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지역은 원예 품종도 수급처가 비슷해서인지, 운동나가서 남의 집 정원이나 화단, 화분을 보다보면 비슷한 품종이 자주 보입니다. 올해 유행은 아마도 이 분홍색 리코리스가 아닌가 싶네요. 갑자기 꽃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운동하는 내내 리코리스가 뭐더라? 뭐였지? 라며 한참 기억을 뒤적였는데, 백과사전에는 개상사화로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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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상사화

상사화류는 꽃도 아름답지만 꽃대가 곧게 뻗어 꽃꽂이용으로 많이 쓰인다. 한 여름에 피는 꽃으로 나리도 있지만 개상사화만큼 크고 아름다운 것도 드물다. 상사화류는 꽃꽂이용으로 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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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꽃무릇이 더 유명하긴 한데, 선운사 꽃무릇 군락지 덕분일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쪽 꽃무릇보다, 상사화란 이름으로 먼저 알았고요. 옛날 옛적의 만화인 『버드보이』에서 '사랑하지만 만날 수 없는 두 사람'이란 이미지로 등장했거든요. 원래 이미지도 그렇긴 합니다. 꽃이 지고 난 뒤에 잎이 나기 때문에, 잎과 꽃이 한 번에 나지 않는다, 만나지 못한다는 비련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말하자면 개나리나 진달래, 벚꽃, 목련도 마찬가지인데요. 벚꽃이야 왕벚꽃은 잎과 꽃이 한 번에 나지만, 그리고 진달래도 늦게 피는 종은 한 번에 보이지만 봄의 이미지가 아닌 늦여름부터 가을의 분위기에는 만나지 못한 아쉬움으로 등장하나 봅니다.

 

리코리스는 BL소설에서 주인공의 이름으로 처음 알았습니다. 그 전에도 리코리스가 꽃무릇, 석산화라는 건 알았지만 꽃말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은 건 그 때였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같기도 하고요. 죽어서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긴 한데... 데....

 

최근에 개량종이 많이 나온다더니 저런 화사한 핑크의 리코리스를 보니 싱숭생숭합니다. 크흑.;ㅂ; 소설 주인공의 이름으로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게 박혀서 그럴 거예요....

 

 

꽃무릇은 뿌리 번식을 하던데, 가격 자체는 상당히 쌉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많이 못봤네요. 최근에 정원에서 유행한 심난한 식물을 꼽자면 역시 흰독말풀. 이것도 몇 년 전부터 지역에서 꽤 유행한 것 같은데, 천사의 나팔처럼 흰색에, 꽃도 크고 해서 정원에 자주 심는 듯합니다. 하지만 독있는 꽃이라고는 아마도 생각 못한듯..? 꽃무릇도 독 있는 식물로 알고 있습니다. 같은 종인 이쪽 리코리스도 독성이 있지 않을까 싶긴 하군요.'ㅂ'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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