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라 적다가, 자가용으로 적고는 사전을 확인하니 '자가용차'를 줄여 자가용이라 써도 집自家에서 사용하는 자동차라는 의미는 맞네요. 하여간 요 며칠간 내내 고민하다가 안사고 만다!를 외치며 그 골치아픈 과정을 정리해봅니다.

 

 

1.발단

차 주행중 쇳소리가 납니다. 시속 40키로미터 이상으로 가속했을 때, 무작위로 발생하지만 대체적으로 노면이 좋지 않은 구간을 주행하면 주행 30분이 되기도 전에 발생합니다. 주로 대형트럭이 운행하는 외곽도로의 요철 노면 주행시 나기 시작하더군요. 그 정도 속도면 창문을 닫고 주행하니 별 문제 안되지만, 쇳소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때 가끔은 속도를 낮춰도 이어집니다. 즉, 자취방 근처에서 주차하려고 하며 창문을 열다가 주변에 울려버지는 쇳소리에 기겁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서울 시내인 본가에서는 그 쇳소리가 안납니다. 보통은 외곽도로 벗어나 시내도로로 주행하면 그 쇳소리도 안나기 시작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비소에서는 그 소리가 재연되지 않습니다. 노면을 달리는게 아니니까요. 브레이크 페달이나 기타 등등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2.전개

그래서 다음 차를 구입할 생각을 했습니다. 쇳소리 발생은 올 1월부터였고, 그 소리에 고통을 받다보니 4~5월 경에는 이미 새로 차를 살 마음을 먹었더랍니다. 문제는 제가 원하는 차종이 경차라는 점입니다. 경차. 선택의 여지가 매우 좁지요. 한국에서 경차를 산다면 모닝과 레이와 스파크 사이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딱 잘라 말해, 셋다 싫어요.

레이는 그나마 낫지만 주변에서 말립니다. 레이는 차체가 높아서 불안정 하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도 곡선도로 주행시 전복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요. 모닝과 스파크는 둘다 열외입니다. 전 못생긴 차가 싫습니다. 멋진차가 좋아요.

 

참고로. 고등학교 때(...) 꿈꾸었던 드림카는 프라이드 베타였고, 그 다음은 코란도C였습니다. 최근에는 티볼리도 염두에 뒀지만, 이쪽은 경차가 아니니까요. 어릴 적이야 멋지면 다 좋았지만 지금은 작은 차가 좋습니다. 주차를 썩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주차하기 좋은 작은차를 선호하는 거죠. 거기에 연비도 좋으니.

 

그런 하소연을 트위터에 올렸더니 모님이 현대에서 낸다는 AX1을 추천하시더군요. 이건 코드명이고, 지금은 캐스퍼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21년 하반기에 출시된다고 하는 국내 첫 경차 SUV랍니다. 오오오, 그럼 이 차로! 라는 생각을 하며 일찌감치 구입을 결정짓고 돈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3.절정

엊그제 AX1-캐스퍼의 재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기사 첫머리가 "800만원의 경차 SUV". 그리고 이걸 보고 나서 바로 구매를 포기합니다.

싼게 비지떡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같은 크기와 같은 무게의 노트북이라면, 가격이 높을 수록 고사양입니다. 이건 당연한 이야기지요. 경차라는 규제를 받는 차가 한쪽은 비싸고 한쪽은 싸다면, 그리고 둘다 국산이라면 싼 쪽이 비지떡입니다. 칼로리는 거의 없는 비지떡. 경차에게 튼튼하기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 비싼쪽이 싼쪽보다 성능은 나을 겁니다. 내장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능이 떨어질 거란 이야기입니다.

가격이 나온 뒤 어머니랑 대화하며 캐스퍼의 구입은 아예 포기했습니다. 풀 옵션으로 하면 1800만원 나오는 레이와, 풀옵션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시작가가 800만원이란 캐스퍼가 같은 수준일리가 없지요. 하하하하.... 저는 저렴한 차가 아니라 멋지고 가능하면 조금 더 안전한 차가 좋습니다. 소형보다는 기왕이면 경차로.ㅠ_ㅠ

하. 스마트가 6센티의 저주로 경차가 아니게 되어 더이상 구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네요. 하...

 

그래서.

오늘 아침에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뭐 때문이더라, 기아 자동차 홈페이지에 가면 재원 비교가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더랍니다. 그 때도 아마 쇳소리 때문에 한창 스트레스 받았을걸요.

기아자동차의 재원비교 사이트. 외국산 정식 수입 모델도 검색 가능합니다. 단, 수입차는 재원 등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https://www.kia.com/kr/shopping-tools/comparisons/comparisons-select-korea01-01.html

 

기아 경쟁차 비교 | 기아 공식 사이트

기아 국내차 비교 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기아 차와 국내 타 업체의 차종 별 성능, 제원 및 연비 비교 정보를 제공 합니다.

www.kia.com

 

 

아. 그러고 보니. 캐스퍼를 버린 이유가 하나 더 있었네요. 현대차, 사기 싫다. 현대카드로 고통받는 몸이다보니 현대차는 더더욱 사기 싫다. 물론 계열 분리된 다른 회사지만, 같은 현대니까 이용해주고 싶지 않은 겁니다. 현대백화점 뒷 이야기 듣고 나니 더더욱. 안사요.(...)

 

하여간 그런 연유로 아침에 차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모양만 따지면 구형 비틀이나 피아트500이나 미니쿠퍼도 좋지만 셋다 경차가 아닙니다. 아침에 한 검색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경차를 산다면 레이고 만약 벗어난다면 아예 등급 높은 차를 산다는 겁니다. 등급은 중형차나 고급차의 이야기가 아니라 연비등급입니다.

 

 

 

이번에는 궁금해서 레니게이드를 넣었더니 저렇게 엉망진창(..)이군요. 10년 이내에 가솔린 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으니, 연비등급이 높은 차를 선택하는 쪽이 좋습니다. 현재상황에서 전기차는 무리고, 최소한 하이브라드나 높은 등급의 차를 운영하는 쪽이 좋다는 거죠. 레이는 하이브리드가 있다가, 없어졌습니다. 자취방 근처에 레이 전기차가 있어서 관심두고 보았는데 구형이었나봅니다. 2022년형 레이는 가솔린만 있습니다.

 

운영 비용 생각해도 레이가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_- 당연한 이야기지만 뭐. 유류비도, 경차지원카드를 쓰면 저보다 낮습니다. 하. 역시 지프는 엉망입니다. 저건 아예 버려두고. 아무거나 선택해서 비교해 보다가 잡은게 의외로 재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혼다의 CR-V 하이브리드와 시트로앵 C4. 국산이 아니라 수입차를 선택하는 거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예. 디자인이 멋진차가 우선이라니까요. 아니 뭐, 집 차가 스포티지인데 이게 뽑기 잘못해서인지 이러저러한 문제가 많기 때문은 아니고. 하. 근데 혼다씨는 크기도 크거니와 배기량 때문인지 세금이 어마어마합니다. C4는 디젤이니 안되겠네요. 디젤은 퇴출될 가능성이 높으니. 아니 근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레이가 왜 더 높냐. 하기야 CR-V는 하이브리드니 낮겠지만 으으음. 디젤인 C4보다도 레이가 높네요.

 

 

CR-V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 대강 찍어 보았더니 딱 맞습니다.

 

투싼하고 크기가 비슷한가봅니다. 비교대상인 투싼 하이브리드는 2등급이 아니라 1등급. 와아. 대단하...지만 투싼은 그닥 사고 싶은 차가 아니라서요. 애초에 저거 현대차. 어디까지나 크기 비교용인겁니다.

 

미니는 이모저모 레이랑 연비가 비슷하긴 하나, 경차냐 아니냐에서 밀렸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닥이 낮다는 점이고요. 노면이 안 좋은 외곽 도로들에서는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포기. 연비등급도 3등급입니다.

 

 

아 그래서 혼다를 살 돈이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캐스퍼를 날렸으니 꼭 하반기에 사야하는 건 아닙니다. 더 미뤄도 되니, 쇳소리를 참으면서 내년까지는 버텨야지요. 지금 돈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고, 저 돈을 집이 아니라 차에 투자해도 되는지 더 고민하고 결정하렵니다.

 

참고로. 지금 들고 있는 2년짜리 적금 하나는 차가 아니라 살지 어떨지 모르는 모 액세서리를 위한 적금입니다. 그리고 그 적금 금액이 지금 따져보니 레이 하나 값...... (먼산)

 

 

4.결말

그래요. 우리 더 고민해보도록 합시다.

 

 

 

5. 번외.

어제부터 조금 고민했던 차종이 스즈키 허슬러입니다.

https://www.suzuki.co.jp/car/hustler/

 

ハスラー|スズキ

あたらしい遊べる軽!スズキ ハスラー の公式サイトです。ハスラーの魅力をご紹介しています。見積りシミュレーションもこちらから。

www.suzuki.co.jp

 

허슬러와 허슬러 J스타일의 차이가 뭔지 모르지만 일단 색은 다양하군요. 허슬러도 일찌감치 구매물망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과거형이죠. 지금은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운전석 방향입니다. 혼다는 정식 수입이라 운전대가 왼쪽에 있습니다. 일본 내수용 차는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지요. 공공기관 주차장 등에서 오른쪽 운전대는 주차권 뽑기 등에 매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런 문제도 있고, 정식 수입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 수입품이나 일본 내수용이 아닌, 수출용 외국 생산차를 구해야 합니다. 그거 개인 딜러가 들고 오죠. 이후의 수리 문제 등등에서 골치 아파지는 부분입니다.

 

결정적으로 중고차 판매자들이 찍어 올린 허슬러 내장이 매우, 매우!!!!!! 올드했습니다. 좋게 말하면 빈티지고, 막말로는 후졌으며, 쉽게 말해 구입 호기심이 파삭 부서지기 충분한 수준이었습니다.

아.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내장이 아니라 배기량이었습니다. 한국은 경차 배기량이 1천cc까지지만 일본은 660cc입니다. 그거 약하죠..... 하나 더 추가하면 일본의 경차가 한국에 수입되지 못하는 이유로, 한국의 배기가스 기준이 더 높기 때문이라 합니다. 한국은 유럽 기준에 맞췄던가요? 차량 수출 문제로 그렇게 했다고 기억하는데, 연비는 높지만 배기가스 문제라니 구입하기 좀 더 미묘합니다.

 

 

그런 연유로 허슬러를 비롯한 일본 경차를 포기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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