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체력과 기력은 '보낼 때는 보내더라도, 정중하게 극장에서 보내야 한다'는 의견에 졌습니다.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리피트는 원래 극장에서 볼 생각이었습니다. 앞서의 서, 파, Q도 모두 극장에서 보았으니 이번에 나올지 어떨지 알 수 없는 마지막 극장판도 보겠다고 생각은 했지요. 하지만 코로나19, 일본 징용 피해자의 배상판결과 전범기업 자산 압류, 일본 초계기 근접 비행 등의 사건에, 카라랑 결별 상태였던 에반게리온 만화판 저자이자 캐릭터 디자인 담당자였던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SNS 막말 사건이 겹치면서 국내에서 보는 건 요원한 일이 되었습니다.

일본에서의 개봉과 한국에서의 개봉 시기가 차이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완결은 작년에 났는데 이제야 본 셈이지요.

 

 

라는 건 사실 거짓말입니다.-ㅁ- 아마존 프라임에 에바 마지막 극장판이 독점 공개되었다고 했을 때, 아마존 프라임 1개월 무료를 이용해 슬쩍 보고 왔더랬지요.

 

 

https://twitter.com/esendial/status/1426089944972337152?s=20&t=2Ctpicg10vnjIvGni3ux9w

 

트위터에서 즐기는 Kirnan

“무사히 성불했습니다. 투덜거리며 감상했지만 다 보고나니, '살아있어서 다행이다.;ㅂ;' 떡밥은 여전히 많지만 가슴에 품고 블루레이 나올 날을 기다립니다. #さよなら全てのエヴァンゲリオ

twitter.com

 

 

근데 저거 감상 타래도 있을 건데, 어디 적었나?;;;;;

 

 

그 당시 보면서 저 역시 성불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머릿속에서 상당히 지웠던 모양인지, 오늘 극장에서 보고서는 이게 이랬나 싶은 부분이 상당히 많았으니까요. 기억 나는 대로 이것저것 끄집어 봅니다. 내용 폭로는 없는 쪽으로 갈 겁니다.

 

0.어제도 가기 전에 망설이며 적었지만, 주중에 독감백신 접종하고 몸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 왜 안좋나 했더니 안 좋을만한 상태였고, 그래서 오늘도 상태 안 좋았고요. 하하하하. 지금도 그렇지만 배탈이 나서 그 때문에도 가는 내내 조금 후회했습니다. 게다가 도착해서는 위치를 헷갈려서 삽질했다가 영화 시작 20분 직전에 마구 이동해서 간신히 시간에 맞춰 들어갔....지는 않았고, 그래도 약간 여유는 있어서 처음으로 팝콘을 사봤습니다. 영화관 팝콘이 편의점에서 자주 등장하길래 궁금했는데 맛없더군요.(...) 제 취향은 영화관 팝콘이 아니라 강냉이쪽입니다. 커널스였나? 거기 캐러멜 팝콘도 맛있더라고요.

 

1.원래 서울에서 4DX를 보려고 예매했다가, 물이 날아온다는 말에 고이 접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더 본다면 4DX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안경에 물 튀는 건 질색이지만 이걸 어트랙션(..) 버전으로 보면 멋지겠다는 생각은 잠시.....

 

2.몇몇 장면은 확실히 기억했고,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정 부류를 일부러 때리고 야단치고 훈계하는 느낌이지만, 그 특정부류는 분명 총감독인 안노 히데아키 자신을 포함하니까요.

 

3.자막에 신경 안써서 지난번에는 그냥 지나갔나 싶은데, 그 책 저자가 부인이었군요.

 

4.결국, 타 시간선의 신지를 통해서 구판의 신지와, 유이에 집착했던 이들 모두에게 수정펀치를 날리는 이야기입니다. 막판의 장면을 보고는 이거 익숙한데, 익숙한데 라며 머릿속을 헤집다가 적당한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일본판 퇴마록.

그게, 삿된 마(邪魔)를 마구 퇴치하는 모습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퇴마, 퇴마록. 얘도 퇴마, 걔도 퇴마, 쟤도 퇴마. 모두다 퇴마 당하고 성불하여 행복해졌습니다.  끝.

 

 

그리하여 초반과 중반에서 이게 뭐야!를 외치며 있던 인간은, 마지막의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며 성불하고, 니르바나-열반에 올랐습니다.

 

하. 음악이 흘러나오는 그 장면 정말로 압권이었지요. 신지와 겐도의 대담 때 흘러나온 재즈도 좋았지만, 맨 마지막에 흘러나온 주제가 One Last Kiss를 들으며, 다음 일본 여행 때는 꼭 음반을 사오리라 생각했습니다. 아, 근데 나 CDP 없으니 그것부터 사야하나요.

 

 

https://youtu.be/GZfuWMDEJpw

 

다른 것보다 신극장판은 여성들의 활동이 많습니다. 아래에서 비추거나 신체 접촉 문제 등등이 걸리기도 하지만 나름 쿨하게 넘기는 것도 한 방법이더군요. 저게, 여성성을 강조하고 성적함의를 가졌다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마음 편하더군요. 이성의 시선을 느끼고 얼굴을 붉힌다거나 하는 부분도 없고.... 최근 웹소설 읽으면서 전혀 그런 장면이 들어갈 필요 없는데도 이성으로 느끼는 장면들을 의도적으로 집어 넣은 부분이 많이 보였던 터라 더 편했던 건지도..=ㅅ= 여러 여성이 등장하니 캐릭터도 매우 다양합니다. 에바 파일럿들 외에도 미사토, 아카기, 마야, 사쿠라, 미도리, 그리고 히카리까지.

 

그러고 보면 아마존 프라임에서의 첫 감상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열네 살이라는 그 꼬마였더랬지요. 신지의 또 다른 목소리는 누가 냈을까 궁금했는데, 카미키 류노스케라고...'ㅂ'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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