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무슨 이야기냐 하면, 통령님과 잘 놀고 그 다음 스토리를 기다린다는 내용입니다.
로드 표류기 102일차, 귀찮다면서 마지막 챕터는 그냥 자동편성으로 돌렸습니다. 키울 영웅 하나 끼워서 돌까 했더니 경험치가 너무 낮아서 함께 돌리는 것도 번거롭더군요. 그래서 102일의 일정은 총 전투력 순으로 가장 셋 다섯이 들어갔습니다. 키우기 시작한 시간이 가장 짧은 빛 프람도 저기 올라가 있군요. 키우기 시작한 순서라면,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불 로잔나가 물 헬가보다 먼저 들어왔는지 아닌지 저도 헷갈립니다. 아마도 노멀 사르디나에서 얻는 물 헬가가 먼저, 그 다음에 유료 캐릭터인 불 로잔나를 들이고, 그 뒤에 풀 라플라스, 그리고 빛 올가를 들였을 겁니다. 빛 올가도 어렵게 모셔왔지요.
하지만 총 전투력이 실제 전투에 영향을 주느냐하면, 생각보다는 영향력이 낮습니다. 물론 전투력이 높으면 잘싸우지만, 적이 너무 약한 경우에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풀 라플라스나 빛 프람은 아예 턴이 돌아오지도 않습니다. 물 헬가가 가장 빠르고, 그 다음이 불 로잔나, 그 다음이 빛 올가라 대개 이 셋만으로도 전투가 끝납니다.
그건 머리 쓴 조합인 이 다섯 명의 파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러 골라서 들어가보았는데, 물 헬가, 불 로잔나에서 거의 마무리 되고 그 다음이 아마, 브랜든이었나요. 하여간 속도가 가장 느린 물 요한은 얌전히 구경만 했습니다. 왜 이 다섯을 사르디나 편에서 편성했는지는 스토리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물 요한과 관련있는 지역이 등장하거든요.
캡쳐한 부분은 많지만 아무래도 내용폭로가 될 여지가 있으니 넘어갑니다. 비주얼노벨이라고 했던 것처럼 이번의 전투는 대체적으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앞서 플로렌스에서는 고군분투 했지만, 이번에는 브랜든과 시프리에드, 온달이 같이 붙어다닌 덕에 생각보다 수월하게 전투가 진행되더군요. 물론 별 셋을 만들기 위해 세 번 도전한 지역이 있긴 합니다. 턴 안에 맞추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것도 첫 타의 운이 많이 들어갑니다. 크리티컬이 터지느냐 아니냐의 문제도 있으니까요.
캡쳐는 안했지만, 크모의 에피소드를 보면서는 굉장히 낯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깨달았고요. 크모가 건넨 말, 어디서 많이 들은 이야기다 했더니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단편집에서 종종 보았습니다. 피후원자가 후원자의 곁을 떠날 때, 멀리 도시에 나가 공부를 해야하는 그 상황에서 후원자는 자신의 아이가 가서 날개를 펼치길 기원합니다. 자신을 기억하지 않아도, 내가 기억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하면서요. 그리고 피후원자는 자신의 사랑하는 이, 존경하는 이를 떠나고 싶지 않아 망설이지만, 더 넓은 세상에서 경험을 쌓고 오겠다며 떠나갑니다. 크흑, 이거 볼 때마다 몽고메리의 단편소설 들이 떠올른다니까요. 크흑...;ㅂ;
내용 폭로는 아니지만 보면서 미친듯이 웃었던 장면과 기억에 남는 메시지를 담아 접어둡니다.
헬가는 브랜든을 두고 말합니다.
"우리 마을 까칠 할배 같네."
와. 어떻게 알았지.-ㅁ-/
해적단장님에게 로잔나가 당부하는 말. 그 기준은 네가 정하되, 신념과 정의를 단단하게 세우고 지키는 이가 되어라. 누군가 네 한계를 그어둔다면 달려 들어 물어 뜯어라.
근데 한계를 그어둔 이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면..OTL 역시 자기 자신과 끝없는 투쟁을 벌여야겠지요?
국적이 사르디나인 한, 이 아니라 네 마음의 닻을 사르디나에 내린 한. 고향을 사르디나로 두고 있다면 언제가 되었거나 로잔나는 통령이십니다. 사르디나의 이들을 백성이 아닌 국민으로 일컫는 통치자. 자신의 책임을 알고 통감하며,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인물. 나를 미워하는 것은 괜찮지만 내가 일 안하고 놀고 있다는 소리를 하는 건 참지 못하는 일중독자.
그래서 사르디나 국민들도 로잔나를 걱정합니다. 행복하셨으면, 사르디나에 너무 묶여 있지 말고 언젠가 마음 편히 내키는 대로 떠날 수도 있었으면.
그리고 인재 영입을 위해 영업하는 로잔나에게 기억을 잃은 로드, 통칭 여행자가 말합니다.
"통령님이 원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제가 돌아올 것 같단 말입니다."
그렇죠.(폭소)
그래서 행복한 마음으로 카드를 긁었습니다. 그리고 신나게 소환을 돌려서 불 루미에와 불 라이레이를 영입하고, 아직도 안나온 불 크롬은 언제 얻을 수 있냐고 광분하면서 사라집니다. 하하하하하. 불 크롬 나오면 이번 신작 크롬 코스튬 입힐 거예요. 그, 하와이안 버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