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수리 때문에 일찍 귀가한 김에, 지난 주말 본가에서 들고 온 책들을 마른걸레질합니다. 젖은 걸레로 닦는 쪽이 확실하지만 그러면 책이 상할까봐 그랬지요. 자리가 없다며 몇 년 간 책장 위, 직사광선 들어오는 곳에 두었더니 책 상태가 영 좋지 않습니다. 원래는 반짝반짝하는, 새책같은 헌책이었던 걸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고요.

 

 

작년 말엔가 나왔던 톤틀라의 숲 이야기. An Estonian Fairy Tale - A Tale of Tontlawald(Tontla mets)라는 긴 원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래 타래에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실린 책도 위에 보이는 전집, 웅진 세계전래동화 시리즈입니다. 사진에도 보이는군요. 20권, 에스토니아.

 

https://twitter.com/netsukei/status/1331149314471575553?s=20

 

네츠케 on Twitter

“우와아아아아 톤틀라의 숲 원제 찾았어ㅠㅠㅠㅠㅠㅠㅠ An Estonian Fairy Tale -A Tale of Tontlawald (독일번역본이고 에스토니아어로는 Tontla mets )라구한다함 고유명사 만만세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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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참 희한한게, 저 책을 누가 기획했는지 모르지만 대단합니다. 일단 영미권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이 따로 권을 두고 있는게 말이 안되잖아요. 저 구미권이 그럴리가 없어! 가능성 높은 곳은 역시 일본이지만, 웅진에서 기획했을 가능성도 .. ... 글세요. 일단 다시 읽어보면 알겠지요. 일본어 중역본은 나름의 분위기가 있으니까요. 하기야 중국은 한 권인데 일본은 두 권이었어. 아, 티베트도 따로 있지 않았던가?

 

저 전래동화는 집에 5권부터 50권까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친척집에 주고, 그 다음에 제가 사회생활 시작할 즈음에 다시 찾아서 구입했습니다. 저 무거운 책을 집까지 들고 오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아련하네요. 동대문 헌책방에서부터 대중교통 타고 옮겼거든요. 하... 그 때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무리입니다.

집시 전래동화도 두 권이나 있고, 남아프리카도 있어서 매우 즐겁게 보았습니다. 남아프리카 전래동화는 각별히 더 좋아했고요. 그 때까지 많이 읽었던 유럽쪽의 전래동화보다, 남아프리카의 전래동화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옥수수를 색색깔고 갈아 쓰는 인디언들의 이야기도, 호피 인디언과 아코마 인디언이 따로 있었으니까요. 거미 아난시도 이 전집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런 고로 언제 날 잡고 다시 찬찬히 읽을 겁니다. 후후후후후후. 하지만 하와이 전래동화는 정말로 취향이 아니었어........ (먼산) 아. 쿠 뭐시기 형제들을 만난 것도 아일랜드 전래동화에서였습니다. 매우 암울하고 꿈도 희망도 없어서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제목에서 나온 SF만화는 전래동화 아래 깔려 있는 『오후』 정리하다가 문득 생각난 겁니다. 오후는 아마도 격월간이었나, 그랬을 겁니다. 시공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다가 결국 폐간했지요. 아니, 휴간이었던가. 어쨌던 저기에 권교정 作 『마담 베리의 살롱』이 연재되었습니다. 요시나가 후미의 작품도 연재되어서 기대가 컸지요. 시공사 관련해서 그 당시 돌던 이야기는 여럿 있었지만, 원체 시공사가 흉흉한 회사라 뒷담화에 가까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진위 여부도 확인이 안되고요. 그 당시 들었던 이야기 중에는,

 

-전두환의 장남인 전재국(시공사 사장)이 주도해서 시공사의 만화사업을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100억을 까먹고 만화사업을 접었다.

-시공사 기획부서에 전두환 사람들이 포진해 있는데, 거기서 만화사업을 접도록 만들었다.

 

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 중 사실은, 만화사업을 접었다는 것뿐. 나머지는 확인이 안되었지요. 여러 모로 전재국이 그래픽 노블, 만화 등을 좋아한다는 점은 사실인 듯합니다. .. 아마도? 만화사업의 손해가 얼마인지, 기획부서에 정말로 전두환 사람들이 있는지, 기획부서에서 만화사업을 접도록 했는지는 모르죠.-ㅁ- 다른 자료들을 찾아보면 더 나올지도 보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이전에도 한 번 언급했던 이은혜의 SF만화는 르네상스 계열에서 출간된 『댄싱 러버』 뒤에 실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르네상스가 육영재단이었으니 ... (하략) 일단 넘어가고. 오늘 저 책들을 정리하다가 문득, SF 소재의 단편이 하나 떠올랐지 뭡니까. 아마도 이슈에 연재되었을 겁니다, 그 만화. 3부작이었다고 기억하고 제목은 가물가물하지만 주요 소재는 기억납니다. 워터월드 프로젝트. 인간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인어들이, 수중 세계를 만들기 위해 진행하던 프로젝트 이름이 워터월드입니다. 그리고 이 만화, 일종의 쿠데타라는 점도 그렇지만 인어라는 종족은 태어났을 때는 성별이 없고, 성인이 될 때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설정이 있었어요. 흐름은 매우 클리셰적이지만, 인어들은 매우 미형입니다. 아름다워요. 지금 생각하면, 아마 수위(..)를 생각해서 넣지 않았나 싶습니다. 뺐다면? BL이 되었을..... (먼산)

돌이켜 생각해도 시대를 너무 앞서 나온 만화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흑흑흑. 다시 보고 싶네요. 단행본으로 나왔던가 아닌가 가물가물.

 

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9606

 

거짓말

안녕하세요? 세바스찬입니다로 주목받았던 심혜진의 단편집. 이슈에 연재되었던 4편의 만화 Water Street 거짓말 우주인의 아기와 After rain(컬러 일러스트)과 미발표 작품 달에 매혹되다를 함께 엮

www.aladin.co.kr

알라딘을 검색해보니 이 책이 아닐까 싶고요. 아아. 그렇네요. 워터월드가 아니라 워터 스트리트. 저기 실린 『Water Street』였나 봅니다.

 

...이 단편집이 본가에 있나 확인해봐야겠네요. 읽은지 오래되어 기억이 휘발돼, 아름다움만 남은건지, 어떤지.+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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