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이야기를 블로그에서도 언급하기 시작한 이유는 기억의 휘발을 막기 위함-입니다. 쉽게 말해, 안 까먹으려고요. 트위터 같이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들이 흘러가는 매체는 이전에 보았던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기 어렵게 합니다. 특히, 블로그는 상대적으로 검색이 쉽지만, 트위터 검색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제가 올린 트윗들을 백업하거나, 트위터의 메인 트윗에 해당 타래를 엮어 두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지난 번에 올렸던, 지난 번에 썼던, 지난 번에 보았던 정보들을 알기 쉽게 정리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브런치 두 계정도 파놓고 대기중이지만 글 쓰기 싫다며 도피중. 이러면 안되는데.-ㅁ-

 

 

 

요 며칠 사이에 흘렀던 주제 중에는 닌자가 있습니다.

 

https://twitter.com/worldwright/status/1361913311374151682?s=20

 

김성일 (물고기) Sungil Kim on Twitter

“암행어사가 역졸을 동원하는 이유는 역졸이 지방 수령의 통제 하에 있지 않고 군의 지휘를 받기 때문이다. "FBI 같은 거네."”

twitter.com

위의 암행어사 이야기도, 시작은 닌자였습니다. 이 흐름이 돌기 시작한 건 설 연휴 전이었을 겁니다. 어떤 이야기에서든 갑자기 닌자가 등장해서 모든 이야기를 무(無)로 돌리는 것은 가능하다-그걸 따로 부르는 용어가 있었는데 잊었습니다. 뭐더라. 맥거핀? 기계장치의 신도 아니고. 하여간 어떤 이야기에서 갑자기, 뜬금없이 전혀 관련 없는 존재가 튀어나와 이야기를 종결지었을 때, 그 장면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닌자라고요. 갑자기 닌자가 휙 등장해 모두를 죽였다는 가능하다는 겁니다.

 

아니 따지고 보면 어새신도 가능한데? 같은 암살자잖아?

 

닌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그리 썩 즐기는 편은 아니라, 특히 서양 매체들에서 닌자를 다루는 방식은 뭔가 동양의 신비롭고 경이로운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 휙 모든 걸 처리하고 간다라는 묘한 오리엔탈리즘을 섞어놔서, 잘은 이해가 안됩니다. 트위터에 돌아다닌 여러 예시를 보아도 '여기서 닌자가 왜 나와?'가 제 개인 감상이었거든요.

 

 

그러다 각시탈이 등장합니다.

닌자는 일본 것이니 한국에서 등장한다면 활빈당이나 전우치냐?

 

https://twitter.com/marshmallgom/status/1361896101184376832?s=20

 

2월19일생일인 마시멜곰(マシュクマ)P😷 on Twitter

“우리는 이미 갑자기 나타나서 상황을 정리하시는 분을 알고 있습니다 https://t.co/HtPOjzHnfa https://t.co/NKraKqQuCs”

twitter.com

 

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갑자기 나타나 상황을 정리하는 그 분. 일제에 반대하여 칼을 들고 나타나는 그 분이 등장합니다. 각시탈이죠.

일지매 이야기도 잠시 나왔다고 기억하는데,

 

https://twitter.com/hanichya/status/1361889147045089281?s=20

 

부셈이 on Twitter

“일지매는 ㄹㅇ 닌자맞음. 그냥 닌자도 아니고 쿵푸붓다닌자임. 고우영 일지매보면 중국 양부모 밑에서 쿵푸배우고 열공스님한테 불법 배우고 일본가서 인술 배워옴. 그리고 훔친 황금 녹여서

twitter.com

 

이 트윗에 정리가 있습니다. 쿵푸붓다닌자. 고우영의 일지매(만화)에서 보면 쿵푸를 배우고, 스님에게 불법을 배운 다음 일본에서 인술을 배워왔다는군요. 오오. 인술. 이거 인법첩이니 B님이 아시면 한참 웃으실듯..?

 

 

자. 이제 왜 닌자 이야기와 암행어사 이야기가 함께 나오는지 이해되실 겁니다. 닌자가 등장해 모든 걸 해치우는 이야기는 한국에서는 좀 미묘하니 각시탈이 어울린다는 의견, 그리고 그럼 조선시대의 암행어사는 어떨까-가 그 다음에 나옵니다. 그걸로 끗? 아닙니다. 조선시대는 암행어사보다 더 무서운 끝판왕이 있습니다. 이 분이 논쟁 종결자이십니다.

 

https://twitter.com/Luuuuuuuuuuuu/status/1362188604991180800?s=20

 

메이드 지망 LTi on Twitter

“고려국에 갑자기 나타날 만한 공포스덥고 선악에 대해 가치관 중립적인 존재로 범, 대호, 호랑이, 시베리안 타이거, 혹은 판테라 티그리스 등이 있습니다. https://t.co/DoKDgk3mDd”

twitter.com

 

범이 제일 무서웠다 하더군요. 그 이전에 흘러간 트윗 하나를 못 잡았는데, 한국에서 공포물, 유령 쪽의 이야기가 덜했던 이유로 이 범을 들기도 한답니다. 산에 들어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으면 유령이다! 귀신이다! 도깨비다!가 아니라 산군님이 데려가셨군 하고 넘어간다고. 범이 사라진 지금은 갸웃하는 이야기지만, 조선 때도 범은 산군이자 재앙이었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마지막은 범이 내려오는 영상으로 마무리합니다.

 

 

youtu.be/RcrwSWw3bH8

 

온스테이지 버전은 지난 번에도 한 번 올렸으니 이번에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버전으로.

 

범님이 수욱 내려오면 도망칩시다.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 차리면 산다고 했지만, 보통은 못 살아 나오니 저런 소리를 하는 거 아닐까요. 하하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