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목록이 매우 단촐합니다. 20권짜리 전자책 읽느라 힘을 쏟는 바람에 다른 책들이 다 뒤로 밀렸거든요. 카카오페이지는 뷰어 문제로 잠시 멈췄고, 리디북스는 아예 캐시까지 환불 요청했으니 아마 한동안, 아니면 그보다 긴 기간동안 올라올 일이 없을 겁니다.

 

 

오늘의 표지는 이 그림책입니다.

 

원혜영. 나 여기 있어요.

그림책, 고양이.

http://aladin.kr/p/CfPAZ

 

나 여기 있어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생명의 안녕을 빌어 주는 그림책. 함박눈이 세차게 내리는 밤, 아기 고양이는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리고 ‘나 여기 있어요’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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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고양이가 보이지요. 눈보라 속을 걷는 고양이는 길에서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누구를 기다리는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보시면 압니다. 보고 있노라면 손을 내밀고 싶지만, 잠시 망설이게 되는 건 이런 사건 때문입니다.

 

https://twitter.com/Im_jj_sn/status/1530510899869814784?s=20&t=VCCKafw76I9HhQxlrrZ_2A

 

트위터에서 즐기는 ✨ଳ 진주시니✨

“하 진짜 인간들... 길가에 새끼 고양이 혼자 있다고 덥썩덥썩 데려가지 좀 마세요... 지금 한동안 저희 집 뒷편 라인에서 새끼 낳고 새끼들 키우던 어미가 누가 새끼들 데려가 버렸는지 이틀째

twitter.com

 

오늘 감상글 쓰기 전에 이 트윗을 보지 않았다면 손을 내밀고 싶다고 끝냈을 건데, 이런 사건이 등장하지요. 진짜 그렇네요. 새끼 길고양이 있다고 덥석 데리고 간 누군가 때문에 어미 고양이가 목 놓아 울면서 새끼를 찾아 헤맨답니다. 고양이 발정기가 지나고 아깽이홍수라고 불리는 그 때가 되면 캣맘들이 새끼고양이 함부로 데려가지 말라고 하는 트윗이 매번 올라오기도 하지요.

 

혼자 울고 있는, 어미를 찾는 중인 새끼고양이를 발견하면 일단 한두 시간 정도는 두고 보는 것이 좋답니다. 어미가 이사(이소)하던 도중에 새끼를 흘렸을 수 있고, 그런 때는 새끼의 울음소리를 듣고 돌아와서 챙겨간다고 하거든요. 만약 이 때 새끼고양이에게 손을 대면 어미는 사람의 냄새가 묻은 이 아기를 데려가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림책 속 고양이는 아마도 눈 내리는 추운 날 홀로 남겨진 걸 보아, 어미를 잃은 모양입니다. 인간의 손길이 주어진다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모든 길잃은 고양이가 고아인 것은 아니랍니다. 그건 잊지말아야죠.

 

 

 

 

박민규. 밥만 먹고 레벨업 1.

현대, 게임.

http://aladin.kr/p/rMmuS

 

밥만 먹고 레벨업 1

박민규 게임 판타지 장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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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판타지는 대체적으로 SF입니다. 게임 속에 끌려들어가면 판타지고, 캡슐형 게임이라면 근미래SF죠. 아직 VR게임은 가능하지만, 모든 감각을 게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캡슐형게임은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이 책은 추천받아 읽기 시작한 소설이었고, 시범삼아 5권까지만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1권을 읽는 도중에 아예 6권부터 뒷권 전체를 다 주문했습니다.

 

주인공 강민혁은 병에 걸려 있습니다. 거식증의 반대인 폭식증이지요. 아무리 많이 먹어도 허기를 느끼고, 끊임없이 먹어야 하는 병 말입니다. 아무리 강도 높은 운동을 하더라도 그걸 넘어서는 폭식을 하는 바람에, 이제는 심각한 건강문제가 생겼습니다. 집이 대단한 부자가 아니었다면 도중에 사망했을 겁니다. 운동 트레이너와 식단관리사 등의 전문가들과 정신과 의사까지 함께하여 꾸준히 관리를 받았고, 강철 같은 의지로 여기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거죠. 물론 의지는 강철 같지만 폭식증은 강철보다 강하더랍니다.

더 이상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을 때까지 몰렸을 때, 의사가 게임을 추천합니다. 새로 개발된 가상현실게임 아테네에서는 게임 속에서 음식의 맛과 향을 실제와 같이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의사는 본인이 직접 해보고는 이정도의 감각이라면, 이전의 가상현실게임 후 폭식한 것과는 달리 식욕을 대치할 수 있을 것이라 본 겁니다. 그렇게 게임 속에서는 폭식을 하고, 게임 밖에서는 채소와 함께 극한 건강관리를 달리는 생활이 시작됩니다.

 

1권은 그렇게 게임을 시작하고 돌덩이에 가까운 마른빵도 성찬으로 받아 들이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넵... 읽고 있으면 독자의 식욕이 폭발하는군요. 조심하세요, 마른빵도 단빵으로 인식하게 만들 정도의 묘사가 등장합니다.

 

 

 

고두열. 밥먹고가라 5~20. 

판타지, 차원이동.

http://aladin.kr/p/MP6Aw

 

[전자책] 밥먹고가라 20 (완결)

이세계에 소환되어 마왕과의 싸움 끝에, 마왕을 해치운 최강의 사나이 강철호. 30년 만에 귀환했다.BR BR 하나 돌아온 지구는 레이드의 시대. 강철호는 반복되는 싸움에 지쳤고, 더 이상 싸우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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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까지 보고는 이 책도 20권까지 단번에, 는 아니고 일단 10권까지 샀다가 전자책캐시가 부족해서 눈물을 머금고 20권까지 한 번에 일반 결제를 했습니다. 그래서 고민중입니다. 6월에는 그냥 20만원어치 충전해둘까.

 

가끔 소설 읽다보면 회의감이 몰려올 때가 있습니다. 로맨스판타지소설은 일반 판타지소설보다 더 엄격한 수준으로 성인지감수성 잣대를 대거든요. 『밥먹고가라』도 그런 점에서 아주 괜찮은 소설은 아닙니다. '이건조금걸린다'의 장면이 몇 차례 등장하는 '이만하면괜찮네' 정도의 소설이니까요. 귤이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으면 사뭇 다른 느낌의 소설이 되었을 테고, 이건 주인공인 강철호의 입으로도 "그래서 딸이 좋아." 같은 대사로 등장합니다. 딸이라 귀엽고, 애교가 많고, 사고를 상대적으로 덜치니까요. 등장인물들이 연애할 때도 몸매가 좋거나 가슴이 큰 것을 좋은 상태로 인식하는 여성들이 등장합니다. 단, 남성들은 그런 모습을 덜 보입니다. 여성들의 몸매에 대한 품평은 몸매가 멋지다 수준의 언급이 있던가, 없던가 가물가물하네요. 하지만 저런 아포칼립스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소설들에서 흔히 등장하는 성매매나 성착취 등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판타지소설을 전권 결제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도 성인지감수성이 낮은 장면들 때문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안심하고 읽으셔도 됩니다.

 

하기야, 로맨스판타지는 기울어진운동장에서 자주 출발하다보니 뭐...... 그래서 더 읽기도 합니다. 문득 강철호가 아니라 강영미(...)이고, 귤이가 아들이라면 그것도 재미있는 변주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만. 생각은 거기에서 멈추지요. 핫핫핫. 분명 이세계밥집이모를 웹툰으로 그리던 분도 있었는데, 긴 이야기로는 없는 모양입니다. 누군가 안 써/그려주시나요.

 

초반에는 음식 해먹기와 감동적인 이야기, 중반 이후에는 적들의 정체 파악, 중간보스를 물리친 뒤부터 후반까지는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는 철호와 그 옆에서 사고치는 덤앤더머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구미호 이야기가 더 나왔으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아쉽다면 아쉬운대로, 그걸로 만족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자경. 전천후 연예생활백서 1~130.

현대, 회귀, 연예계.

http://s.joara.com/2AhUT

 

전천후 연예생활백서 #프리미엄 #Joara

실패한 소속사 사장 전천후.방송국 입사 1년 차로 돌아간 그 날, 이상한 알림이 울렸다.[*연예생활백서*가 도착했습니다.]

api.joara.com

연재 종료 후, 지금은 외전이 올라오는 중입니다. 외전 읽다보니 갑자기 앞부터 다시 읽고 싶어지는 바람에 재독 시작.

 

 

 

아래 목록을 보면 한 권이 빠졌지요. 그 책은 그냥 넘어갑니다.'ㅅ'

 

 

 

1.웹소설
자경. 전천후 연예생활백서 1~404(완결). 조아라 유료연재. (2022.05.27. 기준)(1~130)

2.전자책
고두열. 밥먹고가라 5~20. JHS BOOKS, 2022, 각 권 3천원.

3.종이책
박민규. 밥만 먹고 레벨업 1. 위시북스, 2019, 8천원.
원혜영. 나 여기 있어요. 위즈덤하우스, 2022, 15000원.
백영옥.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아르테, 2016,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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