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라 하면 애거서 크리스티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오늘의 크리스티는 그쪽 말고, 경매업체입니다. 소더비와 함께 다양한 경매를 여는 다국적-이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경매 업체. 가끔 심심하면 들어가서 이전에 끝난 경매를 보곤 하는데, 예전에 반 클리프 앤 아펠의 여러 클립(clip)을 이쪽으로 발견해서 그렇습니다. 가끔 들여다보며 뭐, 새로운 건 없나 구경하는 거죠.
https://www.christies.com/en/auction/magnificent-jewels-29569/
오늘 확인한 경매는 2022년 5월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보석과 장신구 경매입니다. 불가리만 있고 반 클리프 앤 아펠은 없더군요. 그건 아쉽지만, 몇 가지는 눈에 들어 오길래 트위터에 대강 정리했고, 다시 블로그에도 정리해둡니다. 사진은 모두 위의 크리스티 경매 기록 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사진은 하나씩만 들고 왔으니 직접 가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낙찰가는 CHF, 스위스프랑으로 표기되었습니다. 여기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경매장이 있는 곳의 통화로 표기되더군요.
트위터에 올렸던 관련 타래는 이쪽입니다.'ㅂ'
https://twitter.com/esendial/status/1527858264410853376?s=20&t=dRZriT1ZoLUB_A9cF3OJeg
PINK SAPPHIRE, RUBY AND DIAMOND BROOCH, MOUNTED BY CARTIER, CHF 579,600.
경매 세 번째 상품으로 공개된 브로치입니다. 예상가격은 3만~5만 스위스프랑이었는데 최종 낙찰가는 그 11배도 넘는군요. 카르티에라서 그런가. 핑크 사파이어라 그럴지도 모릅니다. 열처리 하지 않은 핑크 사파이어 하나, 마찬가지로 열처리 하지 않은 루비가 9개. 그러니 왼쪽의 큰 쪽이 핑크 사파이어입니다. 아무리봐도 도토리 같군요.
VICTORIAN DIAMOND TIARA, CHF 63,000.
빅토리아 시대의 다이아몬드 티아라.
다용도입니다. 페이지에 등장한 다른 사진에도 있지만, 티아라 외에 머리핀, 귀걸이, 목걸이 등으로도 분해(?)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게 다섯 번째 경매품이었는데, 그 뒤에 나온 몇몇 티아라들도 이런 가변형이 보이더군요.
LATE 19TH CENTURY NATURAL PEARL AND DIAMOND TIARA, CHF 144,900.
이쪽이 조금 더 우아해 보이는건 진주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1860년대라고 하고 무게는 위의 빅토리안 티아라보다 조금 더 나갑니다. 가격도 더 나갔지만요.
BELLE EPOQUE EMERALD AND DIAMOND TIARA, ATTRIBUTED TO MARZO, CHF 226,800.
티아라 중 세 번째, 인데 이것도 역시 가격 낮은 상품을 앞에 배치하고 나가는 것을 뒤로 배치하는군요. 이쪽도 티아라뿐만 아니라 목걸이, 팔찌로도 이용 가능합니다. 아랫부분이 탈착 가능이예요.
RARE 19TH CENTURY COLLECTION OF JEWELS, CHF 693,000.
가격이 높다 했더니 이쪽은 아예 세트로군요. 가변형이 아니라 그냥 풀세트. 하기야 재력이 된다면 따로따로 쓸 수 있는 제품을 장만하겠지요. 여러 용도로 사용가능한 제품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하기야 저런 장신구를 집에 두는 상황에서는 가성비고 뭐고, 재력이 보통 수준을 뛰어 넘겠죠.
상품 사진이 31장이나 되니 들어가서 구경하세요. 뭔가 착용 사진은 합성한 티가 나지만, 그래도 이런 느낌이란 걸 알아보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SPINEL AND DIAMOND RING, CHF 201,600로 낙찰.
스피넬은 루비의 붉은 색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독특한 색도 가능하네요. 확실히 고가로 낙찰되었습니다. 스피넬은 보통 사각 형태, 그러니까 에메랄드와 유사한 컷팅으로 하나봅니다. 이쪽도 사각이네요.
하지만 이 반지 앞서 등장한 루비 귀걸이는 딱 두 배였습니다. 귀걸이와 반지니 차이도 나겠지만, 색도 루비의 붉은 색이 훨씬 쨍하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TWO SAPPHIRE AND DIAMOND PENDANTS, CHF 882,000.
하지만 그 루비보다 이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 펜던트가 더 비쌌습니다. 이쪽은 귀걸이로 하든, 목걸이의 펜던트로 하든 어느 쪽이든 가능한 형태의 펜던트인가봅니다. 2016년 스리랑카산의 사파이어로, 가열처리 안했다는군요.
EMERALD AND DIAMOND NECKLACE, ATTRIBUTED TO HARRY WINSTON, CHF 2,154,000.
루비든 사파이어든 에메랄드든, 색이 진하고 깊고 투명한 쪽이 가격이 높습니다. 그리하여 이쪽도 환상적인 가격으로 낙찰되었네요. 이 다음에 나온 루비 반지는, 반지임에도 딱 이거 반 가격이었습니다. 대신 그 반지는 예상 낙찰가 안에서 낙찰되었더라고요.
COLOURED DIAMOND AND DIAMOND CHOKER, 289,800 CHF.
유색다이아몬드인데, 얼핏보고는 아쿠아마린인줄 알았습니다. 티아라 아니고 초커랍니다. 목이 짧은 사람에게는 영 아닐듯...? 목 굵기가 안 맞으면 난감하겠군요.
THE ROCK A SENSATIONAL DIAMOND Price realised CHF 21,681,000.
이게 경매의 메인이었나봅니다. 트위터에 링크 올렸더니 이 사진이 메인으로 뜨더군요. 가격도 .. 그럴만 합니다. 5.4 x 3.1 cm에, 61.3그램. 와아아아....
DE GRISOGONO MULTI-GEM AND DIAMOND NECKLACE, EARRINGS AND BRACELET SUITE.
이건 유찰된 모양입니다. 낙찰가가 없어요. 사진이 매우 다양하게 많은데, 보고 있노라면 보석이 아니라 코바늘뜨개 패치워크 조각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주얼리들이 차분하고 고상하고 정격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이건 예외입니다. 그래서 유찰된 건가 싶기도 하고요. 거기 모인 사람들은 이런 취향이 아니야. 같은?;
REZA SAPPHIRE AND DIAMOND NECKLACE, 1,494,000 CHF.
취향은 아니지만 무시하기에는 낙찰가격이 너무 높았습니다. 진하고 진한 사파이어.
슬프지만 이 경매에는 아쿠아마린이 없었습니다. 주류 보석 중심의 경매이기도 했고요. 유색 다이아몬드도 몇 있긴 했지요. 다만 경매품의 상당수가 낙찰 예상가격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경매도 그랬나 찾아봐야겠네요. 적정가를 넘겨서 판매된 보석류가 많다니, 전쟁으로 인한 불안심리를 반영한 것인가 싶기도? 어림짐작입니다.'ㅂ'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