩입니다. 덕분에 따로 푸딩을 사먹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게 워낙 맛있었으니까요.
G는 흰 죽에 매실절임 올린 것도 들고 왔더군요.
이건 G가 찍은 과일입니다. 바나나와 체리, 토마토, 자몽. 오렌지도 있었지만 가져다 먹진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 호텔에서의 마지막 조식 때는 사람이 많지 않아 창가 자리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앞서도 적었지만 금요일 아침에는 서양인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인도나 파키스탄 계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으니 뭉뚱그려 외국인이라 적어도 되긴 하네요. 하여간 다들 나교수, 나학자라고 얼굴에 써 붙인 터라 근처에 국제 학회가 있나 싶었습니다. 토요일에는 그 사람들이 없었다는 것도 그렇게 생각한 이유고요.
이날도 양이 많았군요. 하하하. 앞 오른쪽에 있는 오목한 그릇은 미네스트로네입니다. 국물보다는 건더기가 먹고 싶어 들고 왔는데 맛있더군요. 쓰읍. 이렇게 잘게 썰어 넣으면 오래 익히지 않아도 좋겠습니다.
거기에 햄과 생햄, 해시 포테이토, 캐러멜 페스트리와 빵, 빵푸딩을 담았습니다. 또다른 오목한 접시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두부와 고기감자조림, 비지무침을 담았고요. 위가 작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잘 먹었습니다.
G는 달걀을 안 먹겠다고 해서 저만 달걀프라이로 받았습니다. 반숙이라 노른자를 베어무니 탁 터지더라고요. 쓰읍..-ㅠ-
아침식사는 이걸로 끝. 그럼 비행기 안에서 먹은 음식은 어땠냐 하면..
아무래도 도쿄 왕복이다보니 간사이보다는 양이 많습니다.
밥과 고기, 오이지와 두부. 두부는 오리엔탈드레싱이라고, 살짝 새콤하고 달달한 맛간장을 넣어 먹는데 소스를 함께 먹는 쪽이 맛있습니다. 물론 두부만 먹어도 괜찮더군요. 호텔 조식으로 먹은 것만큼은 아니지만.
돌아오는 항공기에서는 거의 기절해 있어서 뚜껑 열고 찍은 사진은 없네요. 돌아올 때는 갈 때와 비슷하게 닭고기 조림과 밥, 빵, 그리고 노란 치즈와 햄이 들어간 샐러드, 드레싱, 매실 젤리가 있었습니다. 이쪽은 꽤 남겼던 걸로 기억합니다. 피곤해서 입맛이 안 돌았거든요. 그렇다고 안 먹은 건 아니고, 닭고기는 냄새가 좀 났지만 그래도 고기라 먹었습니다. 고기는 소중하니까요.
다음 여행도 도쿄를 갈 가능성이 높은데 그 때는 아마 숙소를 도큐스테이로 잡을 것 같습니다. 항공기는 그 때 봐서 결정하겠지만 아마도 대한항공..? 'ㅂ'; 다음에 갈 때까지도 열심히 돈 벌어야겠네요.
이번 여행은 일본항공-JAL로 끊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대한항공과의 코드셰어라 타기는 대한항공을 탔습니다. 덕분에 기내식도 다 대한항공 기내식이었지요. 가격차이는 대한항공이나 일본항공이나 거의 없었다고 기억하지만 정확하진 않습니다. 이번 항공 예약은 다른 분이 하셨거든요.
(덧붙이자면 이번 여행은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여섯 명 단체 여행이었습니다.+ㅅ+)
삿포로에 가는 비행기에서 생선과 불고기와 닭고기 중에서 고르라길래 닭고기를 골랐습니다.
(사진에서는 반찬 하나가 빠져 있습니다. 없는 쟁반을 받았는데 양 옆에서 듀시스님이랑 키릴님이 대신 챙겨주셨지요.>ㅠ<)
생선에는 쌀국수 비슷한 얇은 국수가 들어 있었고 불고기는 밥이었을 겁니다. 닭고기는 매시드포테이토가 같이 들어 있었지요.-ㅠ- 빵은 호두빵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흰빵은 아니고 다른 것도 좀 섞인 모양입니다. 빠져 있던 반찬 하나도 같이 있지요. 연어랑 채소였습니다. 큰 채소는 아마 콩이었던 듯.'ㅂ'
돌아올 때는 비상구 앞 좌석에 앉았습니다. 다리를 쭉 펴는 것은 좋은데, 가방이고 뭐고 바닥에 내려놓을 수 없다는 건 불편하더군요. 우산도 바닥에 내려놓을 수 없어서 위에 다 올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안고 있으면 괜찮다고는 하는데 기내식 먹을 때 불편하지요.^^;
돌아올 때. 갈 때 디저트는 파인애플이었는데 돌아올 때 디저트는 나타드 코코 젤리였습니다.-ㅠ-
이번에도 닭고기.-ㅠ- 감자랑 채소를 넣어 간장으로 간해 조린... 그러니까 닭고기감자채소조림쯤?; 이런 맛을 좋아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거기에 땅콩도 얻어먹었고요. 하지만 과일주스가 오렌지랑 구아바만 있던가. 그건 좀 아쉬웠습니다. 듀시스님도 그렇고 저도 사과주스가 땡겼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다음에 오사카 여행을 가면 이런 밥상은 꿈꿀 수도 없겠지요.ㄱ- 맛있는 빵이라도 나오면 좋으련만.;
목요일 출발 일요일 귀국. 이번에는 제주항공을 이용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여행 갈 돈이 없다고 투덜대던 G를 꼬실 수 있었던 것도 항공권 가격 덕분이었습니다. 뭐, 그래도 최저가는 아니고 세금 포함해서 1인당 35만 5천원 정도 들었다고 기억합니다. 도쿄 가는 항공권 생각하면 훨씬 싸지요. 게다가 오전 9시 10분 출발에, 돌아올 때는 인천공항에 오후 1시 40분 정도면 도착하니 일요일에 들어와 짐 정리하고 집에서 쉬기도 좋습니다. 다음에 간사이 여행을 하게 된다면 그 때도 제주항공을 이용할 것 같네요.'ㅂ'
9시 10분 비행기라 집에서 일찍 나왔습니다.
서울역으로 가서 공항철도를 탔는데, 도심공항터미널 서비스를 이용하려 했더니 이건 출발 3시간 전까지는 와야 한다네요. 서울역에 도착해 그 앞에 간 시각이 오전 6시 13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을 기약하고 그냥 공항 철도를 탔습니다.
공항철도는 가격이 저렴하고 이동 속도도 나쁘지 않지만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탑승하기까지가 좀 험난합니다. 서울역 역사안에 있기 때문에 지하철로 서울역까지 온다면 지하철 역을 나와, 서울역 2층의 대합실로 올라와서 다시 지하 5층 정도를 내려갑니다. 버스에서 내려 가는 쪽이 좋더군요. 저도 캐리어 끌고 지하철 탔다가 환승하고 지상으로 올라오고 하는 것이 힘들 것 같아 버스를 탔습니다. 새벽시간이라 밀리는 일도 없이 빨리 오더군요.
참고로, 출발 할 때는 캐리어가 하나 였습니다. 집에 있는 가장 큰 캐리어는 속에 다른 캐리어를 넣을 수 있어서, 작은 캐리어에 짐을 넣고 그걸 다시 큰 캐리어에 밀어 넣어서 끌고 갔습니다. 공항에서 짐 부칠 때 보니 17.7kg이더군요. 출발할 때부터 이랬으니 지금 양쪽 어깨가 저릿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_-;
공항철도의 단점 또 하나는 인천공항에 내려서도 출국장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겁니다. 버스는 바로 앞에 내려주지만 공항철도는 지하에서부터 올라와서 다시 3층까지 가야합니다. 아... 험난하구나....
그래도, 일반 철도는 싸니까요.-ㅈ-
참고로 급행이 일반보다 10분 빠르면서도 가격은 세 배나 되는 것은, 원래 일반 철도로는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행사기간이라 일반철도를 탑승해도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지만 행사기간이 지나면 급행만 가능합니다. 행사 종료가 언제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대한항공 기내식도 간사이 왕복은 빵에 과일, 요거트 정도만 나왔는데 여기는 아예 삼각김밥과 음료입니다. 음료는 녹차, 커피, 물, 감귤주스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달달한 이 감귤 주스가 상당히 마음에 들더군요.
기내식으로 나온 삼각김밥은 다 한국에서 제조한 것 같습니다. 갈 때는 김밥이 아니라 삼각주먹밥인데, 겉을 살짝 구웠더라고요. 속에는 뭐가 들어 있더라..-ㅠ- 하여간 간도 적당하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돌아올 때는 뉴숯불갈비라는군요. 이쪽은 삼각김밥. 이것도 괜찮았습니다. 달달한 갈비양념이라 웬만해서는 맛 없을 수 없지요.;;
다만 이전에 타보신 분 이야기를 들으니 삼각김밥 맛에 편차가 있는 것도 같으니...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알아두세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JAL에서 하네다-김포 구간에 독특한 기내식을 선보인다는 기사는 봤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JAL을 탈 기회가 없었지요. 그 사이에 다녀온 도쿄는 올빼미를 주로 이용했으니 말입니다. 평일에 다녀온 것도 있었지만 그건 식구들의 마일리지를 모두 모아 다녀온 것이었습니다. 핫핫핫;
그렇다보니 JAL에서 소개하는 소라벤-항공도시락은 이번에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소라벤이라는 단어는 아마 에키벤과 맞춘 조어일겁니다. 에키벤은 일본 내에서 기차여행을 할 때, 역에서 파는 도시락이라는 의미로 역(驛: えき)과 도시락(べんと)을 합쳐 만든 단어입니다. 기차 도시락이 에키벤이니, 항공기에서 먹는 도시락은 하늘(空: そら) 도시락(べんと)이 되는 것이지요. 합쳐서 소라벤.
받고보니 김포에서 주는 도시락과 하네다에서 주는 도시락이 달랐습니다.
이쪽은 출발할 때의 도시락. 음료는 따뜻한 녹차(ぉ茶)를 주문했는데, 주문하고 후회했습니다. 식사를 할 때 음료를 마시지 않은지 오래되었는데, 별생각 없이 음료를 주문했더니 난감하더군요. 그래도 버릴 수는 없어 다 마셨습니다.
도시락 이름은 食樂空弁..인가요. 먹는 즐거움이 있는 하늘 도시락쯤으로 해석할 수 있을겁니다. ...아마도;
비닐포장에는 재료에 대한 원산지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만든 곳이 시나가와.
아무래도 김포에서 출발하는 것도 전부 일본에서 들고오나봅니다.
뜯어 보면 이렇게 밥이 나옵니다. 도시락이 세로로 긴 형태라서 궁금했는데 세 군데로 나누어 반찬과 밥을 담았습니다.
상단 왼쪽에 보이는 것은 食樂空弁의 전단지입니다. 안에는 음식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세이도 실려 있군요.'ㅂ' 읽어보니 한 달에 세 번 정도 바뀌는 모양입니다. 다 먹어보려면? 한 달에 세 번은 하네다-김포 왕복의 JAL을 타야한다는 이야깁니다.; 아하하하;
오른칸에 있는 것은 이것. 아래 깔린 검은 것은 톳이었습니다. 그리고 깍지콩. 연근과 두부, 어묵 등도 보이는군요.
맨 왼쪽은 주먹밥 두 개가 있습니다. 가운데는 채소 고기 볶음이었고요.
돌아올 때는 맥주를 받았습니다.
어. 맥주를 보니 또 갑자기 땡기네요. 집 근처의 홈플러스에 아사히 흑맥주가 있던데 사올걸 그랬나봅니다.;ㅂ; 하여간 여행 마지막에 마시는 음료이니 기왕이면 비싼 것이 좋다고 맥주를 골랐지요. 이거 홈플러스에서도 한 캔에 2500원 넘습니다.-ㅁ-
일본 들어갈 때보다 돌아올 때 쪽이 더 화려합니다. 양쪽에 밥, 가운데는 반찬. 오른쪽은 돼지고기 덮밥인가, 그 비슷한 것이었는데 저는 초밥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약간 간이 짭짤한 것이 맥주 안주로는 제격이군요.
덧붙이는 이야기.
저는 복도쪽에 앉아 있었습니다. 창문쪽에는 40-50대로 보이는 아저씨가, 가운데는 저보다 어려보이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음료는 뭘로 드릴까요라는 질문에 저는 맥주, 아저씨도 맥주를 선택했습니다. 가운데의 청년. 처음에는 콜라로 달라고 하더니 양쪽에서 맥주를 주문하니 잠시 머뭇거리다가 맥주로 바꾸었습니다. 음하하하하하하.
가는 도중, 땅이 이상하게 파헤쳐진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이상해요. 산을 파서 흙땅을 보이게 한 건지 맨땅을 보인건지 모르겠지만 그런게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정체를 알았는데, 나중에 하네다에 거의 다 가서 기수를 낮출 때 이게 골프장이란 걸 알았습니다. 미쳤다 싶더군요. 흉물입니다. 하늘에서 보니 그게 더 흉해보입니다. 멀쩡한 산을 파헤쳐 농약 뿌려 잔디를 가꾸는 밭을 만들다니 말입니다. 하기야 돌아올 때보니 한국땅에도 상당히 많았지요. 일본 갈 때야 구름에 묻혀 못봤던 겁니다.
뒤통수가 찍히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초상권 침해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야...;
모노레일입니다. 후후후. 역시 이 자리에 앉으면 재미있게 갈 수 있어요. 전 청룡열차 같은 것은 못타지만 이런 건 좋아합니다.>ㅅ<
지유가오카 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 지유가오카 방향이 나온 것을 보니 오오이마치에서 갈아타면서 찍었나봅니다. 혹시라도 다음에 하네다에서 바로 지유가오카를 가게 되면 절대 시부야 찍고 토요코선 타고 갈겁니다. 이번에 간 것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환승거리가 지나치게 긴 것이 문제였지요.
미츠코시 백화점의 지하통로로 나와 미츠코시마에역으로 가는 도중, 이런게 보였습니다. 새해를 맞아 장식한 것 같은데 보고는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황금색 벽이 문제가 아니라 저 그림, 아니 조각이 대단합니다.
작품명과 작품설명이 같이 있군요. 송죽매. 으하하. 갑자기 모 세탁소가 떠오르는데...(중략)
어쨌건 작품도 정말 송죽매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맨 왼쪽이 대나무, 맨 오른쪽이 소나무.
이쪽은 매화입니다. 그것도 그냥 매화가 아니라 고목인 것 같지요?
그 옆에는 또 대나무가 있습니다.
작품 설명을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나무 하나를 통째로 깎은 건지, 아니면 각각을 조각해 붙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건 간에 굉장히 손이 많이 갔다는 건 확실합니다. 이전에 몇 번 보았던 종이 입체그림이 떠오르는데 하여간 멋진 작품 앞에서는 발길이 절로 멈추지요. 카메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던 때라-그건 마지막 날이라고 다를바 없지만-제대로 찍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좀더 자세히, 줌으로 당겨 찍었다면 좋았을텐데요. 이미 짐이 많아서 그럴 여력이 없기도 했지요.
어제 오전에 믹스커피 한 잔 마셨다가 밤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더랍니다. 어제는 가혹한 육체노동이 있어서 피곤했을텐데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었지요. 그래놓고는 오늘 아침에는 수면 부족에 근육통이 겹쳐 끙끙대고 있었고요. 아우. 근데 이게 끝이 아니라는게 문제죠. 이번 주 중에 한 번 더 육체 노동을 해야합니다. 어쩌면 두 번?;
이런 육체노동의 보상을 책으로 달래고 있으니 책 값이 무진장 들어가네요. 요 며칠간 주문한 원서 목록은 조만간 따로 올리겠습니다. 잘하면 구정 전에 올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ㅁ'
홍콩은 쇼핑 아니면 음식이라더니 실제 가서도 그랬습니다. 거기에 부모님들의 멋진 바디랭귀지 덕분에 저나 G만 갔다면 절대 못 먹었을 음식들도 먹었다는 것은 좋았지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종류별로 음식 사진을 모아 나갑니다. 문제는 사진이 좀 많다는 것. 세어보니 서른 다섯장이군요. 조금씩 나눠 접어가며 소개하겠습니다.
1. 대한항공의 기내식 - 그러나 비빔밥은 먹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까지 총 10번의 비행기회가 있었지만 전부 외국항공사로 한 번은 UA, 한 번은 원동항공, 이번이 대한항공, 나머지는 JAL과 스카이라인이었습니다. 대한항공 기내식으로는 비빔밥이 제일 낫다고 듣긴 했지만 먹을 기회가 없었지요. 하지만 이번에도 못 먹었습니다. 홍콩 가는 비행기는 대형이라 비빔밥 메뉴가 있었지만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다른 메뉴를 선택했고 돌아오는 비행기는 작은 거라 비빔밥이 없었습니다.(이런...;) 뭐, 다 그런거죠.=_=;
기내식 전의 음료 서비스는 커피로 받았습니다. 같이 나온 소금 견과류입니다. G는 견과류를 질색해서 G의 몫은 제가 다 따로 챙겼습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은 비행시간이 워낙 짧아 음료 서비스가 없나봅니다. 기내식 나오고 정리하면 끝입니다. 아니면 대한항공이라 달랐던 걸까요. 대한항공은 꽤 비싸던데.
G는 음료서비스를 스프라이트로 받았습니다. 얼음이 담긴 컵을 같이 주더군요.
그리고 본격적인 메뉴. 모닝빵, 중국집에 가면 잘 나오는 짭짤한 채소절임, 요거트, 그리고 닭고기 볶음밥입니다. 저는 괜찮게 먹었는데 G는 닭고기 비린내가 났다 하더군요.
이런 볶음밥은 채소가 더 좋습니다.-ㅠ-
이쪽은 돌아오던 때의 기내식입니다. 이번에는 닭고기를 안 먹고 소고기를 먹으려 했는데 제가 있는 자리가 딱 중간이라 소고기가 앞에서 다 떨어졌답니다. 선택의 여지 없이 닭고기를 먹었는데 이쪽은 바베큐 소스 덕인지 조리가 잘 되어서인지 짜긴 했지만 맛은 괜찮았습니다. 저 빙글빙글 말린 것은 빵인데 맛은 별로. 그 옆은 연두부인데 맛있었습니다. 앞에서 다들 고추장 튜브를 달라 하던데 저는 그다지 고추장이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음식은 나쁘지 않았다는 이야기일까요.
2. 스타벅스에서 홍콩의 자체 브랜드인 퍼시픽 커피 컴퍼니가 낫다고 들었지만 갈 기회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스타벅스만 갔지요. 그 가장 큰 이유는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커피집이 스타벅스였고 호텔 주변에는 퍼시픽 커피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하버시티를 돌아다니면서도 퍼시픽 커피는 못봤고 스타벅스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스타벅스는 징하게 많습니다.
첫날 하버시티를 돌아다니다 쉴 때도 스타벅스를 들렀습니다. 부모님은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니 오렌지 주스를 갖다 드리고 저는 시그니처 핫 초코, G는 타조차이티라떼를 시킵니다. 거기에 제 커피컵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크랜베리 밀 스콘과 다른 빵과 시금치가 들어간 샌드위치 하나. 빵 맛은 한국보다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콘은 스콘이라기보다는 비스킷이나 빵에 가까웠지만 한국 스타벅스에서 스콘 먹으면 꼭 혀 끝에 남는 꺼끌함은 없습니다. 아메리카노도 진하긴 하지만 그래도 심각한 탄맛은 아닙니다.
홍콩에서는 시즌 음료로 블랙티라떼와 루이보스티라떼를 밀고 있었습니다. 루이보스티라떼는 절대 취향이 아닐 것이니 넘어갔지만 블랙티라떼는 궁금하더군요. 3일째 쇼핑하던 날, 막스앤스펜서에서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에 들어가 시켜 먹어봤습니다. 음, ... 음, ... 음. 딱 일본 로열밀크티 맛입니다. 그래서 두 모금 마시고는 그대로 폐기했습니다.
이름은 잊었는데 정육면체모양의 기묘한 디저트가 있길래 마지막 날 공항의 스타벅스에서 시켰습니다.
개당 5홍콩달러. 1달러가 120원 가량이니 600원이라 생각하면 맞습니다. 크기는 한 변이 4cm 가량인 정육면체를 생각하시면 됩니다.(아니, 5cm인가; )
레몬이라길래 뭐가 레몬인가 궁금해했더니 전체적으로 레몬향이 나며 맛도 새콤한 레몬케이크를 먹는 느낌입니다. 시트도 촉촉하고 해서 커피와 간단히 곁들이는 간식으로 좋습니다. 게다가 겉의 코코넛롱이 씹는 맛을 더해줍니다.
초콜릿을 잘라보니 어떻게 만든 건지 대강 알겠습니다. 겉을 코팅하고 그 위에 코코넛롱을 붙인겁니다. 이쪽도 꽤 진한 초콜릿 맛이랑 촉촉한 시트가 어우러져 맛있었습니다. 가격 대 성능비가 괜찮더군요. 뭐, 대체적으로 스타벅스는 한국보다 낫지 않나 싶지만 가격은 미묘합니다. 물가가 비슷하다더니 홍콩의 스타벅스는 한국보다 조금 싼 정도이고 거의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3. 홍콩에서의 빵 - 델리프랑스도 포함 홍콩에서도 빵집이 꽤 여기저기에 보입니다. 일본에서 돌아다닐 때도 이렇게 많이보지는 못했지요. 체인식 빵집이 상당히 많고 오픈 시간도 이릅니다. 공주 뭐시기였나, 하여간 그런 이름의 빵집은 오픈 시간이 6시 반입니다. 대체적으로 7시 쯤에는 빵집들도 다 여나봅니다. 아침시간에 출근하면서 끼니거리를 사들고 가는 회사원들이 많아 그런듯합니다.
첫날 시티슈퍼에서 구입한 초코 코로네입니다. 일본에서 만든 빵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쪽은 파리바게트의 파이타입 소라빵과 비슷하게 앞부분이 초코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파리바게트는 초코 코팅을 한 뒤 생크림을 넣었지만 이쪽은 안에 크림을 넣은 다음 초콜릿 코팅을 해서 구멍 앞부분을 막았습니다. 안은 초콜릿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가 있습니다. 인스턴트 느낌. 크림맛은 파리바게트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초코소라빵이 더 취향입니다. 그쪽이 좀더 진하다고 할까요? 초콜릿 향료를 넣어서 그런건가..
이쪽은 같이 구입한 호두빵입니다. 호두꿀이었나, 하여간 다른 부재료가 하나 더 섞여 있습니다. 호두 메이플? 약간 달달한 향이 그랬다는 기억입니다. 호두도 맛있고 가격도 꽤 싼 편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빵이 더 맛있었지요.
이것은 빅토리아 피크 정상에서 먹은 초코 도넛입니다. 타임스퀘어 지하의 시티슈퍼에서 구입했습니다. 약간 질긴 느낌의(쫄깃한 것이 아니라) 도넛 겉부분에는 무가당 코코아가루가 묻어 있습니다. 사두고는 까맣게 잊고 있다 꺼내 먹었는데 그 사이 코코아 가루가 젖었더군요.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것은 코코아가루의 숙명...; 안에는 초콜릿 크림이 들어 있습니다. 도넛 반죽이 좀더 쫄깃했다면 좋았을 건데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델리프랑스. 조식을 먹을 만한 여러 곳들 중에서 호텔에서 가장 가까웠던 곳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았는데 호텔에서 큰 길로 걸어나와 맞은편의 홍콩과학관 방면으로 건너가면 거기에 아침을 먹을 만한 곳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주로 하버시티 방면만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쪽도 먹을만한 곳이 많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델리프랑스의 커피. 카페라떼인데 괜찮았습니다.
어머니는 다른 것 필요없이 크로와상과 위에 깨를 뿌린 모닝롤을 드셨고 아버지는 와플과 오믈렛, 토마토와 옥수수가 있는 세트를,
저는 햄과 치즈가 올려진 두꺼운 토스트에 조리된 콩과 오믈렛, 토마토를,
G는 햄과 소스가 올려진 메뉴를 선택했습니다.
메뉴마다 각각의 번호가 있어서 외국인도 주문하기가 편합니다. 번호를 불러주면 알아듣습니다. 게다가 대체적으로 영어를 저나 G보다 훨씬 잘하기 때문에..... -_-a 빵이 맛있어서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커피도 맛있고 주스도 맛있고, 빵이 제일 맛있고 말입니다. 바게트 1/4조각을 시켜봤는데 조직이 치밀하고 촉촉하고 쫄깃한 것이 맛있더군요. 흑흑, 이런 바게트를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한국에서 먹는 것은 뭔가 가벼운 느낌이라니까요. 저 바게트라면 하루를 묵혀도 그냥 저냥 먹을 수 있지만 집 앞에서 사 먹는 바게트는 하루만 묵히면 종이장이 됩니다. 그 원인은 오늘 읽은 모 책에 나와 있었으니 그 책 리뷰와 함께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4. 홍콩에서 먹는 홍콩식 음식들 델리프랑스는 은근히 제 취향이었지만 부모님은 다른 게 더 좋으셨나봅니다.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운동 겸 산책(이라기엔 좀 많이 과했지만)을 나가신 두 분은 아침거리를 사들고 오셨습니다. 길 건너편에 갔더니 테이크아웃 전문 가게에 사람들이 줄을 엄청나게 서서 사더라, 그래서 사와봤다 하십니다.
그리하여 먹게된 홍콩식 아침 식사, 그리고 중국 음식들 나갑니다.
보이는 것은 두 팩 뿐이지만 안 꺼낸 한 봉지가 더 있었습니다. 둘째날 아침, 부모님이 사오신 홍콩사람들의 일상적인 아침식사로 추정되는 테이크아웃 음식입니다. 오른쪽의 노란색 작은 것은 새우인지 어육인지가 들어간 작은 딤섬입니다. 오른쪽은 감자떡 비슷하게 투명하게 비치는 피의 만두인데 속에 땅콩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G는 질색했지요. 간장을 뿌려 먹는데 은근히 맛있었습니다. 여기 보이는 것 말고 볶음국수가 있었습니다. 숙주가 듬뿍 들어간 볶음국수인데 이쪽은 하얀 것,
넷째날 아침에 먹었던 볶음국수는 간장이나 굴소스가 들어간 듯, 색이 진합니다. G나 어머니나 소스가 없는 쪽이 맛있다 하더군요. 저는 둘다 괜찮았습니다. 홍콩에서 먹은 국수들은 대체적으로 면발은 얇지만 뚝뚝 끊기는 타입입니다. 소면과 비슷한 굵기인데도 쫄깃하거나 한 맛이 없고 툭툭 끊기는 느낌입니다. 뻣뻣하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파스타처럼 튕기는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소면을 덜 삶아서 약간 씹히는 느낌이 남아 있는 것과도 닮았는지 모릅니다. 사진 오른쪽 위에 보이는 하얀 것은 짱펀입니다. 딤섬집에서 많이 시켜먹는 것은 저 하얀색 피 안에 새우나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지만 저것은 속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걸 소스에 찍어먹더군요. 이것도 꽤 맛있었습니다.
둘째날, 막스앤스펜서를 돌아다니다 잠시 쉴 곳을 찾으러 돌아다니던 도중, 스타벅스 지하층에 식당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무작정 들어갔는데, 입구에서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지하의 넓은 식당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일단 현지인이 많으니 안심하고 메뉴판을 보고 이런 저런 음식들을 주문해보았습니다.
사진 상단은 탕수육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해서 주문한 음식입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뭔가 묘하게, 닭껍질을 먹는 듯한 느끼함과 부드러운 고기를 소스에 버무린 것입니다. 나쁘진 않았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사진 중앙의 완탕입니다. 뭔가 국물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마다 완탕을 주문했는데 그 고기국물이 은근히 땡기더군요. 완탕 옆은 춘권입니다. 역시 무난합니다.
저만 좋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새우 달걀 볶음밥입니다. 밥이 찰지지 않고 퍼석한 느낌이었지만 쌀밥을 계속 못 먹었으니 이런 때라도 먹어야지요. 간도 괜찮고 맛있었습니다.
이쪽은 생긴 것도 그렇지만 맛도 진짜 해물 볶음우동입니다. 이것도 나쁘지 않았어요.
가격대도 그리 높지 않았고 이렇게 음식을 시켜서 200달러 초반대가 나왔으니 좋습니다. 홍콩의 물가가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지만 식사때만 되면 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4인가족이 이렇게 먹고 이정도 가격이 나올 수 있을까요.
자아. 이쯤에서 나와야 하는 딤섬집 이야기. 애초에 홍콩갈 때 딤섬집은 언젠가 한 번 꼭 가보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 놓고는 첫날은 식사시간을 계속 못맞춰서 포기했고, 이틀째 점심 때 얼결에 발견한 크리스탈제이드에 들어가 소룡포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만두쪽 딤섬이 아니라 완탕과 소룡포 쪽입니다. 꼭 먹어보고 싶었던 찐빵쪽은 없습니다. 셋째날, 센트럴 시청사에 있는 Maxim에 가서 먹겠다고 해놓고는 지쳐서 근처의 밥집으로 들어간 게 윗 사진이고, 그리하여 결국 셋째날도 못갔습니다. 홍콩은 출국심사 시간이 꽤 걸린다고 해서 항공기 시간에 맞추려면 어찌해도 먹으러 갈 수 없겠더군요. 결국 포기하고는 마지막 날 공항에 갔습니다. 티켓팅 해두고 옥토퍼스 카드 환불하고 몇 가지 선물 더 사고 나서 시계를 보니 12시입니다. 그리 배는 고프지 않지만 끼니 때가 되었으니 먹는 것이 낫지요. 로프트 구조로 되어 있는 2층에 대형 레스토랑이 있는 것이 보여 올라갔습니다. 적당히 챙겨 들어가서 보니 여기가 Maxim. 한자로 美心이었나요? 하여간 한자로 된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와 못 알아봤습니다. 그런 연유로 막판에 찐빵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훗훗.
출국장에 있는 맥심은 상당히 규모가 큽니다. 테이블도 넓고 세팅도 다 되어 있어 가서 앉기만 하면 됩니다. 차는 우롱차를 시켰습니다. 차가 들어 있는 포트와 뜨거운 물이 들어 있는 포트를 같이 주더군요. G와 저는 여기서 가이드북을 붙잡고 한자를 해독하며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한자는 알아도 중국어를 모르니 주문하기가 꽤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국물이 있는 국수는 하나 주문했습니다.
뒤이어 나온 춘권과 짱펀. 짱펀은 저렇게 긴 접시에 담아 내온 후 주둥이가 긴 포트를 기울여 소스를 따라줍니다. 그렇게 하는 쪽이 소스를 흘리지 않고 운반할 수 있겠지요.
춘권과 짱펀. 저는 둘중 하나만 먹으라 한다면 짱펀을 먹겠습니다. 찹쌀을 묽게 풀어 쪄낸 것처럼 부드럽게 입에서 녹으면서도 찰진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이 두 가지가 내내 노리고 있던 겁니다. 아래쪽은 돼지고기가 들어간 찐빵, 왼쪽은 달걀노른자가 많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은 커스터드 찐빵. 커스터드 찐빵은 티이타님 이글루에서 보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습니다.
색을 보면 아시겠지만 달달하기도 하고 약간 매콤한 맛도 돕니다.
고기와 야채가 함께 들어 있지요.
탱글탱글 뽀얀 저 자태!
반으로 가르면 이렇습니다. 소스가 걸쭉하고 상당히 진한 노란색입니다. 니콘이라 생각보다 조금 붉게 잡힌 것을 감안해도 진한 달걀 노른자색 그대로입니다. 달달한 것이 입가심으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맨 마지막으로 나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것. 역시 붉게 색이 나왔는데 이게 탕수육입니다. 중국식 탕수육이 맛있다는 말에 시켜보았는데,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생각만큼 독특하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최근 먹었던 탕수육 중에서는 강북삼성병원 뒤쪽, 서울시교육청 맞은편에 있는 목란이 제일 맛있었습니다. 그것보다 더 맛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ㅂ'
이렇게 시켜먹고 321달러. 조금 더 나왔지만 차 값도 포함되어 있었지요. 1인당 12달러였다고 기억합니다.
아, 그리고 특이한 것 하나. 맥심의 찻주전자는 주둥이가 독특합니다. 주둥이 구멍이 하늘로 솟아 있지 않고 아래로 있습니다. 차 따르기 편하더군요.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이런 주둥이의 포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있었다면 진작에 구하러 돌아다녔을텐데 말입니다.
5. 나머지 간식들
둘째날 시티슈퍼에서 구한 스타벅스의 딸기 프라푸치노 병. G가 병이 예뻐 질렀다고는 말못합니다. 여행내내 슈퍼마켓을 돌아보았던 G의 불만은 딸기우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초콜릿 우유도 있고 커피우유도 있지만 딸기 우유는 없습니다. 그랬던 G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습니다. 아주 조금. 딸기 우유는 맞긴 맞는데 좀 많이 달았지요. 딸기셰이크를 녹인 맛이라고 생각하시면 비슷할겁니다.
역시 둘째날 먹은 아이스크림. 이날 아침 침사추이에서 센트럴로 가기 전 XTC라는 (가이드북에도 나와 있는) 맛있는 젤라토집을 스타페리 선착장에서 확인하고 침사추이로 돌아온 다음 부모님을 부추겨 들어갔습니다. 부모님이 단 것과 빵을 좋아하신다는 것이 이런 때는 좋군요. 아이스크림 맛있는 집이라고, 먹으러 가자고 부추겼더니 솔깃해서 따라오십니다.(...) 개당 23달러였던가요. 두 종의 젤라토를 올려줍니다. 어느 맛이든 다 괜찮았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지요. (쓰면서도 염장이 안되는 이유는 지금 치료한 쪽 말고 다른 쪽에 치통이 좀 있어서 찬 것을 못 먹기 때문입니다. 아우, 올 겨울은 왜이렇게 비실대는지 모르겠습니다.ㅠ_ㅠ)
이쪽은 허유산의 디저트입니다. 단팥죽 비슷한 모습에 끌려 주문을 했는데, 검은콩국물에 코코넛 밀크를 섞고 검은쌀과 타로를 넣은 겁니다. 달달한 타로의 맛이 고소한 국물과 잘 어울려... 라고 말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양이 은근히 많더군요. 보통 밥 한 그릇 정도의 그릇에 담겨 나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쌀이 들어 있으니 오죽합니까. 현미는 잘 먹지만 이 검은쌀은 조금 미묘해서 먹다가 1/3쯤부터 질리기 시작하더니 엉뚱한 쪽으로 생각이 뻗어나갑니다. 마치 지금 내가 퍼먹고 있는 것이 검은쌀이 아니라 검은 개미 같다고 말입니다. 쌀이 톡톡 씹히는 것이 그런 상상을 불어 넣더군요. 그 상상을 들은 G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아냐. 개미는 씹으면 실거야." 과연 그렇군요. 개미산 때문에 신 맛이 나지, 저렇게 달달하진 않을겁니다.'ㅂ'
그 동안 G가 앞에서 먹고 있었던 것은 이겁니다. 망고소스에 망고과육이 들어가고 망고젤라토가 얹혀진 것. 정말 진한 망고맛이 납니다. 양도 많아서 다 먹다보면 망고에 질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것만 하나 먹어도 망고는 원없이 먹은 걸겁니다. 들어간 망고양을 따져도 그렇지요.
이것으로 여행음식사진은 끝! 이제 자러갑니다. 앞 서 글 쓰고 난 다음부터 시작해 중간에 마비노기 다운힐 한 판 해주고 나서도 계속 붙들고 있었는데 이제(11시 17분-_-)야 끝났습니다. 홍콩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 마저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