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터는 다음 영화에서 들고 왔습니다. 아직 메인 포스터가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다카포일 적의 이야기지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는 아래쪽의 부제가 메인 제목으로 올라갔지만요.

 

3월 8일에 수많은 관람자들이 성불하고 나서 저도 언젠가는 ... 이라며 기약했는데 말입니다. 원래대로 작년 말에 개봉했다면 꽤 잘 어울렸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크리스마스 시즌에 한 번 더 보아도 좋을 영화라 생각합니다. 기왕 본다면 음... 더 큰 화면으로, 더 좋은 음향으로 감상하고 싶네요.

 

 

아래는 여러 장면에 대한 짤막짤막한 감상들입니다. 내용폭로가 될 수 있으니 '나는 성불했다!'는 분들이 보시기를요. 물론 두 가지 의미로 성불입니다. 이미 보아서 성불하신 분들, 이미 해탈했기에 내용폭로 따위 문제되지 않는다는 분들의 의미 말입니다.

 

상당히 많은 부분이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와 겹쳐져, 되짚어 보는 지금도 즐겁습니다. 하기야.-_- 나디아는 마지막으로 본게 한참 전이라 기억나는 몇 장면만 집어 낸게 그렇네요. 하지만 나디아 전편을 다시 볼 시간과 체력은 모두 안되고. 하하하하.

 

 

핫. 다행이야. 백업용 계정에다가 감상 타래를 만들어 두어서 까먹지는 않고 필요한 부분들 차근차근 넣을 수 있겠네요.

 

https://youtu.be/z1klJIyx060

 

가이낙스 아닌, 신극장판의 제작을 맡은 카라KARA의 공식 홍보 영상입니다. 1월 14일에 올라온 '『シン・エヴァンゲリオン劇場版』本予告・改【公式】'. 우타다 히카루의 One Last Kiss. 이 영상을 보았을 때의 흥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https://youtu.be/YyGCwm3Fo8o

 

EVA Project에서 2021년 3월 4일에 올린 트레일러. 배경음악은 Fly me to the moon입니다.

 

 

 

https://youtu.be/GZfuWMDEJpw

이쪽은 Amazon Prime Video에서 2021년 7월 2일, 약 한 달 전에 올린 영상입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독점 공개한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올라온 영상이고, 위와는 미묘하게 차이가 있습니다. 몇몇 컷이, 위의 3월 영상에 더 들어 있지요.

 

 

 

https://youtu.be/NCnr3rB19z8

 

이쪽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올렸습니다. 다만, 일본 계정이 아니라 India. 매우 떡밥을 강력하게 풀고 있지만, 속제마세요. 이렇게 발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뒤늦게 깨달았지만, 저는 즐겁게 성불한 쪽입니다. 결말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하지만 딱 잘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특이케이스라고. 탐라의 다른 분들은 '결말이 똑같잖아?', '끝나긴 했는데..', '감독의 자의식을 여기까지 봐야하나' 등의 반응입니다. 왜 다르냐면, 저는 이 신극장판이 '첫 번째 엔딩'이기 때문입니다.

뒤늦게 깨달았는데, 저는 리마스터링 에바 TV판 DVD는 보유하고 있지만 보지 않았으며, End of Eva 등의 구 극장판도 보지 않았습니다. 캡쳐 사진, 그러니까 짤방으로만 보았습니다. 결말은 대강 알고 있지만 영상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극장판을 상당히 즐겁게 보았지요. 대강만 알고 있었고, 확실하게는 몰랐기 때문에 더 성불했을 겁니다.

 

 

더보기

시작.

오랜만에 나온 극장판이라 그런지, 앞부분에 간략한 요약본이 나옵니다. 하도 오래전에 봐서, 저도 헷갈리더군요. 니어 서드를 일으킨게 카오루 만나기 전인가, 후인가? 아니. 크게 상관은 없어요. 중요한 건 결말이니까.

 

원치 않는 내용폭로를 당했다는 그 트윗이 뭐였냐면,

https://twitter.com/sanwang78/status/1426017782404050944?s=20

 

산왕 on Twitter

“아 역시 마리라는 캐릭터를 수용할 수가 없다. 내 안의 올드 오타쿠의 아집과 완고함이.... 이것은 늙음인가 정지인가 orz....”

twitter.com

이걸 보고서야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안보고 미루려던 마음을 접고 감상을 시작합니다. 감상 시작 시각은 13시 30분, 종료 시각은 16:30. 3시간이 걸린 건, 중간중간 메모하고, 커피 마시고, 탐라 정주행하고 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마지막의 연출 1시간은 거의 메모 외에는 딴짓 안하고 한번에 달렸습니다. 아.. 취향 아닌 장면 몇 빼놓고요.

 

 

그래서. 저 마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뭐냐 하면, 결말이 마리입니다. 쟈. 챠근챠근 설명해나갑니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한 장면. 그 장면은, 이 극장판을 반드시 영화관에서 보아야 했다며 후회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니, 후회는 의미없지요. 한국은 극장 개봉이 어려우니까요. 한국에서 다시 개봉이 가능할지 어떨지는 두고 봐야하지만, 엔딩 롤에도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이름이 올라갑니다. 뺄 수 없는 거예요.

규모도 그렇고, 거의 역대급이라 할 수 있는 전투입니다. 규모로 따지면 마지막 전투가 더 크지만, 그쪽은 우주전이고.

 

생존자 마을에 들어간 신지와 레이. 예의 그 모내기 장면도 여기서 등장합니다. 여기는 다른 것보다 누가 그 부분을 열었는가가 중요합니다. 이전에는 사망하지 않았던가요. 사쿠라의 오라버니께서 나오시는군요. 게다가 반장하고 사이에서 츠바메라는 딸도 두었어.-ㅁ-a 여기서는 의사로 일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면허는 없겠지만, 일하다보면 누군가는 맡아야 합니다. 의사로 일하다보니 마을에서도 중심축이 되고 있군요.

저 츠바메라는 이름도 의미심장합니다. 제비지요. 봄의 상징인 사쿠라나, 또 다른 봄의 상징인 츠바메나.

 

펜펜은 아니겠지만 온천 펭귄들은 네르프 본부가 있던 뒷산에 있습니다.

 

 

제3마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빌레의 실험장에서 일하는 누군가를 만나는데, 얼굴이 매우 익숙해. 헐. 게다가 성. 게다가 이름. 헐. 클리셰는 있었지요. 그리고 이 사람의 존재는 나디아의 이야기와도 이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익숙한 향취가.-ㅁ-

 

 

그리고 레이의 사망. 인간의 감정을 하나씩 느껴가던 레이지만, 그렇죠. 결말을 생각하고 보면 사망할 수밖에 없지요. 아스카의 경우도 그렇다고 보는데, 이미 인간이 아니라 칠드런이 된 아스카도.... 이 부분은 뒤에 한 번 더 나옵니다. 하여간 레이나 아스카 누구 하나를 선택할 수 없는 엔딩이라 봅니다. 신지가 아예 홀로 서든, 그 외의 인물이 손을 잡아주든 새로운 길을 가야했겠지요.

 

 

그 뒤의 이야기는 예상할 수 있는 범위로 흘러갑니다. 레이의 죽음을 마주한 신지는 빌레로 돌아가기로 하고, 인류보완계획을 막기 위해 빌레가 달려들고, 그리고 최종결전으로 갑니다. 결전이 꽤 길어요.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아스카와 마리가 들어가는 결전과 빌레의 함선이 참여한 결전, 그리고 난입과 기타 등등이 뒤섞이니까요. 전투 장면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듯, 뒤섞여 있습니다. 슈퍼로봇대전? 대형 로봇들의 육탄전? 그보다는 울트라맨을 포함한 특촬의 연출을 들고 왔다는 이야기가 많더군요. 익히 사진으로만 보았던-나이 먹어서는 특촬 영상을 거의 보지 않았으니-장면들이 많습니다.

 

앞서 몇 가지 장면이 나디아를 떠올린다고 했는데, 그건 Q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함장모를 쓰고 우울한 눈매를 한 가쓰라기 미사토의 모습이라든지, 함선의 모습. 그리고 승무원들의 모습은 나디아의 노틸러스 호가 연상되지요. 그리고 나디아의 마지막 장면들을 떠올리면 연상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디아의 부함장이던 엘렉트라. 네모 함장에게 연심을 품고 있었지요. 그래서 그 맨 마지막에 임신했을 거라는 분위기의 장면이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아예 아이가 있습니다. 다만, 빌레를 우선해서 아이는 맡겨둡니다. 그 정체를 아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요. 그 사진 자체가 클리셰가 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나디아에서도 엘렉트라 부함장과 네모 함장의 대립이 있습니다. 가장 충실하게 함장을 따르던 부함장의 대립은 외부에서 등장한 인물 때문입니다. 나디아에서는 함장의 딸인 나디아가, 여기서는 신지가 갈등을 촉발합니다. 그에 총상을 입는다는 점도 같고요, 결말도 같습니다. 그렇습니다....ㅠㅠㅠㅠㅠㅠ

 

어른이 된 미사토의 얼굴을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어요. 모든 이들을 리츠코에게 맡겨 내려보내고, 그들이 무사히 탈출했을 거라는 장면을 삽입하고. 그리고 미사토는 갑니다. 클리셰지만 멋집니다. 더불어, 리츠코에게 맡긴 이들이 승무원뿐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모에게 자라기 보다 혼자 자라거나 주변 어른들의 손에 자란 그 세대들이, 이제는 부모가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리츠코는 그 애의 후견인이 되거나, 아니면 그냥, 옆에서 지켜봐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요... 진짜 그 꼬마들이 다들 어른이 되었네요.ㅠㅠ

 

 

마지막의 떡밥은 구원자 혹은 버스 기사인 마리의 존재입니다. 마키나미 마리 일러스트리어스. 맞나?; 처음부터 신지에게 호감을 갖고 있으며 들이대고 치대지만, 그게 아주 섹슈얼한 이미지로 비춰지지는 않습니다. 받아들이는 신지가 담담하게 있어 그럴까요. 하여간, 마리는 네르프의 인물들과도 친밀해보입니다. 대화하는 동안 후유쓰키에게는 선생님이라며 공대하지만, 겐도는 동등하게 대합니다. 그 묘한 위화감이 풀리는 건 아주 후반부입니다. 지나가는 여러 스케치 중에서, 후유쓰키의 랩 멤버 중에 마리가 있더군요. 그리고 후유쓰키가 부르는 마리의 본명은 가룟 마리아. 자막에는 그렇게 나오는데, 아마 가롯 유다의 그 가롯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하여간 그 마리아님께서는 신지에게 말합니다. '기다려. 어디에 있든 내가 데리러갈게.'라고. 그리고 End of Eva의 붉은 바닷가에 앉아 있던 신지 앞에 늦었다며 사과합니다. 그 간의 모든 에바들을 돌려 보내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에바의 세계에 갇혀 있던 신지를 구합니다.

 

그리고 신지는. 드디어 어른이 됩니다. 그 얼굴이 유이와도, 겐도와도 닮지 않았다는 점이 포인트로군요.

 

https://youtu.be/zESjBqPinpc

 

저 정지화면은 낚시용이니 속지 마시고요. 마지막을 정리하는 영상은 이게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이 장면. 어린 아스카가 물끄러미, 부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모습이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말입니다. 하... 그런 장면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요. 그들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군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보고 싶지만, 그 때는 더 좋은 환경에서 보고 싶습니다. 노트북으로는 한계가 있네요. 그나마 QC35 덕분에 음향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그래도 아쉽더라고요. 진짜 영화관...ㅠㅠ 영화관에서 보는 그날은 안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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