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은 돌림노래처럼 차례로 돌아옵니다. 순서대로 지름신이 찾아와서, 언젠가는 십자수를, 언젠가는 피규어를, 언젠가는 털실을, 그러다가 새로운 취미생활이 불쑥 튀어 들어왔다가 사라지기도 하고요.

 

털실은 1년에 한 두 번 정도 지름신이 찾아옵니다. 지난 번 지름신 때는 분명 영국 아마존에서 털실을 구입했고, 그 전이었나 그 다음이었나에는 홍대 앞 털실집에서 태피스트리 한다면서 재료만 잔뜩 사두었습니다. .. 잊고 있었네요. 그 재료들 어디에 처박아두었지?

 

 

제 옆구리를 찌르는 털실 지름은 보통 G에게서 시작됩니다. G가 이 털실 에쁘다면서 던져주면 거기에 낚여 파닥거리는 겁니다. 가장 가까이에 지름신이 왔던 때는 아마도 작년이었나요. 그 때는 갑자기 분홍색 털실에 홀려서 그거랑 검은 털실을 사다가 양을 떠야 한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내스급 보시는 분들은 무슨 사태인지 아실 겁니다. 송송이의 검은 털과, 성현제의 분홍털실이 합작으로 사람을 홀렸습니다. 그 때는 그랬지만, 이번의 털실 지름신은 G에게서 왔습니다.

 

 

https://brandyarn.co.kr/product/detail.html?product_no=2881&cate_no=1&display_group=4 

 

리트위스트 브레이드 레인보우(1볼)

가정용 장식 뜨기에 이상적인 굵기의 브레이드레인보우얀

brandyarn.co.kr

 

G가 평소 봐두고 있던 털실집인가봅니다. 이 털실이 나오기 전, 판매 예고가 올라왔을 때부터 알려주더군요.

 

 

인스타그램이었던가요, 하여간 저 그라데이션을 보는 순간 고이 무릎을 꿇고 항복했습니다. 주머니를 털어 구입할 것이니, 일단은 어떤 색이 가장 마음에 드는가부터 선택해야한다고요.

제가 찍은 색은 봄 느낌의 털실과, 파랑 그라데이션이었고, G가 고른 색은 그 정반대였습니다. 이거이거이거 네 취향일 것 같다고 찍어주었더니 허탈해하더군요.

 

 

털실은 반드시, 저 사이트 들어가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진짜, 진짜 색이 화사하더라고요. 저야 아직이지만 G는 일찌감치 구입하여 실 붙들고 있고요, 머리 땋은 것처럼 보이는 저 덩이 하나하나가 털실 뭉치랍니다. 각각의 색이 이어져 있다네요.'ㅂ'a 직접 봐야 어떤 구조인지 알겠지만, 자칫하면 실 엉키기 좋습니다.

실은 터키산이랍니다. 재생 섬유도 섞였지만 기본은 면과 폴리에스테르 혼방이고요. 직접 만져본 G 말로는 실이 단단한 편이라, 모사 같은 폭신폭신한 부드러움은 없답니다. 러그라든지 가방 등의 제작에 쓰라고 설명에 적혀 있긴 했지요. 색이 워낙 예쁘다보니 G는 저걸로 무릎덮개 떠볼 생각이랍니다. 저는... 아직 고민중. 코바늘뜨기보다는 대바늘뜨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고민중입니다. 가장 가능성 높은 건, 실 사다놓고 바구니에 담아 보며 흐뭇한 얼굴로 인테리어 소품이라고 바라보기..?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간편한 방법입니다. 이번 주말에 잘 어울릴 대바구니 하나 장에 가볼까요.

 

 

이런 색 보고도 홀리지 않으면 파랑홀릭이 아니죠. 후후훗. 왠지 사다놓고 만지작 거리며 보고만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지르고 봐야 알겠습니다. 질러야 그럴지 아닐지 확인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꼭 저 사이트 들어가서 보고 홀려주세요. 저만 당할 수는 없습니다.-ㅁ-/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