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이야 언제나 오십니다만, 가을이 되니 산들산들, 또 지름신이 부르고 계시네요. 이번의 지름신은 자전거입니다.

 

걸어서 15분이던 출근길이 두 배로 늘고, 그 사이에 커다란 언덕이 하나 들어서니 자동차 출근을 하게되었지 뭡니까.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자전거라도 한 대 들여야 하나 고민중인겁니다. 하지만 시골 도로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고, 자동차 도로도 엉망이다보니 자전거로 출퇴근 하기도 벅찹니다. 예전의 많은 자전거가 그러했듯 이번 자전거도 사놓고는 한 두 번 타고는 고이 모셔둘 겁니다. 저도 알아요. 그래도 자전거에 눈길이 가는 건 막을 수 없습니다.

 

괜히 자전거 검색을 하다가, 산악자전거도 아니고 경주용도 아니고, 특수목적용이 아닌 일반 자전거 가격대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더군요.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구입했던 때와 지금의 물가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진짜로 살까 망설였던 자전거는, 예상대로 상상 이상의 가격이었습니다.

 

로드스타. 보면 아시겠지만 세 발 자전거입니다. 이 자전거에 로망을 가지게 된 계기는 역시, 『안경』입니다. 그, 메가네 말이지요. 혹자는 팥빙수와 아침 식사에 로망을 가졌다고 하고, 혹자는 빨강 숄에 로망을 가졌다지만 저는 그 자전거가 매우 끌렸습니다. 은색에, 뒷부분에 따로 짐칸이 있는 자전거 말입니다.

 

사진의 자전거는 그보다는 뒷부분의 짐칸이 높아 보이지만, 그래도 훌륭하게 장보기용 자전거로 기능할 겁니다. 뒷자리에 비료포대 몇 개 정도는 가뿐히 나를만 하지요. 색도 마음에 들어서 이거라면! 이라고 생각했지만 가격이 지름을 막습니다.

 

 

게다가 이 자전거를 두려면 집에 차양천막 달린 자전거 보관소가 따로 있어야 합니다. 부피가 상당한데다 비 맞으면 골치 아프잖아요. 그렇다고 복도에 둘 수 있는 크기도 아니고요. 집 안에 보관하는 건 더더욱 못할 일입니다.

그리하여 여러 사유로 오늘도, 자전거 구입 지름신을 물리치면서 잠시 회한에 잠겨봅니다.(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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