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 파트너인 오린이. 하지만 평소에는 이렇게 데리고 다닐 수 없습니다. 차를 노상에 세워두니 오린이가 자동차라는 이름의 찜통에 있는 셈이니까요. 그러니 오린이는 얌전히 제 품에 안겨 쿠션 대신 제가 쓰는 글을 보고 있습니다. 아니, 그 앞에 놓인 머그를 보고 있는지도.
twitter.com/Buddha_loves_me/status/1316743620318228480
오린이의 등장 사건은 처음부터 보았습니다. 트위터에 흘러 들어온 글이 있었거든요. 어느 날 오리 한 마리가 홀연히 나타나, 냥줍이 아니라 오줍을 한 계정주는, 오린이의 사진을 날마다 조금씩 올립니다. 어떻게 오리를 키울 것인가 흥미진진하게 들여다 보았고, 지금은 아주 튼튼한 한 마리 반려압(鴨)이 되었습니다. 다 자란 지금은 흰털이지만, 트위터에 등장할 때만해도 아직 어린 새끼오리였던지라, 노란털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당시 그렸던 그림들에는 오린이가 저렇게, 노란털로 등장합니다. 포동포동하니 매우 귀여운게, 다들 홀딱 반했습니다. 그 결과 텀블벅 펀딩이 열렸지요.
자세한 펀딩 내역은 링크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저는 뒤늦게 알아서 인형만 모셔왔습니다. 크흡. 이렇게 한정 펀딩을 놓치면 조금 아깝죠. 하지만 남겨두면 미련이니 얌전히 잊습니다. 두고두고 미련을 남기면, 몇 년이 지나고 야후 옥션의 비디오 항목을 떠도는 지박령이 됩니다. 몇 년을 묵혔다가 구입한 우테나 LD판 이야기입니다.(먼산)
처음 받아봤을 때는 크다 생각했다가 또 작다 생각했다가, 다시 크다며 갈팡질팡했습니다. 하지만 안아보면 압니다. 품 안에 안정적으로 안기는 딱 좋은 크기입니다. 보통 책상 앞에 앉을 때는 책상과 배 사이에 쿠션을 하나 두는데, 오린이가 딱 그 크기입니다. 아니, 쿠션보다 살짝 두께는 두껍습니다. 그러니 작업할 때 껴안고 있으면 딱 좋습니다. 잘 때는 이케아 상어를 안고 자고, 앉아 있을 때는 품에 오린이를 안으면 안성맞춤이네요. 몰랑몰랑 말랑말랑하지만 탄력감이 높으니 뱃살(...)을 안정적으로 지지합니다. 그래서 품에 안았을 때 더 좋습니다.
원래 껴안고 있던 쿠션은 침대로 돌려 놓고, 이제 겨울 지날 때까지는 오린이가 업무용 쿠션을 대신합니다. 이렇게 인형이 마구 증식하고 있으니, 언제 정리 좀 해야 할텐데 말이지요.
말 나온 김에 블루레이 상자들 정리하러 가야겠습니다. 지지난주에 들고온 상자들이 방바닥에 널렸으니, 이제는 슬슬 치워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