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했다가 돌아온 건 오늘 점심 때 지나서입니다. 조금 많이 바빴더랬지요.

 

토요일에는 G와 동행해서 L과 놀아주기, 라고 적고는 열심히 쫓아다니기만 했고 덕분에 G의 다리가 퉁퉁 부었습니다. 꼬마 데리고 나가면 힘든 건 알지만, G도 놀러 다니는 걸 좋아하는 터라 그 김에 움직인다는게 조금 많이 과했네요. 덕분에 가오픈 중인 대학로-라기보다는 동숭로 안쪽, 모리앤의 과자를 잔뜩 주문해왔습니다. 내일 신나게 해치울 예정이고요. 사진도 아마 내일..?

 

그러고는 지쳐서 원래 일요일 오전에 가려던 티페스티벌은 포기하자고 이야기가 되었는데, 탐라에 올라온 티페스티벌 방문기를 보고는 혹해서 던졌더니, G가 리시브한 덕에 다시 살려서 가기로 했습니다. 갑자기 결정된게 그, 어제 저녁 3시간 가량 만이라서요. 어머니께는 "L 돌보느라 힘든 G를 끌고 다닌다!"고 야단 맞았습니다. 아니, 음, 아니, 그게..... (변명중)

 

 

그래놓고는 티페스티벌 들어가서는 아무것도 안사고 돌아나온 인간이 접니다. G는 보고 싶은 물건이 있긴 했더라고요. 제기로 사용하는 찻잔(술잔)을 조금 작은 크기로 바꾸고 싶었던 모양인데, A의 허가를 받고는 이번에 둘러보다가 꽤 마음에 찬 찻잔 두 세트를 구했습니다. 꽃 무늬와 반딧불이 무늬 중에서 고민하다가 의미를 살려서 반딧불 쪽으로 구입하더군요. 오오오. 대리 구매를 보고는 흡족했습니다. 거기에 우유 저그로 쓸만한 그릇도 몇 가지 있던데, 우유 저그 구입해봐야 쓰지 않는다는 걸 지난 몇 년 간의 경험으로 처절하게 느꼈기 때문에 참았습니다. 우유는 저그에 담을 필요 없이, 그냥 냉장고에서 꺼내어 바로 붓거나, 그게 아니면 데워 쓰기 때문에 필요 없습니다. ... 설거지 거리만 늘더라고요. 하하하.;ㅂ; 차는 그냥 마음 편히 마시는 게 최고예요.

 

향도 상당히 많았지만 비염이 심해지면서는 아예 손도 못댑니다. 지름을 방어하기 위한, 나름의 훌륭한 핑계는 되더라고요. 나무 그릇이나 조리도구들도 많았지만 음, 음, 그쪽도 일단은 멈췄고요. 직접 살림을 하기 시작하니, 너무 많은 도구는 짐이고, 너무 많은 물건이나 장식물은 청소의 방해꾼이란 걸 뼈저리게 느껴서 그렇사옵니다.

 

그래서 티페스티벌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른 사진만 몇 장 찍어두었지요. 아, 태공을 들고 가는 것도 잊어서 사진에는 태공도 없음. 하기야 꺼내두었다면 L이 이상한 눈초리로 보았을 겁니다. 허허허. 그렇다고 그 앞에 대고 "너도 몰랑이 데리고 다니잖아?"라고 할 수는 없지요. .. 그렇지요.

 

 

생각난 김에 내일은 태공도 좀 빨아야겠습니다. 비는 오겠지만 뭐, 비오고 나면 다시 날이 맑을테니 괜찮을 겁니다, 아마도. 근데 왜 비 안오니.... 비오는 모습 구경 좀 하려 했더니 왜 안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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