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읽으면서 엉엉 울뻔했던 무서운 책입니다. 처음 들고 읽기 시작할 때는 긴가민가하고 들어갔지만, 읽고는 마음에 들다 못해 여러 권 구입해서 여기저기 뿌리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어릴 적, 이야기 쓰던 때의 기억이 문득 떠오릅니다.
그 전주에 읽었던 책 중 『전생에 미켈란젤로였다』는 조금씩 읽는 중입니다. 지난 주에는 다른 소설에 밀려서 손을 못댔네요. 비누 이야기까지 보고 나니 이 사업, 어디까지 갈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소설 속 노동행위들을 보고 있노라니 악덕기업이란 생각에, 진도가 느립니다. 물론 개인 사업자나 프리랜서지만 그래도 휴식없는 노동은 보는 이들에게 피로감을 주니까요. 저는 천재도 아니고 일반 노동자다보니 수당 없는 초과근무 쪽이 훨씬 가깝습니다.
E날다람주i. 천재 아이돌의 2회차 무대 96~146.
현대, 회귀, 경연프로그램.
https://www.joara.com/book/1696183
최근 연재분까지 따라잡았습니다. 읽으면서 내가 왜 정신 건강에 안 좋은 내용을 내내 붙들고 있지? 싶은 생각에, 한동안 더 모았다가 볼 생각입니다. 지난 주 후반에 비슷한 소설을 읽으면서 이 소설 내용이 묻힌 것도 있긴 하고요.
무엇보다 계약금 500억 운운하는 문제, 모셔간 싱어송라이터에게 붙여준 매니저가 저런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폭발했습니다. 특히 후자요. 정신적 문제가 있는 주인공이라면 거기에 붙일 매니저도 훨씬 고급인력이어야 합니다. 계약금을 그렇게 준 소중한 아티스트라면 그 옆에 붙여주는 팀도 팀장이나 실장급 매니저에 로드매니저는 또 따로 붙여야 하지 않나요. 최소한 실장급의 경험 많고 경력 좋은 이를 붙여야 했다는 생각에 소속사 대표님(이자 어머니 절친)에게 매우 실망했습니다.
경우. 기묘한 미술관 1~25.
현대, 미술, 판타지.
https://www.joara.com/book/1718776
알라딘 신간 검색하다가 확인한 소설입니다. 1권, 무료 분량을 읽고는 1권과 2권을 결제했지요. 1권 분량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어릴 적, 선원으로 배를 타고 멀리 나가시던 아버지는 그림 그리는 차남의 꿈을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못하는 몸이 되면서, 아들은 그 꿈을 꼭 이뤄야 하는 목표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탁월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는 시각장애인인 형의 돌봄은 어머니가 전담하게 됩니다. 그 때문에 힘든 생활이 계속되고요.
종로의 길거리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어떻게든 생활을 이어가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들어간 미술관에서 알폰스 무하의 미디어아트 전시를 접하고, 그 전시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무하를 만납니다. 그 일은 무하의 그림을 그대로 따라가는 가전 제품 디자인 전의 대상 수상으로 이어지고요.
무난한 실력을 가졌던 예술가가 전생을 자각하거나 기연을 만나거나 하여 새로운 능력을 깨치는 소재는 꽤 많습니다. 하지만 무하가 등장하다보니 일단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대상을 받게 된 사건과 극복은 썩 마음에 드는 장치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단 2권까지 읽어보고 결정하렵니다.
하지만 지난 주에는 다른 소설 14권짜리 읽느라 밀렸습니다.
카르페XD. 비터 스윗 스윗 달링 1~5, 외전.
BL, 현대, 연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9366849&start=slayer
뜬금없이 생각나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연기 관련 소설들 읽다가 연상작용이 여기까지 튄게 아닌가 싶고요. .. 이러다가 『블라우어 로즌』도 찾아 읽을 것 같고?
양파랑. 회귀 이단심문관의 악마 사냥법 1.
판타지, 회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1081591
알라딘 신간 검색을 하다가 무료인 1권만 담아 읽었습니다.
이단심문관인 나는 인류가 멸망하는 그 마지막의 마지막 장소에 있었습니다. 공포의 대상이며 배제의 대상인 이단심문관으로 오래 일하며 성녀를 보좌했지만, 악마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습니다. 여러 번의 기회를 날리면서 결국 멸망에 이른 거죠. 성녀는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심복인 그를 과거로 날려보냅니다. 죽었다고 생각했다가 다시 깨어난 그는 이제 막 스승님을 떠나와 세계에 발을 딛은 참이었지요. 이제 곧 노예상에게 붙잡힐 테고요. 이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는 선택을 조금씩 바뀌 만신전으로 향합니다. 인간계에 숨어 있는 악마를 처단할 방법을, 그물을 짜면서요.
유일신이 아니라 만신이라, 여러 신에게서 힘을 빌려올 수 있지만 아직은 몸이 따라가지 못해서 모든 힘을 쓸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회귀 전에 보였던 성녀의 모습이, 예전부터 회귀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증거임을 뒤늦게 깨달았고요. 한 두 권 정도는 더 읽어볼 생각입니다.
gozz. 100일간의 무인도 표류기, 현승희 옮김.
현대, 판타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8038516&start=slayer
토요일의 건강검진을 위해 상경하면서 붙들었던 책입니다. 별 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다가 오열할 뻔한 무서운 책이기도 하고요.
블루스카이에서 다른 분이 추천하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충동구매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리기간 동안에 트위터에 하루 한 그림씩 연재했던 내용을 모아서 엮었다는군요.
작가님의 트위터 계정입니다. 아 그림 귀엽다...!
'나'는 배를 타고 항해하던 중에 표류하여 낯선 무인도에 떨어집니다. 무인도에 떨어진 1일부터 시작한 나의 일기는 1차원적 그림이 아니라 지면 아래의 공간도 묘사하는 디오라마 형태로 소개됩니다. 평범한 일상 같지만 땅 밑을 보면 그게 아니라는 점이 무섭지요. 무인도를 탈출해 어떻게든 집으로 가야하는 건, 첫날의 표류 이후에 천천히 떠오르는 기억 때문입니다. 부모님 없이 혼자 동생을 돌보는 오빠는 돈을 벌기 위해 배를 탔고, 동생은 집에 홀로 남아서 오빠를 기다립니다. 동생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야합니다.
하지만 이 섬은 뭔가 이상한 것이 많습니다. 손재주가 좋은편이라 뭐든 뚝딱이며 만들어 내지만, 바다를 나가는 뗏목을 만들었다 벌어진 사건은 그의 노력을 비웃는 듯합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다가오는 것은 ... (하략)
주인공도 간략한 모습으로 묘사하지만 무인도의 여러 동물들 모습이 또 귀엽습니다. 하. 귀여워요... 진짜로...! 그러니 인형 내주시면 안될까요! ;ㅂ; 저거 폭신폭신한 인형으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세 마리 모두 내주시면 좋겠... 겠....
피제이. 기레기와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 1~14.
현대, 회귀, 빙의, 아이돌.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2938321&start=slayer
처음에 별 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다가 읽어도 읽어도 끝나지 않는다며 반쯤은 울며 달렸습니다.
『사라진 아역 배우가 돌아왔다』, 『재벌 3세 천재 배우가 되었다』를 다 읽고 독서기록 작성하는 도중에 그 전작이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14권을 한 번에 구매했고 지난 주에 다 읽었습니다. 음, 하지만 아마도 이 소설은 재독하지 않을겁니다. 읽는 동안에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이 읽고 싶어졌거든요.
시간상으로는 『기레기와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이 먼저 출간되고,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이 그 뒤에 연재되었을 겁니다. 보통 소설 내 시간 시점은 연재 당시의 시점과 같이 가는데, 『기레기와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의 출간은 2021년이고 소설 속에서는 2016년부터 2028년까지 진행되지만,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 연재된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보다는 앞일거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찾아보면 나오긴 할거예요.
초반 소재가 몇 가지 겹쳐보입니다. 하지만 양쪽은 완전히 다른 방향의 시각을 보여줍니다. 『기레기와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은 뺑소니 교통사고 후 사망한 김용민이, 저승사자에게서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회귀하여 다른 이의 몸에 빙의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데서 시작합니다. 수락하자 새롭게 도착한 몸은 미국에 있는 최이안이라는 소년입니다. 아직 성인은 아닌 최이안은 할아버지 대에 이주한 한인 3세로 매우 잘생겼습니다.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인물이지요. 그리고 그런 최이안에게는 보조 시스템 비슷한 카메라가 하나 붙습니다. 카메라는 자칫하면 시크하다고 착각할 수 있는 정신공격형 말투를 가졌으며, 그래서 입으로 제 업보를 쌓습니다. 하지만 최이안이 기억하지 못하는 여러 연예계의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는 터라 선택의 기로에서는 약간 도움이 됩니다.
최이안은 그런 카메라의 도움을 받아서 회귀 전에는 해외에서 인기를 더 많이 얻었다는 그룹 아위(AWY)의 멤버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아이돌 성장담이 시작되지요.
제목에서 카메라의 정체를 폭로하고는 있지만, 초반부터 카메라의 정체에 대한 복선이 많아서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도 최종적인 정체는 예상 못한터라 꽤 당황했지요. 이 소설을 재독하지 못할거라 생각하는 건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 재독 불가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소설에는 커뮤니티나 팬클럽의 실시간 반응이 많이 등장하며 굉장히 부정적인 반응의 댓글이 많습니다. 주인공뿐만이 아니라, 읽는 독자에게도 독이 쌓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으면서 소설을 읽어야 하나 싶은 정도로요. 물론 법적 대응을 하면서 조금 나아지지만, 그럼에도 속 시원하게 처리되지는 않습니다. 거기에 소설 속 이야기가 한 갈래가 아닙니다. 이 다음 작품인 『재벌 3세 천재 배우가 되었다』는 미래에서의 시간여행, 빙의, 추리와 핸디캡/페널티의 이야기를 나누지만 모두 방향은 하나입니다. 주인공이 여기에 자리잡고 꾸준히 연기하는 것이요. 물론 재벌 옹호라는 문제는 뒤에 남습니다만, 그 또한 나름 귀엽게 포장합니다.
『기레기와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 도 초점은 김용민의 최이안화에 맞춥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가 등장하면서 조금은 난잡한 모습이 보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꼭 들어갈 필요가 없는 내용도 들어간 것 같더라고요. 초점을 맞춰야 하는 건 전직 망돌이 현생에서 성공하면서 자신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가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첫 작이니까요. 거기에 망돌이어서 배우로도 조금 활동했던 김용민 때문에 최이안도 연기에 발 들이면서 아이돌 외에 연기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내용이, 담고 있는 방향이 너무 많아요.
무엇보다 회귀 전 후의 소속사 사장은 동일할 것인데, 회귀 전의 아위 소속사와 회귀 후의 아위 소속사는 대처가 다릅니다. 회귀 전에는 악덕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가깝지만, 회귀 후에는 대단한 성공이 뒤따라 그런지 아위에게 많이 져줍니다.
아마도 사전 조사를 많이 하셔 그런 듯하지만, 아이돌과 관련한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한 것 아닌가 싶더라고요. 소속사 사장 이름이 매우 싫어하는 배우 이름과 같다는 것도 몰입을 떨어뜨리는 이유였고요.
『기레기와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이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과 닮았다고 생각한 부분은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 내에서의 악편 문제, 간발의 차로 떨어진 멤버, 공황장애, 뱀파이어와 뱀파이어 잡는 뱀파이어 등입니다. 초반의 소재들이 그렇긴 하지만 주인공 그룹이 가는 행보가 전혀 달라지면서 분위기도 다릅니다. 앞부분은 조금 연상되지만 최이안의 존재감 때문에라도 다른 방향으로 가지요.
칠오삼. 잇 더 피치(Eat the peach) 1~5.
BL, 오메가버스, 빙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1406108&start=slayer
보통 장바구니에 소설을 담아두면 그 다음 구매 때 가격을 맞추면서 한 두 편 씩 결제합니다. 이 소설도 장바구니 담아두고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오메가버스가 확 당기던 때라 충동구매했습니다.
1권 읽다가 4권으로 넘어갔고, 안심하고는 다시 2권으로 넘어가 3권, 외전을 읽는 순으로 갔습니다. 결말을 읽고 안심해야할 필요가 있었냐고 물으신다면, 들키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사 이성연은 자신이 담당하던 오메가 김복승과 만나고, 사고에 휘말렸다가 정신 차린 뒤에 자신이 김복승의 몸에 빙의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돌아갈 방도는 없고요. 건장한 베타 남성은 가정을 꾸려 알콩달콩 살아가는 것이 꿈이었지만, 오메가인 복승의 몸에 들어온 순간 장래 계획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오메가 남성은 보통 남성 알파와 이어지지만, 복승(성연)은 여성과 연애하고 가정을 꾸리고 싶었거든요. 형질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던 성연은 초반에 이런 저런 헛발질을 좀 합니다. 그 과정에서 복승과 조별 과제를 하던 유현은 그런 복승에게 말려들어가고, 결국 이 둘의 연애담이 소설의 줄기가 됩니다. 물론 다른 줄기가 하나 더 있지요. 그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 성연이 빙의하기 전의 복승이 왜 그랬는지에 대한 답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할리킹이라, 유현 덕분에 여러 문제들은 잘 해결됩니다. 33세의 평범한 베타 이성연과, 21세의 오메가인 김복승 사이에서 오는 괴리는 소설 내내 웃음을 자아냅니다. 33세 군필 아저씨가 빙의한 21세 면제 보숭보숭한 청년. 하. 귀엽다.
복승이 PC 알바를 하는 터라 보고 있노라면 라면이 당깁니다. 쓰읍. 요즘 PC방은 매우 최신식이군요. 마지막으로 PC방 간 것이 언제더라?
1.웹소설
E날다람주i. 천재 아이돌의 2회차 무대 1~149. 조아라 프리미엄. (2024.06.24. 기준)(96~146)
경우. 기묘한 미술관 1~165. 조아라 프리미엄. (2023.11.14. 기준)(1~25)
2.전자책
카르페XD. 비터 스윗 스윗 달링 1~5, 외전. B&M, 2020, 세트 19700원.
양파랑. 회귀 이단심문관의 악마 사냥법 1. 타이탄, 2024, 1권 무료.
피제이. 기레기와 함께하는 연예계 생활 1~14. 라온E&M, 2021, 1권 무료, 각 권 3천원.
칠오삼. 잇 더 피치(Eat the peach) 1~5. 파란달, 2024, 세트 14100원.
3.종이책
gozz. 100일간의 무인도 표류기, 현승희 옮김. 한즈미디어, 2024,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