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화분 상태 점검하러 갔더니 슬슬 꽃이 피고 있어서 사진을 찍어 봅니다. 넷 중 하나는 수국 아니고 장미죠. 위에서부터 엔들리스 서머 파랑(아마도), 엔들리스 서머 빨강(아마도), 캐드펠 수사님, 그리고 맨 아래는 스미다노하나비입니다.

 

예전에 키웠던 수국 중에 마쿠라노소시의 저자인 무라사키시키부가 있었고, 그쪽은 슬프게도 사망했습니다. 원래 키우고 싶었던 쪽은 스미다노하나비였던 터라 타격은 덜했지만, 그래도 식물을 보낼 때마다 마음이 안 좋습니다. 크흑. 이번에도 실패했구나 라며 좌절하니까요. 내 손에서 죽어나간 생명이 몇이냐...!

 

 

 

작년 사진과 비교하면 쉽게 알지만, 새로 보충한 흙 때문인지 이번에는 색이 오묘하게 피었습니다. 어느 건 파랑, 어느 건 연보라 등등. 분명히 말하지만 몸통-줄기는 하나입니다. 올라온 가지마다 색 차이가 나네요. 이런 것도 수국의 묘미라고 해둡니다.

 

 

 

 

쟤가 파랑인걸 보면 얘가 빨강일겁니다. 36색 크레파스 기준으로 홍매색에 가까운 진분홍색 말입니다. 하지만 이쪽이 꽃봉오리르 조금 늦게 올려서 색은 아직 모릅니다. 이 화분도 앞서의 화분처럼 색이 바뀌어 나올 수 있으니 두고 봐야지요. 토양에 따라 색은 바뀌지만 이 둘은 아예 색 이름을 붙여서 나온 터라 종자가 조금 다를지...도 모릅니다?

 

 

 

 

스미다노하나비는 나이가 조금 많습니다. 작년에는 잎사귀만 올리고 그 위의 꽃은 제대로 못 피더니, 올해는 쑥쑥 자라서 봉오리를 올리더군요. 수국은 봄부터 꽃봉오리를 올린다는 것도 올해 처음 알았습니다. 그 전까지 키웠던 수국이라고 해봤자 시키부와 하나비뿐인데, 시키부는 작년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고, 하나비는 첫 해 도착 후 분갈이 했더니 상태가 영 좋지 않아서 잎사귀 올리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며 지켜봤습니다. 그렇게 2년을 보내더니 드디어 꽃을 보네요.

 

 

수국들도 제 집에서의 목표는 모두 동일합니다. 다른 화분들과 마찬가지로 꽃은 바라지도 않으니 그저 잘 자라기만을 바랍니다. 그러니까 모 애니의 이야기대로 생존전략..! .... 살아 남는게 최고입니다. 건강하면 더 좋고, 죽지만 말아요. 부탁이니 이번에 싹 나는 레몬도 마찬가지고요.

 

 

레몬 이야기는 아마도 다음에 다시 하겠지만 어쩌다보니 생긴 레몬씨앗을 얼결에 싹틔워냈습니다. 나중에 옮겨심을 예정이고요. 상태 봐서 이번 주말에 화분으로 옮길 듯합니다.

먼저 심어둔 망고는 물을 많이 줘야하나 아닌가를 고민하고 있지만, 키친타올에 감싸뒀을 때는 괜찮더니, 화분에 심어둔 뒤에는 발육상태가 영 좋지 않습니다. 그대로 멈춘듯? 이쪽도 두고 봐야지요. 이제 슬슬 베란다로 화분을 옮길까, 아니면 그냥 둘까도 생각해야지요. 현재 자리가 에어컨 바로 옆이라 그냥 두자니 추울 것 같고, 조금 춥게 내버려둬도 괜찮지 않을까, 옮기기 귀찮다는 게으름에서 그냥 둘까도 싶고. 그래서 이번 주말에 열심히 고민해보겠습니다. 이러다 또 미룰지도 몰라요.-ㅁ-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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