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의 잡담에 이어서.
슬슬 작약 시즌이 되어 그런지 묘목이 좀 올라옵니다. 정확히는 작약을 비롯한, 화단의 봄꽃 식재시기죠. 그간 이 카테고리에 들어왔다가 사망한 수많은 식물이 그러하듯, 작약도 시도 안한 건 아닙니다. 그저 실패했을 따름이지요. 몇 번 남의 땅-이라적고 회사화단이라 부른다-에 심어본 적이 있지만, 작약은 풀 계통이라 잡초 정리할 때 같이 정리되더랍니다. 그러니 재배한다면 집에서 하거나 아는 집 땅에서 하거나 제가 땅을 사거나 해야지요. 그러나 후자는 무리입니다. 농사 짓는 지역이라 땅 파는 단위가 최소 300평입니다. 그 정도면 진짜 농사 짓는 거죠. 그거 아니면 맹토 수준이라 무리예요. 그렇다고 공공주택의 땅을 침범할 수는 없고요. 남은 건 결국 베란다입니다.
이전에 구입했다가 실수했던 나무들 몇은 아는 집에 보냈습니다. 홍옥이 그랬고, 한참 전에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캐드펠이 그랬습니다. 사실 장미는 가지 전정할 때 가져다가 물꽂이 하면 살릴 수 있다고 하던데, 매번 물꽂이를 실패하더라고요. 조만간 드루이드 책을 구매할까봅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4902128
이 책 말입니다. 드루이드 초보자도 아니고, 죽음의 신이 손에 붙어 있는가 싶은 수준이라 가능할지 걱정은 됩니다만.
그간 방출된 화분 목록에는 수국도 있습니다. 엔들리스 서머 화분 두 개는 아는 분 집에 받아주십사 부탁하며 보냈고, 세이쇼나곤이나 스미다노하나비는 어렵게 구했지만 그만큼 어이없게 땅의 품으로 보냈습니다. 하늘나라로 보냈다고 적으려다보니, 비료로 돌아가는 식물들의 특성상 대지의 품에서 안식을 취했다는 헛소리가 더 잘어울리겠더라고요.
그 외에 커피화분 넷과,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자가 사망했습니다. 유자는 옛날 옛적 구매한 접붙이지 않은 유자를 구입했을 당시, 유자청 만들며 나온 수많은 씨앗을 발아시켜서 그 중 싹난 것들의 후손입니다. 씨앗이 몇 개였는지 기억도 안나고, 그 씨앗 중 싹 틔운 것도 상당히 많았지만, 그 중 네 개가 살아남아 지금에 이르릅니다. 거기에 나눠받은 히말라야 바위솔, 충동구매해온 1만 5천원짜리 커피화분이 식물 식구지요. 그 외의 모두가 다 사망했습니다. 모두 다 죽고 안남았어요. 어흑.;ㅂ;
왜 이리 구구절절 적고 있냐면, 집이 아니라 집 밖-사무실에서도 수많은 식물을 죽여온바, 작약과 준베리와 크랜베리와 블루베리 등등도 가고 없음에, 새로 작약을 들이면 이 또한 사망할 것이 분명하단 말입니다. 사망확률이 제법 높아요.
https://smartstore.naver.com/bear_rock/products/7610143827
검색하다가 핑크 하와이안 코랄, 코랄참, 코랄선셋에 에치드살몬이 있는 걸 보고 마음이 혹한게 문제라면 문제죠.
Peony, Etched Salmon
https://library.floretflowers.com/products/peony-etched-salmon
여기서보면 또 연어색이라기보다는 분홍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위의 스마트 스토어-곰바위농장에 올라온 사진과는 또 다릅니다. 하기야 구글에서 검색해도 제각각인걸요. etched salmon이 무슨 뜻인가 잠시 검색해보다가 연어색 아닌 것 같다는 말로 일단 내려둡니다. 꽃 이름이 왜.... 왜....;
Peony, Coral Charm
https://www.monrovia.com/coral-charm-peony.html
아예 코랄-산호가 이름에 들어간 쪽은 주황색이 많이 돕니다. 핑크에다가 노랑을 더한 느낌이라고 설명할까요.
Peony, Pink Hawaiian Coral
https://www.monrovia.com/pink-hawaiian-coral-peony.html
아래쪽에서 개화하는 꽃 사진을 찍으니 얼핏 연꽃이 떠오릅니다. 연상되어 그런거고 실제는 아니겠지만, 이 꽃은 겹꽃이 아니라 안쪽에 화심도 제대로 있습니다. 이것도 꽤 오래전부터 꽃 보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Peony Coral Sunset.
https://www.gardenia.net/plant/paeonia-coral-sunset-peony
이쪽은 코랄 선셋. 비슷하게 연어 살색이거나 송어 살색이지만 같이 놓고 보면 색이 사뭇다릅니다. .. 하지만 분명 제가 키우면 꽃이 나올지도 확실하지 않다고요. 게다가 지금은 가을. 밖에서 키우면 물 적당히 주고 키우면 될 건데, 화분에서 키우면 물 주는 것부터 난관입니다. 너무 안 주거나, 너무 많이 주어서 죽인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라서요. 하하하.;ㅂ; 키우기 전부터 공포에 떠는 거죠.
에치드 살몬은 이번에 처음 보았고, 핑크 하와이안 코랄은 몇 년 전부터 벼르고 있었고, 코랄 참이나 코랄 선셋은 같이 검색에 걸리는 바람에 호기심이 생겼고. 다행히 프로개님 카페에서 뒤적뒤적해보니 베란다 재배도 가능하긴 하군요. 기왕이면 햇빛 잘 받는 곳에 두어야 하지만서도. 그럴러면 아예 베란다 밖에 두는 것이 베스트일 것 같은데, 하중이 괜찮을까 걱정되네요. 과연 작약 재배를 시도하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