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한 옛날에 다섯 아이.... 가 아니라.
옛날 옛적, 아직 배스킨라빈스가 괜찮았던 시절에는 아예 이걸 소재로 만화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김강원 작가님이 그렸던 여자 쌍둥이가 주인공인 만화였지요. 검색하면 나오겠지만, 제목을 잊었는데 말입니다. 그 때 소재로 등장했던 부분이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쌍둥이를 상징하는 것이 피스타치오 아몬드와 체리 주빌레였던 거죠. 같은 파스텔톤이지만 한쪽은 민트, 한쪽은 분홍입니다. 대비되는 색을 들어서 양쪽의 성격 차이를 그렸더랬습니다. 물론 반전도 있고요.
적다보니 뜬금없이 여왕의 기사가 읽고 싶어집니다만....
왜 엉뚱한 소리를 적고 있냐면, 이번 달 폴 바셋의 아이스크림이 피스타치오라서요. 피스타치오는 피스타치오 아몬드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요. 그게 기본 맛으로 인식되다보니 반쯤 시큰둥한 마음으로 주문했습니다. 기대가 크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먹어보고는 유레카를 외치며 알몸으로 시내를 달렸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심정이 이해된다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정도로 인상적이었어요.
기본은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맞습니다. 하지만 디저트 컵이니, 사진에 보이듯이 위에 바삭바삭한 토핑을 얹었습니다. 거기까지 인식하고 한 입 먹어보니, 와아아아아아. 토핑은 견과류입니다. 과자가 아니라, 잘게 썬 견과류를 아주 바삭하게 볶은 겁니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한게,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립니다. 크럼블과 같은 과자 종류였다면 눅눅해진다거나, 혀에 부담스럽다거나 할 건데, 이건 아이스크림의 맛인 피스타치오와도 잘 어울리는 견과류들입니다. 녹색을 띄는 걸 보면 피스타치오랑 호두 등등을 섞은 모양이네요. 그게 바삭바삭하니 아주 잘 어울립니다. 으허허허허;ㅂ; 신나게 퍼먹다보니 문득, 새콤한 맛이 혀를 자극합니다. 어. 이거 익숙한 맛입니다. 뭐지. 조금 더 먹어보니 확실히 알겠네요. 라즈베리 소스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시즌에 같이 나온 음료 중에 라즈베리 소스를 바닥에 깔아 놓은 피스타치오 음료가 있었지요. 쓰읍. 라즈베리 소스 때문에 그거 시켜볼까 하다가 아이스크림 컵으로 마음을 돌렸는데 여기도 소스가 들어가는군요. 아주 잘 어울립니다. 단맛의 아이스크림에, 고소한 맛의 견과류 분태, 거기에 새콤한 맛으로 혀를 다시금 자극하는 라즈베리 소스. 어흐흐흐흑.;ㅂ; 어느 분이 조합하셨는지 모르지만, 복받으세요. 먹는 사람의 기분을 순식간에 끌어 올리는 멋진 조합입니다. 진짜, 복 많이 받으세요.;ㅂ;
그리하여 행복한 맛으로 하루를 종료했다는 이야기입니다. ... 음, 종료는 아니고, 저걸로 볼일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왜 지방도시에는 폴 바셋이 없을까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고민을 했지요. 아마도 운영 문제 때문이라 생각하지만서도..=ㅠ= 대학로도 비교적 최근에야 매장이 생겼는걸요.
여튼 피스타치오 디저트컵 맛있습니다. 다들 한 번 아니고 두 번 드세요.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