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르다가 막자사발을 드디어 구입했습니다. 한 달 쯤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지난 주에 구입했습니다.
작년, 아니 재작년에는 미니믹서를 썼더랍니다. 직사광선에 두어 플라스틱이 삭는 바람에 바스라진, 새 제품을 구입해 퇴출된 오래된 미니믹서를 썼지요. 그러다가 이사하면서 처분했는데, 또 쓸일이 생기긴 한겁니다. 올해는 귤껍질은 안 말렸고, 달걀껍질은 꾸준히 나오고 있거든요. 귤껍질이야 말려서 쓰레기통에 버려도 되지만 달걀껍질은 아깝더라고요. 이걸 화분에 주면 좋을텐데, 하고. 그래서 달걀껍질은 이사한 뒤에도 꾸준히 모아두긴 했습니다. 그러다 미니믹서를 이사하며 버린 걸 뒤늦게 떠올렸고, 도중에는 좀 버리다가 아깝다는 생각에 최근에 도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막자사발을 다시 구입해야겠다고 벼른 것도 그 때문이었군요.
유발이라고도 하고 막자사발이라고도 하지만 저는 후자가 익숙합니다. 과학시간에 쓰던 용기거든요. 검색했을 때도 예상보다 많이 나온다 했더니 다 과학실험 연계 제품이더랍니다. 고민하다가 기왕이면 튼튼한 것이 좋다고, 스테인리스 제품으로 구입합니다. 가격이 조금 높았지만 한 두 번 쓰다가 버릴 제품도 아니고요.
받고서 놀랐습니다. 매우 무겁더군요. 저는 이중벽을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저게 통짜로 금속입니다. 뒤쪽의 뚜껑이 있으니 갈다가 마구 튈 가능성도 덜고요. 아주 잘게 갈 필요도 없고, 적당히 갈아서 적당히 화분 위에 부어줄 생각입니다.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뭐.
사용해보니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막자도 묵직하고, 잘 맞습니다. 바닥에는 펠트를 붙여 놓아서 미끄러지지도 않고요. 소리도 생각보다는 덜 납니다. 바닥에 놓고 쿵쿵 대면 바닥이 울리겠지만, 들고서 작업해도 괜찮을 무게입니다. 무겁지만, 잠깐만이라면 버틸 수 있어요. 그런 고로 신나게 갈아다가 ... .. 화분에 뿌리는 건 잊었습니다. 남으면 화단에도 뿌려줄렵니다.
오늘 도착한 물품은 정신차리고 나면 다시 올리겠습니다. 정신차리기의 주체는 제가 아니라 식물이고요. 물 듬뿍 마시고 가지 좀 뻗고 나면 다시 소개 올리겠습니다.'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