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아의 현대사 특집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90년대의 사건 사고 중 기억나는 건 지존파 사건이었는데, 아마도 최근 읽은 여러 소설 때문일겁니다. 『재력으로 후려치는 환생 경찰』에서도 모티브로 한 듯한 사건이 하나 등장하거든요. 그래서 기억에 남았지만, 미스테리아 42호를 읽으면서 기억에 남은 건 개구리 소년 쪽입니다.
PC통신 이야기도 궁금했지만, 이쪽은 PC 통신 세대의 기억을 공유하는 쪽이라 그렇습니다. 『세월의 돌』이 연재되던 당시도 그랬는가라는 질문이 있어 대신 답하자면,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기억합니다. 물론 기억은 휘발되기 마련이고, 저는 어디까지나 보고 읽기만 하던 독자라 그렇지만, 그렇게 불타오르듯한 반응은 아니었을 겁니다. 소설 게시판에서만 있어 자유게시판의 분위기가 어땠는지는 기억 못하지만, 이런 내용도 다른 연구자가 정리해서 발표해줬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네요. 누구 하실 분...? 대신 해주실 분...?
썬씨. 악녀의 딸로 태어났다 1~7.
판타지, 빙의.
소설 속 악녀의 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빙의가 아니라 환생일 테고요. 아버지와 내연녀는 사랑에 빠졌고, 그 사이를 질투하던 어머니는 악녀로 몰려 첨탑에 갇힙니다. 그리고 이미 임신중이던 어머니는 출산을 했고,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어머니가 죽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사후에 보육원에서 끌려 나가 빈민가에 버려질 예정이었지만, 소설 속 내용을 기억해내서 필사의 탈출을 하고는 새로운 가족을 찾습니다.
플롯 자체는 로맨스 판타지소설에서 자주 보이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그 중간 내용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고, 또 남자주인공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지요. 취향은 아니었고, 복선회수가 조금 늦지 않았나 싶은 장면도 여럿입니다. 최종 악역이 누구인가도 중요했을 건데 이게 또 상당히 의외의 인물이라서요. 예상외였습니다.'ㅁ'a
후추농장. 반짝반짝 A/S 라이프 1~5.
BL, 오메가버스, 차원이동.
삶이 참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했다가 일어나보니 오메가버스 세계관으로 차원이동했습니다. 이 세계 속의 자신은 오메가였고, 알파 약혼자가 있으며, 가난에 찌들었던 어머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부유하고 괜찮게 살았던 데다 돈 많은 약혼자도 있어서 더더욱 좋습니다. 그래서 더욱 의문이 듭니다. 원래 이 몸의 주인은 어디가 있는 거지? 왜 이런 곳에서 그렇게 힘들고 고통 받고 있었던 거지?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거지?
뒷 이야기가 더 있을 법 한데, 본편만 먼저 출간된 모양입니다. 오메가버스 세계관은 보통 선결혼(약혼) 후연애인데, 이쪽은 선약혼 후갈등입니다. 집안에서의 반대도 심하지만, 오메가쪽의 기억이 날아간 셈이라 거기에 따른 갈등도 발생합니다. 이전의 얌전하고 온순한 타입과는 달리, 빙의 후에는 생활 환경의 차이 때문인지 더 적극적이고 억척스러우니까요. 다만 여기서도 오메가의 인권은 바닥에 가까운지라, 그 점은 안 맞았습니다. 권력을 가진 이가 부리는 횡포도 그렇고요.
박이끄. 후회공을 피하는 시한부의 삶이란 1~3, 외전.
BL, 가이드버스.
가이드에게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희귀 질환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습니다. 오랫동안 사귀어온 에스퍼 애인과의 사이는 소원하고, 그 사이에 새롭고 등급 높은 가이드가 등장하면서 팀에서도 밀립니다.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에 참가하겠다고 하여 사망처리가 되었는데, 실험 참가의 부작용으로 기억을 점차 잃어갑니다.
요약하면 오해로 사이가 멀어졌던 에스퍼-가이드 커플이, 가이드 쪽의 기억상실 후에도 다시 만나 연애하는 내용입니다. 기억상실수의 키워드 때문에 그런지 옛날 옛적에 읽었던 소설, 『그에게선 장미향기가 난다』가 떠오르더군요. 물론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ㅂ'a
징솔. 수능을 끝냈더니, 게임 속 농부가 됐다 1.
BL, 차원이동, 게임, 농업.
수능 끝내고 마음 편히 놀겠다고 생각했는데 농사 짓는 게임 속에 빨려 들어왔습니다. 그러려니 생각하고 게임 시스템을 써서 농사일을 지속하는데, 허수아비를 업그레이드 하여 등장한 웬 청년이 수상합니다.
1권만 보고는 뒷 권 구입할지 말지 결정하려 했는데, 농사일의 비중이 생각보다 적습니다. L의 비중이 높고, 벌써 서브공이나 이물질공에 해당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걸 보니 넘어가도 상관없겠더라고요. 하하하하.
소별왕. 천재 정령사의 힐링상점 235~339
판타지, 정령.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만세!
전편 구입은 해두고 있다가 이제야 다 읽었군요. 알라딘 연재분 구입은 이번이 첫 시도였지만 두 번 시도할 생각은 안 들더랍니다.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함이고요. 모바일앱이 아니라 PC앱으로 읽다보면 매번 다음권으로 넘기는 일이 불편합니다. 앱이나 웹에서는 방향키만으로도 가능하지만 PC판에서는 확인 버튼을 몇 번 더 거쳐야 하니까요. 그러니 차라리 전자책으로 보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 소설도 가장 중요한 건 '적이 누구냐?'인 건데, 이쪽도 약간은 의외였습니다. 초반부터 실마리는 많았지만 제대로 줍지 않은 제 탓이기도 하고요. 학위를 더 땄는지, 교수가 되었는지의 여부가 확실하게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네요. 그래도 귀여운 건 언제든 최고입니다. 읽는 사람도 같이 힐링 시켜주는 소설이었지요.
라루체. 검은 접시꽃 1,2, 4.
BL, 오메가버스.
앞의 소설 중 오메가버스 세계관을 읽다보니 문득 떠올라서 찾아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읽으니 이게 이런 내용이었나 싶기도 하고요. 태생적 오메가들의 외모가 일반적인 설정과 다르더군요. 이쪽은 우성 오메가에 가까울수록 금발 등으로 색이 엷다는 설정이고, 그래서 흑발의 오메가는 드물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왜 꺼내 들었냐 하면, 검은색 꽃이 등장하는 소설이라서요. 접시꽃은 대개 흰색이나 분홍, 자주나 빨강 등이 많은데, 검은색은 드물지요. 꽃 자체도 검은색이 드물긴 한데, 이 소설 속에서 언급되어 문득 떠올라 챙겨봤습니다. 하지만 이거 다시 읽으니 꽃보다도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는지, 그리고 성격 차이와 언론을 비롯한 주변의 휘두름에도 불구하고 둘이 투닥거리면서 부부가 되어가는 모습을 그려내는 소설이더군요.
카르페XD. 비터 스윗 스윗 달링 2~5.
BL, 배우, 연기.
이쪽도 오랜만에 재독. 생각나는 부분만 골라서 술술 읽었습니다. 하. 진짜 유료 소설 중에 읽을만한 게 없었나봅니다. 재독에 삼독, 사독을 거듭한 소설을 다시 꺼내 들어 읽은 걸 보면 그렇네요.
안락. 블라우어 로즌 1~3.
BL, 배우, 연기.
전자책 중에서 구입하고 읽지 않은 소설들이 여럿 있을 건데, 뭐 없나하며 찾아보다가 연기 관련 소재였던 걸 기억하고는 꺼내들었습니다. 근데 왜 2권 중반부터는 읽은 기억이 없는 거죠. 3권도 읽은 기억이 없어서, 안 읽은 내용이 맞냐며 갸웃하며 읽었습니다. 1권이야 원래 조아라에서도 일부 연재되던 소설이었던 터라 기억은 나더라고요.
읽기 전에는 연기에 중점을 둬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읽다 보면 연기보다는 인간관계의 비중이 높습니다.
미야베 미유키. 인내상자, 이규원 옮김.
일본소설, 시대물, 단편집.
미미여사의 이번 에도시대 이야기는 단편집입니다. 미시마야 시리즈도, 유메노스케 시리즈도 아니라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가 다시 읽고 싶어지더군요. 『괴이』도 그렇긴 했지만, 아무래도 혼조 후카가와가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이야기들은 대체적으로 뒷맛이 씁니다. 서로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은 미미여사의 소설이니 당연히 흡입력이 좋고, 다 읽고 나면 곰곰히 되짚어 보게 됩니다. 거기에 맨 뒤의 편집자 후기를 읽고 나면 처음부터 다시 한 번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놓쳤던 부분이 다시 보이더군요. 특히 표제작인 『인내상자』는 중심 단어의 중의적 의미가 핵심이기 때문에 번역자가 고생했겠다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읽고 나니 다시 한 번 전 시리즈를 모을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공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문제지만.OTL 하, 전자책으로는 책 읽는 맛이 안 살아서 문제라니까요.;ㅂ;
버터앙팡. 성격 나쁜 가이드를 꼬시는 방법 1~3.
BL, 가이드버스.
이쪽은 사다 놓고 잊고 있던 소설이라, 뒤늦게 떠내든 덕에 내용도 전혀 모르고 읽었습니다. 그 편이 외려 재미있더라고요. 제목만 보면 가이드를 쫓아다니는 에스퍼 이야기 같은데, 반만 맞습니다.
게이트가 열려 일반인이 휘말리면 대부분은 사망합니다. 대부분 앞에 거의가 들어가도 맞습니다. 사망하지 않은 케이스가 한 손에 꼽힐 정도니까요. 그 드문 케이스 중에, 초등학교 수학여행 중에 게이트가 발생하여 그 안에서 에스퍼로 각성한 딱 한 명 외에는 전원 사망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열셋이란 어린 나이에 에스퍼가 된 소년은 국가소속 에스퍼로서 여러 재앙에 대응하기 시작합니다. SS급의 고등급 에스퍼로서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문제는 가이드와의 매칭 수치가 매우 낮다는 겁니다. 능력을 사용하고 난 뒤의 여러 부작용은 약이나, 아니면 여러 가이드를 통해 가이딩 받는 것으로 잠재울 수밖에 없습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그 뒤의 후폭풍도 혼자서 견뎌야 하는 거지요. 그러던 와중에, 아주 우연히 한 사람에게 닿았다가 가이딩을 받게 되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 사람이 에스퍼이고, 자신에게 썩 좋은 감정을 품고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일 따름이죠.
초반에는 배틀호모로 불리는, 공수의 대립 구도로 가다가, 차츰 휘감기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왜 구입했는지도 홀랑 잊고 있었기 때문에, 아니, 덕분에, 누가 공이고 누가 수인지도 뒤늦게 가서야 깨달았습니다. 별 기대 없이 읽었다가 홀려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경우는 열 번 찍어서 넘어간 나무였지만, 각자의 절박한 상황이 있었으니까요.
1.웹소설
글먹SS. 서퍼; 스토커 헌터지만 육아하고 있습니다 1~105(완). 내용 출간 삭제. (2022.08.18. 기준)(1~105)
2.전자책
썬씨. 악녀의 딸로 태어났다 1~7. 피앙세, 2022, 세트 22400원.
후추농장. 반짝반짝 A/S 라이프 1~5. 블리뉴, 2022, 세트 16800원.
박이끄. 후회공을 피하는 시한부의 삶이란 1~3, 외전. 블리뉴, 2022, 12100원.
징솔. 수능을 끝냈더니, 게임 속 농부가 됐다 1. 알에스미디어, 2022, 3100원.
소별왕. 천재 정령사의 힐링상점 1~339(완결). 고렘팩토리, 2022, 편당 100원.(235~339)
라루체. 검은 접시꽃 1,2, 4. 비하인드, 2021, 각 권 3천원.
카르페XD. 비터 스윗 스윗 달링 2~5. B&M, 2020, 각 권 3500원.(발췌독)
안락. 블라우어 로즌 1~3. B&M, 2020, 세트 9천원.
버터앙팡. 성격 나쁜 가이드를 꼬시는 방법 1~3. 파란달, 세트 10200원.
3.종이책
미스테리아 편집부. 미스테리아 42호. 엘릭시르, 2022, 15000원.
미야베 미유키. 인내상자,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22, 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