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피어에서 출간하는 책은, 웬만하면 다 구입합니다. 미미여사의 책이라면 두말할 것 없지요. 그래서 영혼 통행증도 조금 일찍 올라와 예약판매일 때 주문을 넣어뒀...을 겁니다 아마. 하여간 나오자마자 바로 받은 책이지만 이제야 읽었네요. 그것도 이번 주말에 서울 올라가다보니 그 전에 다 읽고 G에게 건내야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또 책 읽기를 미뤘을 거고요.

 

그도 그런게 지금 한창 근육조선 다시 읽는데 맛을 들여서요......

 

 

이번 에도 이야기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 시리즈입니다. 미시마야 첫 번째 책이 흑백이었고, 거기에 미시마야 변조괴담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지요. 이걸 다시 구입할까 진지하게 고민중이지만, 다시 구입하면 꽂을 자리가 없습니다. 꽂을 자리만 있다면 구입하겠지요. 안주(暗獸)는 아마 집에 있긴 할 겁니다만. 다른 시리즈는 집에 두고 싶은 것과 아닌 것으로 나뉘었을 겁니다.

시리즈 첫 번째 권의 주인공인 오치카는 워낙 어려운 일을 겪었기 때문인지, 여러 괴이한 일에 직접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아직 듣기초심자인 도미지로는 듣고 그걸 그리는데만 집중합니다. 그 앞까지는 그래도 쉬이 그리던 도미지로가, 이번 권에서는 상당히 힘들어하는군요. 자신의 진로와, 재능과,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고 있어 더욱 그런가봅니다. 오치카는 바닥까지 한 번 떨어졌다가 조심조심 구덩이를 올라와서 보통사람처럼, 다른 사람들만큼 편안하게 살기 시작했다면, 도미지로는 거꾸로 조금씩 구덩이를 파는 느낌이네요. 아니, 그보다는 심연을 이미 엿보았던 오치카가 심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면, 도미지로는 이제야 심연을 조금씩 들여다보는지도 모릅니다. 그림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더더욱 그런 부분이 묻어났습니다.

 

편집자의 이야기를 보니 벌써 미시마야 괴담들이 서른 네 번째편까지 나왔답니다. 아흔 아흡 편까지 쓰겠다고 작가가 말했으니 상당히 많이 올라왔지요. 다음 권에서는 도미지로의 형님도 오고 또 미시마야의 주변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변할 것이라는데. 오치카의 신상 변화와도 관련된 다음 권이 기대됩니다. 그래서, 언제쯤 나온다고요? 설마 내년에는 나오겠지요? 내년 여름쯤에는 맛볼 수 있을 거라 해주세요! 제발! 부디! ;ㅂ;

 

 

 

 

미야베 미유키. 영혼 통행증,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2021, 14800원.

 

 

 

공포소설과 괴담 둘 중 어느 쪽을 키워드로 넣을까 고민하다가 얌전히 내려 놓습니다. 음, 아냐. 추리소설도 아니고 미스터리라 하기도 애매하고? 하지만 굳이 따진다면 스릴러적 미스터리라고 해두죠. 괴담의 시작은 잔잔하지만 그 마지막은 참. 이번에 실린 세 이야기 모두 좋았습니다. 간략하게 말해보면, 첫 번째는 서글프고, 두 번째는 막막하며, 세 번째는 환상적입니다.

혹시라도 아직 미시마야를 읽지 않으셨다면, 이번 권으로 입문하고 첫 번째 시리즈부터 보셔도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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