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체력부족 제 1 원인은 방문을 열어두고 잔 것이며, 두 번째 원인은 아버지가 거실에서 틀고 보셨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며, 세 번째는 병원 방문입니다. 크흑.

 

 

3년 쯤 전에 갑자기 알레르기성 발진이 일어났습니다. 원래도 상자를 들었다 놨다하는 직종인데, 그 해 여름에는 갑자기 상자가 맨 살에 닿으면 빨갛게 살짝 부어오르고 두드러기가 일어나더군요. 처음에는 인과성을 모르고 있다가 몇 번 시도해보고는 이해했고, 골판지 상자에 맨살이 닿았을 때 발생한다는 걸 대강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알레르기 체질 검사에는 골판지 상자가 따로 없었던 지라, 알레르기 원인은 없다고 나오더군요.

 

며칠 전, 모기에 물렸습니다. 정확히는 며칠이 아니라 그보다는 조금 더 전이네요. 일주일 전? 하여간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모기 물릴 일은 별로 없었는데, 그 날은 물렸습니다. 그리고 간지러워 조금 긁긴 했지만 그냥 두었는데, 갑자기 그 자리가 점점 번지더니 두드러기 올라오듯 붉게 변하고, 심지어는 그 자리에서 진물이 나고 매우 가렵더군요. 매우 당황했습니다. 자취하는 집에 대응할만한 약이 따로 있었던 건 아니라, 고민하다가 예전에 사다두었던 스테로이드제를 발라보았고, 별 효력이 없는 걸 느끼고는 3년 전에 사용했던 연고를 찾았습니다. 있더라고요..... 안 버린 게 문제인가도 생각했지만,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 약을 바르니 가라앉더라고요. 하지만 오래된 연고라 그런지, 아니면 복용약이 없어 그런지 드라마틱하게 짠! 하고 낫지는 않더랍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서울 가는 김에 겸사겸사 피부과에 다녀왔네요.

 

 

다른 약속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약속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있어서 아침 시간을 이용해 잽싸게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같은 의사선생님이니 차트를 확인하고 약을 바른 경위까지 듣고는 헛웃음을 지으시더군요. 3년 전의 연고를 그대로 썼다는게 음... 음... (먼산)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한 번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모기 물렸을 때도 알레르기 반응이 올라올 가능성이 높답니다. 다행히 약을 바르니 가렵지는 않은 상태라 바르는 연고만 추가로 처방받았고요. 약사선생님 설명으로는 스테로이드 들어간 연고로 중간 세기 쯤 된답니다. 이쪽도 내성이 생기기 쉬우니 적당히 사용해야할 테지만, 확실히 다 나을 때까지는 써야지요. 그렇지 않으면 도로 올라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모기도 함부로 물리면 안되는 몸이 되었습니다. 모기가 출몰할 풀숲 등에는 긴팔 긴바지를 입고 들어가거나, 아예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게 마음 먹은 대로 될지 몰라도 조심은 해야지요. 다들 모기조심하세요.ㅠ_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