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의 일입니다. 다이어리를 뒤지면 어딘가에 감 구입한 기록이 있곘지만 언제인지 찾기 귀찮네요. 정황상 10~11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트에 갔다가 감 다섯개 들이 한 봉지를 들고 왔습니다. 처음 하나는 맛있게 잘 먹었지만 그 뒤의 네 개는 방치했다가 홍시 되기 전에 구출해서 말랑말랑한 감으로 먹었지요. 먹다보니 씨가 여럿 나왔는데, 그 중 몇 개는 잘 씻어서 아무런 생각 없이 투명 컵에 담아뒀습니다. 한 두 번 이러는게 아니다보니 싱크대에는 저런 투명 컵이 몇 개씩 올려져 있어요. 물 담아 놓는 건 보통 하나고, 나머지는 잘 방치하고 있지만요.

 

여행 앞두고 집안 청소하다보니 눈에 계속 들어오던 저 컵을 치워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에 담가 놓은지 한 달? 하여간 꽤 오래 지났는데, 희한하게도 썩거나 문제생기는 일 없이 몇 번 물 갈아주기만 했는데, 아무런 생각 없이 컵을 뒤집어 개수대에 휙 쏟는데 뭔가 흰색이 보입니다. 으아아아아악!

 

 

서둘러 잡아서 손에 다 걸렸습니다 그리고는 컵을 뽀득뽀득 잘 닦아 두고는 다시 물을 부어주고 확인합니다. 넷 중 셋이 뿌리가 났습니다. .. 아니 싹인가. 어느 쪽이면 어떤가요. 아마도 뿌리일 거라 생각하지만 하여간 고개를 내밀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싹 틔우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그 뒤에 잘 키우는 일이 어렵지요. 실제로 몇 년 전에 시도했던 토종(이라했음) 유자를 청으로 만들면서 대량의 씨앗을 확보해 틔우기 시도했던 건, 절반 가량 발아에 성공했으나 그 중 현재까지 살아 남은게 달랑 네 개라는 처참한 생존율을 자랑합니다. 싹 난거 보고는 개별 화분에 심었는데, 결국 배수 문제로 거의 말라 죽더라고요. 지금도 넷 중 하나는 상태가 썩 좋지 않습니다. 그나마 새로 갈아준 화분 흙-지렁이상토-이 괜찮아 그런지 아직까지는 버티고 있네요.

 

지금도 하나 남은 수국 상태가 썩 좋지 않아 보여서 저대로 괜찮은 것인가 소민중입니다. 아냐, 저것도 과습 가능성이 높으니 그대로 방치하려고요. 그 옆의 장미들도 그럭저럭 버티고 있고.... 작년 여름 이후 사진이 올라오지 않는 캐드펠 수사님은 이미 사망했습니다. 올해 국제원예종묘에 캐드펠 수사님은 오시지 않는 듯하니 예전에 심어둔 수사님의 가지를 빌릴까 고민중입니다. 이건 봄 되어 봐야 고민할 수 있는 거죠.

 

설 연휴 전에 싹들 자라는 상태 보고는 화분에 옮겨심을까 합니다. 뿌리가 더 자란 뒤에 옮기는 게 나을지 어떨지 봐서요. 음... 프로개카페에 슬쩍 올려볼까..'ㅂ'a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