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게 취미란 그런 겁니다. 끝없이 확장하지만 관련 도구를 갖춰 놓고 나면 갑자기 흥이 식어서 도구만 모셔두고 끝나는. 그래도 몇 가지는 좀 오래하긴 했지만, 그나마도 G4 때문에 던져뒀습니다. G4 시작이 10년 전이었으니 이제 포기할 때도 되었지요. 다시 취미로 눈을 돌립니다.(응?)

 

며칠 전 업무 때문에 분노의 사자후를 터뜨릴 일이 있었습니다. 신년 업무 시작한지는 좀 되었지만, 그 중 하나가 원래 제 업무가 아닌데 제게로 넘어온 건이라 확인 받으러 갔다가 그런 소리를 들었습니다. 물론, 발화자는 이런 생각으로 말한 것이 아니었겠지만 받아들인 제가 그렇게 느꼈다는 겁니다.

 

1.작년에 자네 소속 부서에서 맡았던 업무는 다 분리수거 해야하는 업무다.

2.왜 그 부서가 여즉 유지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위에서 다 부서에서 맡은 업무가 지나치게 적다는데 동의했다.

3.자네가 그 업무에 매달리고 애착을 갖는 것은 지금까지 해왔던 업무이기 때문이다. 그거 필요 없는 업무니 치워라.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알아서 제 업무는 잘 하겠다고 답했으니, 올해도 제 업무만 하겠습니다. 하하하.

 

이런 소리를 들었으니 돌아버릴만 하지요. 그래서 저기 모셔둔 십자수틀은 잠시 모른척하고, 뜨개질 세트를 찾기 시작합니다. 집에 뽑아 놓은 영문 도안 둘이 있는데, 이거 만들어 보고 싶었거든요. 실력이 안되니 헛소리인 건 알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보고 싶었습니다. 찾아 놓은 도안 하나는 Sly Fox Cowl.

https://www.ravelry.com/patterns/library/sly-fox-cowl

 

Sly Fox Cowl pattern by Ekaterina Filippova-Blanch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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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Bobbel Sheep Pillow입니다.

 

https://www.purlsoho.com/create/2013/03/03/lauras-loop-bobble-sheep-pillow/

 

Bobble Sheep Pillow in Super Soft Merino

I guess it isn’t surprising that a knitter has an affinity for sheep. Obviously, some…

www.purlsoho.com

 

아래쪽은 검색하다가 2013년에 나온 원 도안 말고, 그 뒤 2016년에 나온 확장형 큰 도안도 발견했습니다.

Bobble sheep pillow in gentle giant

https://www.purlsoho.com/create/2016/02/29/bobble-sheep-pillow-in-gentle-giant/

 

Bobble Sheep Pillow in Gentle Giant

SKEINS: Main Yarn: 10 skeins of Purl Soho’s Gentle Giant; Contrast Yarn: 1 skein of Purl Soho's Flax Down SIZE: 28 inches wide (from chest to rear) x 15 inches tall (from top of back to bottom of belly) COLORS: MY, Graphite Gray + CY, Kettle Black; MY, H

www.purlsoho.com

젠틀 자이언트........ 자이언트....

젠틀하고 자이언트하신 양님들. 하......

 

그리고 왼쪽의 검은양을 떠서 송송이라고 부르고, 분홍색은 떠서 성현제라고 부르는 겁니다. 이런 음흉한 속내를 들고 있으니, 대바늘을 들고 덤빌만도 하지요. 어쨌건 양들은 2013년의 원도안을 보면 메리노종입니다.

 

 

물론 대바늘 구입 충동은 이게 원조는 아닙니다. 탐라에 뜨개팡인들이 몇 분 있고, 그 덕에 뜨개모습을 종종 뵈었고, 오늘 '나무로 된 뜨개바늘 추천'과 관련된 이야기도 들었고요. 랜턴문이라는 브랜드가 한국에 최근 들어왔고, 세트로 사기보다는 개별적으로 구입해서 자기 손에 맞는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도 들었지요. 그래서 어디서 사볼까 하다가, G가 종종 실 사러 가던 바늘이야기에 들어가 확인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두 도안 모두 초반에 어떤 부자재가 필요한지 설명을 해뒀더라고요. 전자는 6mm 바늘이고, 후자는 8mm바늘입니다. 그리고 전자는 40cm의 줄바늘, 후자는 40이랑 80cm의 줄바늘. 그러니 줄 두종류에 바늘 두 종류가 되는 거죠.-ㅁ-

후자의 8mm 바늘 보면 아시겠지만 실도 매우 굵습니다. 같은 실을 한국에서 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뭐.... 뭐... (먼산) 어차피 진짜 뜰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높은 확률로 본판만 뜨고 얼굴과 다리와 귀는 포기하고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요. 뭐, 저 양 도안 볼 때마다 내스급의 양이 떠올라서 일종의 2차 덕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데.... (먼산2)

 

하지만 이 넷의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담아 놓고 보니 이것이 최선인가, 이것을 사는 것이 최선의 스트레스 해소인가 진지하게 의문을 남기고 있지요. 하하하하하...

 

저, 조금만 더 고민하다 올게요. 이게 끝이 아니라 이 다음에 실을 더 질러야 한다는 무서운 단계가 있어서 발 딛기가 무섭다고요.;ㅂ; 실은 바늘 가격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뛰어오를 것 같고.;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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