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얇지만 읽을만 하고 생각해볼 부분도 많은 책입니다. 서가 브라우징 하다가 들고 왔고 읽는데도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사한 책을 많이 봐서 이 책도 비슷한 종류일까 생각했는데 적게 소유하며 살기 위한 선행 조건으로 생활 습관을 고치는 걸 언급하고, 그러기 위해 두 주에 하나씩만이라도 습관을 바꾸자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게다가 그 습관들이 제가 고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해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집에 잔뜩 쌓아 놓고 어지럽게, 정리 안되는 삶을 살지 말고 차라리 덜 소유하는 삶을 살라고 하는 책입니다. 읽다보면 저절로 설득되는데 몇몇은 동의 못합니다. 특히 책. 나온지 1개월 이상 지난 잡지는 필요한 부분만 떼어내고 버리라는데 그게 되면 책이 이렇게 쌓이지 않지요. 언어가 다른 잡지는 보는 일이 드물어 그저 쌓아만 놓고 있지만 책은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존재입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를 어떻게 버리나요! (...)

잠시 헛소리가 지나갔고.

하여간 책에 대한 태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실천 가능한 일들입니다. 트위터에도 올렸지만 가슴 깊이 남은 이야기도 있었지요.


p.20

형태가 있는 모든 물건은 언젠가 망가지게 된다. 망가지는 게 무서워서, 흠집이 나는 게 무서워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물건을 사용할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


그 앞에는 좋은 물건이라면 더더욱 자주 사용하여 그 물건의 가치를 즐겨야 한다는 말이 있군요. 고급품이라고 아끼지 말라는 겁니다. 이걸 읽고 나니 언젠가 쓰겠다며 서랍 안에 고이 모셔둔 온갖 물건들이 떠오릅니다. 흔히 굿즈라 불리는 그거 말입니다. 제가 제일 두려워 하는 건 망가지거나 흠집 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리는 것인데... 그렇지 않아도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기 때문에 정을 붙이지 않도록 일부러 마음에 덜 드는 것을 구입하거나 마음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끄응. 그것도 정신적으로 꽤 부담이 갑니다.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렸을 때 '나는 이것을 좋아하지 않았어.' '망가져도 괜찮은 물건이야.'라며 자기 최면을 거는 것 말입니다. 힘들어요... 그래도 서랍에 모아 두었다가 상하거나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은 더 아까우니 주말에 집에 가서 서랍을 다시 한 번 더 털 생각입니다.



뒤에 나오는 정리하는 방법도 흥미롭습니다.

받지 않고, 사지 않고, 비축하지 않고, 대용하고, 빌리고, 없이 지내고. 이 중 빌리는 것은 제 성격과는 맡지 않으니 거의 안하겠지만 나머지는 그럭저럭 할 수 있습니다. 공짜라고 덥석 물거나 받지 않고, 싸다고 잔뜩 사서 쟁여 놓지 않고, 꼭 그게 아니라 다른 상품이나 도구로 대신할 수 있다면 그걸 쓰고, 없이 지내고. 자취생활하면서도 비슷한 삶을 지내고 있으니까요.....

아, 물론 여기서도 책과 취미생활은 제외됩니다. 이 둘이 끼어들면 전멸이니까요. 특히 피규어 류는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왜 사냐 싶은 것인데 이미 무간지옥에 빠졌습니다. 손 뗄 수가 없어요. 하하하.;ㅂ;



98쪽부터 여섯 쪽에 걸쳐 소개한 점검항목은 실천하기 어렵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비닐봉투를 받지 않는다거나, 우편물을 그 때 그 때 처리한다거나, 레토르트를 줄이고 등등. 하지만 지금보다 30분 일찍 일어나는 것은 무리입니다. 지금만으로도 충분해요. 여기서 잠을 더 줄이려면 9시부터 이불 속에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하여간 따로 적어 놓고 매일 매일 확인해보고 싶네요. 당장 오늘부터라도 해봐야지.+ㅅ+



카네코 유키코. 『적게 소유하며 살기』, 나은정 옮김. 부즈펌, 2013, 11800원.


항공기에서의 사진은 대동소이한데, 그래도 좌석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귀국할 때는 날개 뒤쪽이라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요. 도쿄 갈 때는 날개 바로 위였습니다.

작년까지는 안 그랬는데 이번 여행은 혼자 가니 심심하더군요. 일행이 적으면 음식 여럿을 시킬 수 없다는 것도 걸리고요. 근데 1박2일이라 일정이 짧은데다 갈 곳은 많아 정신없이 돌아다니다보니 그 생각도 사라지더랍니다. 혼자 다니면 빨리 돌아다닐 수 있지요. 같이 끌고 가면 좋은 건 역시 G인데 G는 시간과 일과 자금과 기타 등등 때문에 무리죠......


이번 여행을 하면서는 이모저모 넋 나간 짓을 자주 저질러서 문제였는데 그 때마다 G가 메시지로 옆구리를 퍽퍽 찔러주더군요. 그 보답으로 여행 선물을 왕창 안겼지만요.

아차. 잊지말고 주말에는 운전용 색안경 알을 맞추러 가야합니다.=ㅅ= 여행에서 테를 사왔으니 알을 넣어야.... 평소 안경을 쓰다보니 보안경에도 색을 넣어야 하는군요. 번거롭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보던 판타지 소설 중 여럿이 프리미엄으로 전환되어 더 이상 못봅니다. 나중에 책으로 나온다해도 사서 보게될까 싶기도 한데, 프리미엄으로 편당 결제해서 보는 건 감질맛 나니 책으로 몰아 보는 것이 좋기도 하고요. 이전에 들은 것이지만 책으로 보는 것보다 쿠폰 결제해서 보는 쪽이 작가에게는 수익이 더 돌아간답니다. 그거 생각하면 완결 났을 때 한 번에 결제해서 보는 것도 좋겠네요. 그러면 매번 조아라에 접속해서 봐야한다는 점이 걸리는군요.


재미있게 보던 『렛 잇 플라이』는 엊그제 완결편이 올라왔습니다. 소장본 신청 중이니 주문하시어요. 아, 마감일이 언제더라. 하여간 단권이라 저렴(...)해서 덥석 물었습니다. 오메가버스는 소재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데 이건 소재가 취향이라 물었지요. 정비사공×파일럿수라 안 낚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옆에 계신 B님께도 영업중. 3월 31일 습작 예정이니 달리실 분들은 미리 보세요.


최근 아침마다 몸이 붓는데, 저녁에 먹고 자서 그런 건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녁을 안 먹으면 금방 확인할 수 있는데 저녁 안 먹기가 요즘 쉽지 않네요. 체력이 훅훅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서 더더욱. 하루에 섭취하는 달걀 수를 늘릴까 고민중입니다. 하루 두 개.. 으으으음. 아니면 우유를 늘릴까.

정 안되면 호박이나 팥을 조달할 생각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장에서 늙은 호박 사올 걸 그랬네요. 집에서 찹쌀가루만 챙겨오면 무리 없이 호박죽을...! 그런데 호박을 안 사왔으니. 흑흑흑. 다음 장날을 노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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