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상, 그러니까 대통령상 수상 작품이 흉배 재현 자수작품이란 걸로 트위터에서 떠들썩했던 대한민국 전승공예 대전에 다녀왔습니다. 약 20년 전에, 아는 분이 여기서 입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그 때는 멀다면서 방문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자수라는 말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실물을 보고는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흉배라더니, 재현 작품이라 큰 건가?'와 '저 배경 부분도, 저게 자수라고?'의 두 종. 뭐, 선정릉 역 앞에 바로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움직인다면 방문하기 쉽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다고 해도 고속터미널 역에서 9호선 타고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매우 가깝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녀오는 걸 추천합니다. 가보면 뭔가 새로운 걸 만들고, 집에 처박아 둔 미완성작 공예품을 뭐라도 꺼내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퀼트랑 십자수가 해당되겠네요. 손가락을 자극하는 멋진 전시회입니다.

 

 

자수 작품은 근접 사진을 인터넷 상에 게시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수 작품 사진은 빼고, 몇 가지 마음에 들었던 작품을 소개하지요.

 

 

 

 

나 이거 알아.... 그러니까 전공시간에 배웠어...... 의 사례.

감지금지경입니다. 한국서지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내용이지요. 감지는 감색, 그러니까 진한 쪽빛 색으로 물들인 한지를 일컫습니다 .한지가 아니라 비단인 경우도 있지만, 이건 한지더라고요. 거기에 은니 혹은 금니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립니다. 고려시대의 불경은 이렇게 감지 금니, 감지 은니로 장식을 했습니다. 몇 종은 아직까지 남아서 문화재로 지정되었고요. 이건 그걸 재현한 겁니다. 이쪽도 공예 분야의 하나라 아예 따로 빼서 시상을 합니다. 이건 입선 작입니다.

 

 

 

이쪽은 염색입니다. 가운데는 홍화이고 왼쪽과 오른쪽은 쪽입니다. 다만 오른쪽은 생쪽이라더군요. 거기에 명주 염색이라, 색이 차이나는 건 아마 염색 천과 재료일겁니다. 예전에 보았던 쪽 염색 관련 책에는, 보통 쪽을 수확해서 발효시키고, 거기에 석회 등을 섞어서 침전시켜 염료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도록에는 콩대 잿물이 등장하던데, 예전에 『GEO』에서 보았던 건 또 조갯껍질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보통 쪽 염색은 쪽을 수확 후 물과 함께 발효시킨 뒤 알칼리 반응을 거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생쪽이라면 다른 방식을 쓰지 않았을까요.

 

 

 

 

이건 화성능행도. 실물은 ... 매우 큽니다. 실물을 보고 세부를 보아야 그 박력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이런 병풍이 여러 작품이었지요.

 

 

 

 

보고서 조금 당황했던 것이 저 옥 세공품들입니다. 옥피리는..... 그래요, 말로만 듣던 그 옥피리를 보는 건가! 싶은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만, 저 작품들 모두 세공이 쉽지 않았을 걸 아니까요. 피리가 장려상 작품입니다. 소금, 단소, 향피리의 세 종류.

 

 

 

 

 

이건 금수..... 금으로 용을 수놓았습니다. 금박도 쉽지 않지만 금실로 수 놓는 건, 진짜 한 올 한 올이니까요.OTL 보면서 용의 비늘이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죽시, 화살도 출품되었더라고요. 저거 한 발 맞으면 그대로 가겠다는 생각이 잠시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가고.

 

 

 

 

그리고 올해의 대상작, 흉배. 정확히는 정태제 묘 출토 금사 쌍학 흉배. 생각보다 컸습니다. 흉배라고 해서 앞 뒤 몸 판에 붙이는 그 크기의 흉배를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크더라고요. 375×385mm. 볼 때는 몰랐지만, 집에 돌아와서 도록을 들여다보니 이해가 됩니다. 이게, 출토 되었던 흉배를 재현하기도 했거니와, 현재는 거의 쓰이지 않는 자수 기법과 재료를 복원해서 사용했답니다. 트위터에서 언급되었던 배경의 자수가 그거래요. 직조한 것처럼 보이는 '납수 또는 납사수'로 놓았다고요. 실도 현재 사용되지 않은 실을 직접 제작했다고 하니 그 노력이 어마어마했을 거라 짐작이 되지요.

 

 

 

전시장소는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입니다. 선정릉역 1번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건물이 있어요. 전시관은 2층의 결과 3층의 올입니다. 두 전시관에서 나눠 전시되어 있으니 둘다 둘러 보는 걸 추천합니다. 전시도 멋지지만 조명등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터라..'ㅂ'

 

https://www.chf.or.kr/cms/content/view/413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의 전승·보급·활용을 위한 전문기관으로, 궁궐 활용사업, 공연·전시·체험, 문화재발굴조사, 문화콘텐츠 개발·보급, 문화유산 국제협력 등 다양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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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48회입니다. 내년에도 보러 갈지는 모르지만, 여지는 남겨두지요. 자수나 염색, 그리고  직물과 침선 분야에 주로 관심을 두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멋진 작품들이 많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또 가보고 싶군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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