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어제의 사건으로 아주 절절하게 체감하고 있다.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나랑 G 사이에서도 너무 오래 알았기 때문에 알아 줄 거라 생각하고 말하지 않다가 사단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어제 터진 것은 .. .. 참, 뭐라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각의 사람들을 무기경(신임계는 빼고)로 나누어 설명하자.-_-

무는 요즘 일이 바쁘다. 그렇기 때문에 12월 마감인 다른 업무를 할 심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런 와중에 기가 나서서 본인이 그 업무를 해주겠다고 했다. 무와 경의 공동작업인 셈인데, 거기에 무의 일을 기가 대신하는 상황이었다. 일단 무는 경에게, 중간보고는 10월 말에는 끝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원래는 여름부터 시작된 일이었고, 기가 대신해주는 것은 밑작업에 가깝다. 이걸 8월부터 시작한다는 걸 미루고 미루다가 추석도 지나고 10월에야 들어갔다.

무는 기에게 맡긴 상황에서 점검을 거의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당사자가 아니니 나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기가 알아서 하겠다며 나선 것도 있고, 무보다는 그런 일을 기가 잘 안다고 했고, 기가 무보다 연장자다. 그래서 무는 기에게 맡긴 상태였다.

두 주 전에, 경은 무에게 밑작업 완료 시점을 물었고 무는 (아마도 경에게 들은 대로) 10월 중순에는 끝날 거라고 답했다. 그리고 경은 그걸 밑고 2차 작업 시작일을 오늘로 잡았다. 관련 업체에 연락해서 오늘 중으로 시작하도록 이야기를 해둔 상태이다.


어제, 경은 밑작업 상황을 점검하러 갔다. 그리고 알았다. 밑작업을 감독한 기가 업무 감독을 하면서 한 달의 여유를 준 덕분에 아직 밑작업이 끝나지 않았으며, 밑작업 후에 두 주 간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여유도 없다는 것을. 거기에 무와 경의 공동 작업임에도 기가 자신이 잘 안다며 기에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고 한다는 것을.
'그런 게 왜 필요해?' '네가 잘 몰라서 그래.' '그런 것 필요하지 않으니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
연장자다. 거기에 경에게는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그래서 경은 꾹꾹 눌러 참고 돌아왔다.. 만.



무는 중간 점검을 해야 했지만 자신의 업무가 바쁘고, 기가 어련히 잘 해줄 것이라 믿고 그대로 넘겼다.
경도 중간 점검을 해야 했지만 무에게만 전화를 걸어서 확인했다. 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사단은 결국 1차 업무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 완료 시일이 늦춰진다는 것, 경이 잡은 2차 업무의 몇몇 틀을 흔들었다는 것으로 이어졌다. 무-기-경 사이에 제대로 된 소통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겠지. 나는 이번 상황의 1차 잘못을 무에게 두고 있다. 무에게는 기나 경이나 둘 다 어려운 사람임에는 틀림없지만 무가 나서서 밑작업을 하겠다고 한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책임은 물을 수 없지.ㄱ-)
본인의 업무가 아님에도 나서서 도와준 것은 고맙지만, 당사자가 아닌데도 나서서 상황을 통제하려고 하는 기도 참.
경은 ... (먼산)


그래, 이 모든 것은 소통 부재가 원인입니다. 젠장.T^T
아니, 뭐, 이쯤되면 어장 관리는 아닙니다. 한나 본인 입으로 노먼과 결혼할 수 없는 이유를 "다른 남자에게 가슴이 뛰기 때문에"라고 하고 있고, 다시 말해 결혼은 노먼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편도 읽다보면 마이크에게 심장이 뛰는 장면이나 질투하는 장면이 한 둘이 아니고요.
직설적으로 말해서 노먼만한 남자는 없습니다. 그러니 한나에게는 노먼이 최고입니다. 하지만 그런 한나가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다른 남자 운운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결혼할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_-; 그걸 알면서도 매번 한나가 벌이는 헛짓거리(..)에 광분하고 있으니.. 이런 류의 소설을 싫어하신다면 접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몇 편 째인지 세고 싶지 않을 정도로 어장관리 중이니까요. 물론 마이크의 어장관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먼이야 이전에 한 번 약혼했던 여자가 있었을 뿐이고, 그 여자도 그리 질은 좋지 않았는데, 마이크는 사별한 뒤 그 특유의 페로몬을 여기저기 뿌려대고 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은 작가의 설정이고, 노먼은 결혼하기 좋은 남자, 마이크는 연애하고 싶은 남자이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이번 편에 대한 감상은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다음편 내놔!

그도 그런 것이 이야기가 다 안 끝났습니다. 이전에 몇 편이었더라, 하여간 그 편도 결말부분에서 다음편에 이어지는 무언가를 내보였는데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전체 이야기가 다 끝나지 않았어요. 몇 편 전에서 어머니가 재혼을 발표했는데 이번 편에서도 무던히 속을 썩이네요. 아마 다음 편은 어머니의 결혼식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만. 그 이야기가 끝나면 이제 제발 한나의 결혼 이야기도오오오오.ㅠㅠ 시리즈는 결혼하고서도 이어질 수 있단 말입니다!
(하기야 그렇게 되면 육아까지 나오겠...;...)


조앤 플루크. 『블랙베리 파이 살인사건』, 박영인 옮김. 해문출판사, 2014,

당연한(?) 이야기지만 블랙베리 살인사건의 트릭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번 편의 주요 사건은 한나가 폭풍우에 휘말렸다는 것이고, 아직 빠져 나오지 못했다는 겁니다. 읽고 나면 한동안 차가 무서울 겁니다.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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