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jo. 너를 알아가는 일 1~3.

BL, 현대, 연예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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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눈에 들어오는 웹소설이 없어 예전에 결제했던 프리미엄 소설들을 하나씩 다시 보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쓴웃음이 나올 정도로 영 아닌 소설도 많고요. 그렇게 다시 읽었던 소설 중에 되돌아온 시간도 있지만, 그건 .. 음. 후회수와 후회공의 조합이라는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로 흘러가니 말입니다. 설정 자체는 지금 다시 보아도 재미있는데, 남자주인공 후보가 셋이나 되는 점이 걸립니다. 비슷한 구조로 나온 적월의 후는 기본 구조만 들고 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흘렀는데.

 

엊그제 알라딘에서 또 장바구니를 털었습니다. 아직 장바구니 안에 남아 있는 책이 있지만, G네 집에 보낼 책 몇 권을 정리하고, 제몫의 책과 원서를 몇 정리하고 나니 다섯자리를 슬며시 넘더라고요. 하하하하. 하지만 미스테리아 38호도 주문했으니 뭐. 덕분에 올해 달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책들을 주문하면서 결제한 전자책 세 종 중 하나가 이 책입니다. 너를 알아가는 일. 조아라 연재 당시 완결 즈음해서 읽어보고는, 전자책으로 나오길 기다리다가 이제야 구입했습니다. 알라딘은 전자책이 조금 늦게 들어오지요.

 

 

하도 오랜만에 보니 원래 내용이 가물가물하더랍니다. 그러면 오히려 좋습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홀랑 잊고 처음 읽는 것처럼 볼 수 있으니까요. 몇몇 장면들은 기억났지만, 어제 저녁부터 오늘까지 다시 읽으면서 중간에 한 번 끊어야 했습니다. 마지막 권의 절정부는 일단 숨 가다듬고 보아야 하니까요.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의 리더인 신희민은, 몇 번 같이 작업했던 유명 예능PD의 제안으로 배우 차수현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같이 동거하면서 집을 꾸미고, 함께 생활하는 그 프로그램은 희민에게 단비와도 같습니다. 같은 그룹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터라, 숙소에서 탈출할 수 있다면 뭐든 좋았거든요. 다만 희민에게 수현의 존재도 그런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가 되어 갔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이 소설은 기댈 곳 하나 없이 홀로 서야 했던 꼬마 희민이, 수현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거꾸로 수현은, 희민을 만나면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더 나은 어른이 되어가지요.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고 그 때의 치기어림을 깨닫고, 돌아봐 반성할 수 있다면 그게 어른이지요. 거기에 수현은 소중한 사람을 찾아 사랑을 담뿍 주면서 그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도 보았으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겁니다.

다 읽고 나서 다시 제목을 보니, 저건 수현의 독백이로군요. 너를 알아가는 일, 그 자체가 사랑으로 걸어들어가는 길이었다고.

 

작가님이 이전에 트위터로 이들 둘의 나중 모습이라며 올려주신 그림이 있었습니다. 커미션 넣었던 그림이라면서요. 봄날의 따스한 햇볕 속에, 희민과 수현 두 사람이 공원에 돗자리 펴고 앉아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아, 물론 은박 돗자리는 아니고요. 소풍 간식들도 함께 놓고 햇살을 즐기는 그 모습이 지금 문득 떠오릅니다.

아직 마음을 열지 못한 희민이, 자신이 받은 고통은 자각하지 못하고 계속 불안해할 때의 장면은 과하게 감정이입이 되어 힘들었지만, 그 때를 지나면 조금씩 성장하니 괜찮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또 희민을 보면서 다독이고 기다려주니까요. 아기 태명으로도 많이 쓴다는 도담도담. 그 단어가 위에 겹쳐집니다.

 

 

 

아주 짧게 요약하면, 자각은 없으나 정신적 상처가 매우 큰 주인공이,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짝을 만나서 둘이 함께 행복해지는 소설입니다. 『하루의 바림』에 등장하는 이겸이 다정공의 최강자라면, 이쪽은 그 다음쯤 되니까요. 양쪽의 차이는 네임버스이냐 아니냐의 정도? 아니 그보다는 골든 리트리버와 래브라돌 리트리버 정도의 차이라고 해두죠. 이겸은 후배님을 쫓아다니면서 꼬리를 폭풍처럼 휘두르고 있을 테니 골든 리트리버로. 수현은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으면  꼬리를 탁탁 바닥에 치다가도 희민이 돌아보면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얌전히 있을 듯하니, 그보다는 더 훈련된 래브라돌 리트리버로..?

 

잠시 헛소리를 늘어 놓았습니다.-ㅁ-a

 

 

Gujo. 너를 알아가는 일 1~3. 페이즈, 2021, 10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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