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몇 주가 아니라 한 달 이상 전의 사진입니다. 한창 방에서 겨울옷을 정리해 겨울이불과 함께 집어 넣다 보니 무채색의 색상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장 찍었지요. 옷들은 전부 회색이지만 모두 다 다른 회색입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책은 읽기가 어렵습니다. 이번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한 권이 그렇네요. 신청했다는 사실 자체를 까맣게 잊고 있다가 빌렸는데 서문만 읽고는 고이 덮었습니다. 읽다가는 울화통이 터질 것 같더군요. 책 자체가 그렇지만 울분을 토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비교할만한 사건과 함께 놓았습니다. 볼만한 책이지만 저는 못읽을 책이더랍니다. 그리하여 감상문 없이 고이 반납할 예정입니다.



주문한 화분은 주말 동안 도착해서 저를 기다리고 있더랍니다. 그리고 오늘 호미를 살 예정이고, 비오는 상황을 봐서 오늘이나 내일쯤 흙을 미리 담아둘 것인데 오늘 묘목을 주문하지 않으면 자칫 주말 동안 묘목이 시들 가능성도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아침에 서둘러 주문했는데 주문하고 보니 배보다 배꼽이 큽니다. 묘목보다 화분이 더 비싸네요.

괜찮습니다. 그렇게 해서 화분보다 더 비싼 묘목이 되도록 잘 키우면 되는 거죠. 본격적으로 나무를 키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두근두근 합니다. ... 2년도 더 전에 구입한 유자는 이미 까맣게 잊었고. 그도 그런게 1년생을 구입했는데 제가 키우는 동안은 잘 못자라더니, 어머니께 맡긴 순간부터 쑥쑥 자라서 제가 키운 나무가 아니라고 체념했습니다. 부디 이번의 나무들은 죽지 않고 잘 자라길. 크흡.;ㅂ;



자아. 이번주의 지름 예정도 오늘로 대강 마무리 되었고, 그러니 더 지르지 않기만을 바랄 따름입니다.ㅠ


이자카야라고 썼지만 가정식 요리나 끼니거리가 되는 음식도 있기 때문에 술집으로만 보긴 어렵습니다. 쉽게 말해 밥 먹으러 가기에도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한 곳은 서울예고 길 건너편 안쪽 골목에 있고, 다른 하나는 거기서 버스 한 정거장 정도 국민대방향으로 가다보면 있습니다. 서울예고 맞은 편이 마사, 길가의 건물 2층에 있는 곳이 우노야입니다. 마사는 테이블도 몇 개 안되는 작은 집이고 우노야는 상당히 규모가 커서 모임을 해도 될 정도더군요.






1차였던 마사에서 한 잔. 식사할 때 맥주를 즐기지 않는 건 술이 싫어서가 아니라 배가 불러서입니다.ㄱ-;





맥주와 함께 풋콩을 즐기는 사이 도착한 닭튀김. 저는 무난하게 먹었는데, 원래 주방을 담당하시던 아저씨가 일본으로 돌아가셨다더군요. 그래서 예전보다 맛이 덜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맥주와는 잘 어울립니다.






히야시추카. 냉라면입니다. 그릇 가장자리에 있는 것이 아마 겨자였을 겁니다. 양상추를 잘 섞어서 새콤달콤 짭쪼름한 국물에 찍어 먹으면 맛있습니다. 날이 흐려서 맛이 조금 덜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네요.






그야말로 술안주였던 명란달걀말이. 달걀말이는 국물이 아니라 우유를 넣은 건가 싶은 정도로 부드러운 맛에, 짭짤한 명란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그러다보니 하나씩 줄어드는 것이 참 아쉽더라고요



앞서 카페에서 잔뜩 먹기도 했고 시간이 이른 것도 있어서 이렇게 먹고는 배가 불렀지만 여기는 가게가 작으니 느긋하게 수다 떨기는 조금 그렇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그게 앞서 언급한 우노야였지요. 설렁설렁 걸어 올라가다가 길가에서 코핀그루나루를 발견하면 그 2층으로 가면 됩니다.

여기도 음식종류가 다양한데다 양이 꽤 많답니다. 배가 불러 시킨 것이라고는 시샤모뿐이지만.





이게 1만원어치. 앞서 냉라면이 5천원이었고 생맥주가 3천원? 아마 그정도였을 겁니다. 한 사람이 카드를 다 결제하고 나중에 정산했을 때 예상 외로 적게 나왔거든요. 술 마신 것 감안해도 대략 1.8만 가량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맛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요. 사진에 보이는 생선들은 알이 통통하게 밴 것이, 이렇게 알밴 생선을 먹으면 후대에 멸종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

설마 진짜로 믿으시는 건 아니겠지요? 하여간 우노야는 나가사키짬뽕도 양 많고 괜찮다고 들어서 다음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여름 날 중 언젠가 한 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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