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상은 차렸지만 사과는 남겼다가 점심에 먹었습니다. 이게 아침식사였지요.

지난 주부터 아침에는 닭고기가 들어간 채소수프 혹은 채소찜을 먹고 있습니다. 지난 주 화요일에 재료를 사서 수요일에 만들었지요. 그러니 목요일 아침부터 이게 아침식사로 올라왔습니다. 목요일에 찍은 사진이라고 기억하는데, 이렇게 준비해놓고 먹으니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사과와 말린 고구마는 점심으로 돌렸습니다.


수프 만드는 법은 간단합니다. 재료는 양배추 반 통, 양파 3개, 당근 큰 것 하나, 그리고 닭 안심 한 팩. 한 팩이 몇 그램이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크고 작은 살점으로 대략 8개쯤 되었다고 기억합니다. 근막을 제거하고는 프라이팬에 굽고, 그 사이 양파와 당근, 양배추를 손질했습니다. 양파 두 개는 얇게 채 썰고, 하나는 숭덩숭덩 썰었지요. 얇게 썬 것은 흐물흐물하게 볶고, 거기에 숭덩숭덩 썬 양파를 섞어 같이 볶은 뒤, 부채꼴로 얇게 썬 당근이랑 양배추 반통을 넣습니다. 채소가 숨이 죽으면 거기에 고기를 넣지요. 물을 넣고 나서는 수분이 졸아들 때쯤 불을 끕니다. 참 쉽죠?


그리고 특징적인 것.

양념이 하나도 안 들어갑니다. 심지어는 소금도! 왜냐하면 방에 그런 부재료가 전혀 없거든요. 그래도 평소 식생활이 이래서인지 오히려 채소의 단맛과 짠맛이 느껴집니다.(....) 우유의 단맛도 느끼고요. 아마 다음번에 만들 때도 소금은 안 넣지 싶습니다. 집에서 들고 오기 번거롭고, 짠 맛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저기에 오뚜기 카레가루를 붓는 것이 훨씬 간편합니다. 뭐, 감칠맛을 위해 집 냉장고에 처박힌 토마토 페이스트도 들고 왔지만 저 자체로도 괜찮더군요. 상황 봐서 맛에 질리면 페이스트를 투하할 생각입니다.



이게 들어가니 그럭저럭 채소 보급률이 올라가더군요. 거기에 고기가 들어간다는 시점에서 마녀수프는 아니지만, 그래도 칼로리는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ㅠ-; 그렇지 않아도 식이조절 앱 때문에 칼로리에 아주 민감해졌는데 꽤 도움이 되는군요. 크흡.;


요리사 이름은 고현철인데 옮긴이가 따로 있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저자 소개를 보고 알았네요. 제일교포 3세랍니다. 어머니와 누나도 요리연구가이고 본인도 요리연구가. 거기에 NHK 등에서도 나온 모양입니다. 그건 둘째치고 책 자체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표지에 식빵이 그려진 것을 보고는 손이 갔는데 그건 겉표지고 속표지는 맨 식빵이 아니라 조리된 식빵입니다. 그것도 마요네즈로 둘러싸고 거기에 달걀을 얹은 뒤에 후추를 갈아 뿌려 오븐에 구워낸 토스트. 말만으로도 군침이 도는데 실제 사진도 굉장히 맛있어 보입니다.


책에는 단순한 식빵에서부터 치즈나 프라이를 올린 음식, 거기에 크로크무슈나 크로크마담 같은 식빵을 이용한 음식이 나오고 뒤에는 프렌치 토스트 같은 활용 음식들이 나옵니다. 쉬운 것도 있고 어려운 것도 있고, 카페에서 만나는 식빵을 이용한 디저트도 등장해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저처럼 빵 좋아하는 인간에게는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과 좌절을 불러 일으키는 무서운 책이더군요. 좌절하는 이유야 뭐, 식이조절 중이기 때문이기도 하고..(먼산)

당장 빵집에 가서 통식빵을 들어다가 뭐라도 해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크흡.;ㅠ;



빵 가장자리로 만드는 카린토(가린토)도 있고, 트라이플이나 티라미수도 있는 걸 보니 꽤 재미있습니다. 트라이플이나 티라미수는 원래 파운드케이크나 레이디핑거 같은 달달한 케이크와 과자를 사용하지만 식빵은 구하기 쉬운 만큼 대용품으로도 가능하겠다 싶네요. 게다가 프렌치토스트나 빵푸딩 같은데서도 식빵을 디저트용 식재료로 사용하니까 대용해서 만드는 것도 나름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하여간 이쪽은 책 편집도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 곳이 있긴 있던가..?




고현철. 『매일 먹는 식빵, 어떻게 먹어야 맛있지?』, 용동희 옮김. 그린쿡, 2015, 12000원.


원제가 『고현철の食パン食』인가봅니다. 이쪽도 제목이 좋지만 확실히 번역제목도 나쁘지 않네요.

(최근의 라노베 제목 경향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아주 조금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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