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한 시간에 들어가 펭귄 산책 끝자락을 보았던 여행이었습니다. 음... 다닐 때는 꽤 많이 피곤했지만 돌아와서 짐 정리하고 나니 주섬주섬 다음 여행을 챙기게 되는군요. 일단 하나는 확정이고, 하나는 미정이지만 간다는 건 확정입니다.

 

펭귄 사진은 딱 한 장 남겼지만, 여름이 아니라 겨울에 가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아주 오랜만의 동물읜 방문을 하고 나니 동물원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회의감을 갖게 되더라고요. 눈밭에서 엎드려 자며 관광객을 경계하던 늑대의 얼굴이나, 꽤 넓은 우리였지만 울타리 안을 뱅글뱅글 맴돌던 에조너구리(에조타누키)나,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깜깜한데 달빛 정도의 조명만 밝혀둔 곳에서 생활하던 날다람쥐나. 가장 안쓰러웠고 동물원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건 오랑우탄이었습니다. 침팬지 쪽은 아예 가지도 않았는데, 지나가는 길에 들렀던 오랑우탄은 매우 높지만 좁은 공간에서 혼자 있었습니다. 오랑우탄도 영역동물인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혼자서 저 위의 기둥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걸 보고 있노라니, 동물원이 아니라 수마트라의 숲, 밀림에서 지내는 쪽이 더 자유롭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결국에는 동물원 못가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도 기록 겸, 다녀온 일정 정리는 간략하게 할 겁니다.

 

 

여행 첫 날의 폭설 환장, 둘째 날의 허둥지둥 동물원, 셋째 날의 체력 보존과 넷째 날의 공항 뒹굴까지 대강 정리할 겁니다. 뭐라해도 이번 여행은 일정을 거의 안 잡고 매우 느슨하게 돌아다녔음에도 아이가 있으니 쉽지 않더라고요. 다음 편은 폭설 이야기부터 갑니다. 주중에 적어둔 그 대한항공과 캐세이퍼시픽 항공기의 충돌 사건도 폭설이랑 연계되었다니까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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