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가서도 구할 수 있다면 더 사오겠지만, 일단 십자수 바늘 10개를 구해왔습니다. 요즘에는 이렇게 통에 넣어 팔더군요. 재미있네요. 집에 대강 모아둔 바늘이 어디 있는지, 찾으면 그 바늘들도 이렇게 담아둘까 생각 중입니다. 통에 실리카겔 같이 넣어두면 녹슬거나 하는 일도 방지하겠지요. 사다둔 바늘은 교토에서 사온 거라, 지금 시력에는 실 꿰기가 잘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챙겨는 둘 생각입니다. 열어본지 하도 오래되어 상태가 괜찮을지 걱정도 되는군요.

 

 

아 그래서. 왜 십자수 바늘을 잔뜩 사왔냐 물으신다면, 십자수에 매번 실 꿰기가 귀찮아서라고 답하겠습니다. 예전에 수 놓을 때는 바늘 하나를 두고 여러 색의 실을 꿰어 가며 썼거든요.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배경 색을 수놓는 터라 실 한 색으로만 해도 충분했습니다. 지금은 한 색을 죽 따라가며 놓기보다는 작은 면 하나를 열심히 도트 찍는 식으로 채워 나갑니다. 색을 따라 가면 여기저기 면을 채워 나가다보니 조금 지루한 면도 없지 않지만, 도트 찍기를 하면 목표점을 확실히 세울 수 있습니다. 10×10 한 면을 하루에 하나씩 완성한다고 하면 언젠가는 완결이 날 테니까요. 그래서 하는 김에 아예, 여러 색의 실이 이어질 때는 실을 끼워서 자석에 붙여 두는 식으로 정리해둘 요량입니다. 이게 잘 먹힐지 모르지만 시도는 해보려고요.

 

십자수 다시 시작하는 것도 조금 겁나긴 합니다. 작년에 허리 통증이 발발한 제1원인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 못했지만 십자수였습니다. 여러 색의 실을 섞어서 놓다보니 실뭉치를 놓아둔 옆으로 허리를 틀어서 놓는 일이 잦았고, 그 불량한 자세에 통증이 누적되다보니 ..... 그렇습니다. 허리 통증의 제일 큰 원인은 십자수였던 겁니다.-_- 통증이 올라오는데도 괜찮겠거니 생각하고 무시했거든요. 반성 하냐고 물으신다면, 아니오. 덕분에 교훈은 얻었잖습니까. 바른 자세, 체중 관리, 통증 관리.OTL 그래요, 한 번쯤 겪었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몸 사리게 된 계기니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오열)

 

 

올해는 이것저것 완성하는 걸 목표로 잡았습니다. 소소한 완성으로 효능감을 높이려고요. 어떤 의미에서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발생할 해라 조금 더 정진하겠습니다. 많이는 아니고, 조금만 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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