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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장미

강렬한 여성들의 서사가 돋보이는 퀴어 로맨스 소설.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가정폭력과 아동보호 관련 기관에서 재직 중인 저자는 가려진 목소리들을 드러내고 싶다는 포부를 담아, 약자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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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신없이 바빴던 이유 중 하나. 오랜만에 업무관리 내용을 적어보자면...

 

-관리 물품 폐기 작업을 위해, 하나하나 검수하며 목록 체크하고 있음. 폐기 물품 선정, 폐기 물품 목록 작성, 물품 적재의 세 가지 작업을 모두 하는 중입니다. 중간에 고양이 손을 빌리고 있어 다행이지요. 손 못 빌렸다면 업무 작업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

-그럴진대, 물품 발주 작업이 있었음.

-거기에, 3월 말이 마감인 온라인 보수교육 강의가 있었음. 월말이 내일 모레라는 점을 뒤늦게 깨닫고 가속페달을 밟음.

-신규 직원과 함께 작업하는 프로젝트 간략 기획서 마감이 내일. 그 건으로 상담왔길래, 그 자리에서 바로 한 장짜리 작성해서 보내줌.

-그 신규 직원이 다음 주 1시간 반짜리 외부 교육 의뢰. 커리도 제가 짭니다.(젠장)

-원고 마감이 3월 말이란 걸 또 뒤늦게 깨달아서 어제부터 준비중인데, 소스가 부족해서 추가 작업.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오늘 하루 동안에 벌어졌습니다. 핫핫핫.

 

그 와중에 숙제하는 기분으로 읽은 책이 『괴물 장미』입니다. 최근에 하도 출간작을 사두기만 하고 읽지 않았던 터라 꽁무니에 불붙은 망아지와 같은 심정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알기야 출간 전부터 알고 있었지요. 지금은 드문드문 들어가지만 브릿G의 로맨스 소설 공모전 당선작입니다. 그 때 심사평으로 인상깊었던 내용이, 여성들간의 사랑이 소재라 로맨스 공모전에 올려도 되는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더군요. 어. 개인적으로 브릿G에 가지는 감정도 그 때 느낌 감정에서 연유합니다. OLD해. .. .. .. 아니... 비난하거나 욕하거나 하는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그랬습니다. GL보다는 BL을 훨씬 즐겨 보는 제게 로맨스 공모전 당선작이 퀴어프렌들리한 내용이라면 그게 뭐 어때서? 그래서?라는 생각이 먼저 들겁니다. 실제로도 BL이 없다는 점이 아쉽기도 했고요. 즉, 브릿G와 그 모기업인 황금가지는, 제 기준에서는 보수적인 판입니다. 문학동네 자회사인 엘릭시르의 미스테리아도 미스터리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다 느낍니다. 미스테리아 공모전의 심사평을 보면 그렇거든요. 추리적 요소가 아니라 추리소설이 될 것을 요구하는 터라. 하기야 공모전의 기준은 일반적인 장르문학의 기준과는 다를 수밖에 없지요.

 

본론으로 돌아가. 『괴물 장미』는 제 취향은 아닙니다. 이 소설은 소재 때문인지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를 떠올리게 하며, 내용 또한 여성들의 강렬한 연대를 이야기 합니다. 고통받는 여성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하지는 않지만, 그 일부의 키워드만으로도 안 좋은 기억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성들의 이야기를, 여성들에 의해 흘러가도록 그려내고, 맨 마지막의 인물마저도 여성으로 배치했다는 건 의도적으로 읽힙니다. 대부분의 소설에서 그러하듯, 이 소설의 남성들은 주변인물입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오직 여성. 착한 남성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가해자도 모조리 남성입니다. 와. 가장 매력적인 그 분 또한 여성, 그리고 가장 충실하면서도 행동대장과도 같은 오른팔 오직 그 분 앞에만 숙이며, 애송이와 오른팔이 손을 잡는 것 역시 그 분을 위해서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구원받지 못하고 고통받던 소녀는 우연히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되어 공포에 떨지만, 그보다 더한 공포는 일상의 공포입니다. 일상의 공포에 무너져 갈 때, 외부에서 나타난 강렬한 구원자는 소녀에게 손을 내밀고 또 사랑을 속삭이며 꺼내주지요. 그 사랑 때문에 무너지지만, 그 뒤의 이야기는 직접 읽으시길. 메마른 미국의 공간은 얼핏 스티븐 킹 같기도 하며 델마와 루이스 같은 로드무비 같기도 한, 묘한 소설입니다.

 

여러 묘사 때문에 직접적으로 추천하기는 쉽지 않군요. 흑흑.

 

 

 

업무 때문에 너덜해진 심신을 달랜 건 문과안송인데, 문제는 187화까지 오면서 정말, 정말..... 멘탈이 여러 번 사포질을 당했습니다. 문과안송은 읽는 동안 3M의 사포들로 번갈아 사포질 당하는 기분입니다. 처음에는 즐겁게 읽었는데, 본격적으로 캐러멜 씨(아님)가 움직이면서, 800번 사포로 북북 긁은 자리를, 1천번으로 다시 갈고, 거기에 다시 800번으로 북북 문지르고 거길 다시 1200번으로 갈아내는 느낌. 왜 800번에서 바로 1200으로 갔냐면, 달달하고 평온한 분위기가 돌아오면 그 뒤에 반드시, 캐러멜이 사건을 던져주기 때문입니다.  최근 편에서 등장한 저 완드가 어디서 나타나는지 알기 위해서라도 참고 함께 달립니다.

백망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그래도 끝이 보이는, 마라톤 같이 페이스 조절하며 달리면 되는 소설입니다. 적어도 그런데, 문과안송은 국민체조 시키더니 갑자기 PT체조! 그다음에 버핏테스트! 그리고 잠시 숨고르게 하더니 이번엔 완성형 버핏! 럿지! 크런치! 를 외칩니다. 읽다가 심장 떨려 몇 번 멈추기도 했고요. 하하하하... 완결나면 꼭 종이책으로 나오길 기원합니다. 권이 많아서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요.ㅠ

 

 

지금 한창 읽고 있는 건 『책에 갇히다』입니다. 오늘의 목표는 자기 전 완독. 이쪽은 다 읽고 나서 나중에 감상을 몰아 달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가 너무도 감미로워, 홀랑 반했다는 말만 남겨둡니다. 하.. 오늘 발 뻗을 자리는 여기입니다. 다 읽고 나면 정말 리처드 도킨스 읽을 거예요. 정말로.

 

 

(그리고 이 모든 독서는 지난 주에 저지른 미친짓-올해의 새 플젝 계획서를 들이밀고 난 뒤에 발생했습니다. 어제의 나는 내일의 나에게 업무를 미뤘고, 그 내일의 나는 지금의 나입니다. 하. 왜 그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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