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를 몰고 있지만 그래도 유지비는 무시할 것이 못되네요. 거의 6개월 모는 동안 차와 관련해 들어간 비용들을 간략하게 따져봅니다.
1.기름. 휘발유.
출퇴근은 그냥 걸어 다니고 주말에 본가 올 때만 차를 몹니다. 한 달에 얼마나 기름이 들어가는지 따지기는 쉽지 않은데 한 달에 10만원 미만으로 들어가나봅니다.
2.보험료
작년에 차 살 때 왕창 들어갔지요. 110만원. 첫 보험 가입이라 비쌌다고 알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부디 내려가기를.
3.세금
어제 냈습니다. 진작 알았다면 1월에 낼 걸 그랬나. 10만원이 안되어서 1년치를 한 번에 납부했습니다.
4.정기검사
오늘 고지서가 날아왔습니다. 2년에 한 번하는 정기검사 받으라네요. 가격은 낮지만 그래도 ... 통장 잔고 보면 이달은 무리고 다음달쯤 받을까 합니다. 예약 미리 해둬야 조금이라도 할인 받겠네요.
올해는 둘째치고 내년에는 자취방을 조금 먼 곳으로 옮길 예정이라 아침 출퇴근이 불가피합니다. 그럼 유류비가 더 들려나요. 하지만 사택으로 옮겨야 전세비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테니까요. ... 가구 구입하는 비용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기도 하지만 어쩌려나. 솔직히 냉장고랑 세탁기만 있으면 나머지는 어찌 되긴 할 겁니다. 두고 보긴 해야겠네요. .. 아차. 에어컨도 빼먹으면 안되지.=ㅁ=
책 앞의 1/3을 읽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건너 뛰고 나서 뒤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뒷부분에서 스위치가 눌렸습니다. 일단 리뷰를 쓰고 나서 그 다음에 다시 앞부분 이어 읽을 요량입니다. 다 읽지 않고 일단 쓰는 것은 그 방아쇠가 어디서 당겨졌는가를 적기 위함입니다.
뒷부분 내용을 적지 않을 수 없으니 내용 폭로가 싫으시다면 아랫부분은 읽지 않으시면 됩니다.
앞부분의 이야기는 상당히 괜찮습니다. 유명 화랑의 주인이 칼에 찔려 사망하고 방안은 밀실입니다. 그리고 경찰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지만 외부인 침입 흔적은 많지 않고 창문도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주변 인물부터 차근차근 조사해 나가는 이야기가 앞 이야기의 주요 내용입니다. 원한을 가질만한 인물은 있지만 그렇다고 죽일 정도는 아니고 재산상의 문제가 있냐면 .. 그것도 애매하군요. 다만 이 앞부분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데 수사팀의 지휘권을 가진 경부가 매우 싫어하는 타입이라 읽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앞부분 읽다 말고 뒤로 넘어간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운노 형사는 그런 경부 아래서 꽤 오래 일했나봅니다. 위경련 때문에 고생도 했다는군요. 그 위경련 증상이 도질까 싶었던 찰나, 낯선 인물이 살인현장인 저택에 들어오겠다고 난동을 부립니다. 그리고 그 인물은 오랫동안 연락이 두절되었던 조카입니다. 백수는 아니고 내키는대로 일하다가 돈 벌며 놀다가 어쩌다 하는 이 조카는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서 외숙부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합니다. 그렇게 탐정역과 그 보조역이 등장합니다만. 으으음. 주인공 탐정도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건너 뛰는데 상당한 기여를 합니다.
자아. 하지만 스위치가 눌린 것은 앞이 아니라 뒤에서였습니다. 막무가내 경부나 철없어 보이는 탐정은 그렇다 치지만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누구냐면, 피해자입니다. 칼에 찔려 죽은 화랑 주인은 적절한 벌을 받아 잘 죽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쁜 놈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트위터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 덕에 조금 예민해 있던 찰나 이런 이야기가 나오니 죽일 놈 밖에 안되더군요. 벌을 주기도 어렵습니다.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을 거고요.
자아. 제가 스위치가 눌렸던 것은 그 범죄 때문이 아닙니다. 피해자가 저지른 범죄는 용서하기 어렵습니다. 미성년자는 아니었지만 그에 가까울 정도로 어린 여성을 강간합니다. 그것도 폭행하고 강간하였으며, 폭행 과정에서 여성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고 후처치가 늦어서 오른손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됩니다. 오른손잡이 화가에게는 화가의 생을 끝내는 선고나 다름없지요. 그 사건으로 임신해서 어쩔 수 없이 결혼했으나, 결혼한 뒤에는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 미소녀 화가, 사고로 붓을 잡지 못해 더 이상 작품을 그릴 수 없는 인물이라는 이름표가 사라지니까요. 앞서 그린 그림의 가격이 확 떨어집니다. 화가의 손을 빼앗고 붓을 빼앗고, 사람의 인격을 무너뜨린 것으로도 부족해 가스라이팅을 합니다.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네가 임신해서 어쩔 수 없이 결혼했다느니, 임신한 것도 일부러 그런 것 아니냐는 등등의 망언을 퍼붓습니다.
견디다 못한 아내는 남편을 죽이기 위해 독약을 씁니다. 그리고 중금속에 중독되어 남은 날들을 제대로 살기 어렵다는 판정을 받은 남편은, 자살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냥 죽으면 분명 부검을 받고 아내가 독극물을 먹였다는 사실이 들통날 것이니, 아내를 위해 그 사실을 감추고 가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칼로 자기 자신을 찔러 자살합니다. 다만 그날 모종의 사건으로 자신의 심장을 칼로 찌른 상태에서 열린 창문을 스스로 닫아야 하는 상태에 몰립니다. 초인적인 힘으로 창문을 닫고 쓰러져 절명합니다.
탐정과 형사들은 이 이야기를 하면서 죽은 남자를 칭찬합니다. 숭고한 희생, 아내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서 엄청난 고생을 감수한 사람이라고요. 거기서 스위치가 눌려서 이 책을 더 읽을 생각이 사라집니다. 스토킹, 주거침입, 폭행, 강간. 거기에 가스라이팅과 불륜, 화가의 붓을 꺾은 것까지. 그런 놈을 용서하라고요? 아내를 위해 그정도 고통을 감내했으니 대단한 인물이라고요?
이 책을 빌린 것은 작가의 두 번째 책이 나왔고, 그 앞편으로 이 책이 언급된 것을 보아서였습니다. 두 번째 책은 토스카가 주제더군요. 이 책은 에콜 드 파리, 동시대를 영위한 파리의 여러 화가들이 주요 소재입니다. 이야기를 버무리는 것은 괜찮았지만 저기에 기술한 이야기만큼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 책도 그리 기대는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탐정과 그 주변 인물이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으니 읽는 내내 마음에 걸리겠지요.
후카미 레이치로.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 박춘상 옮김. 한스미디어, 2014, 13000원.
예술사, 미술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재미있을 겁니다. 저처럼 스위치만 눌리지 않는다면요..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