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게까지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대로 있으면 안된다고 분연히(...) 일어나 나갔습니다. 그리고 빙글빙글 돌다 종종 방문했던 카페에 들어가 간식을 시켜놓고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라도 읽지 않으면 도저히 진도가 안나갈 것 같더라고요. 원래는 잠깐 옆도시(아님) 다녀올까 고민했지만 차 시간이 안 맞아서 포기했고요. 미묘하게 어긋나는데, 어긋난 시간 맞춰 움직이면 돌아오는 시간이 너무 늦습니다. 그리하여 그냥 근처의 카페를 찾아들어갔던 겁니다.

 

지금 보니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의 표지는 거미 요괴입니다. 그래서인지 눈을 소재의 앤솔로지 중 미미여사가 쓴 「도박눈」이 떠오릅니다. 그 이야기는 그래도 행복한 결말이었지만, 여기 실린 세 개의 중편은 사람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나름의 공통점이 있네요. 가운데 이야기는 조금 덜했지만, 앞 뒤의 두 이야기는 읽다가 속에서 천불이 올라오는 내용이었습니다. 위정자란, 다스리는자란, 혹은 이끄는 자란 어떤 이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소설 속에 녹아 있습니다. 하. 진짜.... 첫 번째 이야기 읽다가 카페에서 오열할뻔 한 터라 더더욱 저민 이야기네요. 그런 소설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OTL

 

원래는 8월 18일 출간이었고, 구입은 아마 8월 말에서 9월 초에 했을 겁니다. 꽂아놓고 서가에 모셔두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으니원. 서가 공간만 충분하다면 미미여사 미야베월드는 모아두고 싶지만 쉽지 않습니다. 공간이 좀 나야 말이죠. 이번 연휴에 책장 좀 터는 것이 목표이지만, 모셔두고 싶어서 구입한 책과, 읽고서 털어야 하지만 손이 안가는 책이 뒤죽막죽입니다. 일단 치워야 하는 책들부터 처리합시다..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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