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고 글을 올리고 나니 기운이 죽 빠지더군요. 결말을 볼 수 없는 소설이 하나 더 늘었다는 생각에. 하지만 그런 소설이 한 둘인 것도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적어도 칼리안과 플란츠는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을 테니까요. 아니, 솔직히 제가 머릿 속에 두고 있는 칼리플란의 이미지는 표지의 이미지가 아닙니다. ㅎ님이 그린 이미지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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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칼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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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할로윈 버전의 칼리안과 플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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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귀걸이 플란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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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플란츠 그림. 장신구를 매우 멋지게 그리시더라고요. 스케치나 러프 그림도 좋지만 이렇게 플란츠는 화려한 모습이 제일 잘 어울립니다.

 

어쨌건. 다른 출판사에도 출간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리디북스 독점으로 끝날지, 어떨지. 출판사가 유족의 동의를 받아 다른 출판사에도 낼 건지, 아니면 한국이퍼브가 철수한 이상, 각 벤더와 별도 계약을 해야하니 리디북스 단독으로 둘 것인지. 편하게 보려면 전자책이 좋은데 말입니다.

 

 

 

하루 이틀 일도 아닙니다. 프리미엄 소설 결제해 보다가, 도중에 안 맞아서 선호작 삭제하는 일 말입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자주 발생합니다. 오늘도 프리미엄 소설 하나를 시작해 보다가 조용히 발을 돌려 나왔습니다. 비슷한 소재의 소설이 한둘도 아닌데 왜 특정 소설은 읽다가 도로 빠져나오는지, 곰곰히 짚어 보았습니다. 예전에 한 번 여러 번 언급한 적 있군요. 여성을 어떻게 취급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아직도 독서기를 못 못 올린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를 재독하면서 다른 프리미엄 소설들을 보면 조금 더 이해가 빠릅니다. 명조리는 등장인물 중에 여성도, 남성도 매우 많습니다. 성별을 특정하지 않아 헷갈렸던 일도 있지만, 그럴지언정 읽다가 기분 나빴다는 생각은 거의 안듭니다. 스토커가 있지만 나름 적정선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흉하지만 봐줍니다. 그 외에는 성별을 특정한 범죄보다는 인간사에서 종종 발생하는 종류의 범죄들이 많습니다. 게임 속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게임 소설들은 현실이나 세계를 반영하는 의미에서 기분 나쁜 장면들도 여럿 나옵니다.

 

엊그제 본  『내 상태창 2개』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었지요. 강한 사람인지 확인하고 그 앞에서 꼬리치는 여성과, 여성을 트로피로 보는 듯한 남자의 모습. 그보다 더 뒤까지도 꽤 재미있게 보았지만 유료 결제해서 보게 되지는 않더군요. 한 번 걸리는 부분이 나오면 그 뒤에도 걸리는 장면이 등장하기 마련이더랍니다. 하기야 폴룩스가 준 스킬만 해도 이미 돌아나올 상황은 충분합니다. 무협지에서 종종 등장하는 여러 음공과 정파무공인가 싶더군요.

 

이상적인 딸의 모습이나 여동생의 모습이 보이면 그대로 발을 빼기도 합니다. 뭐, 예쁜 아이가 나오면 그것도 좋은데, 요즘 나오는 로맨스소설들은 판에 박힌듯, 찍어낸 듯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애초에 조아라는 프리미엄으로 들어오는 로맨스 소설이 드물죠. 유료 결제는 거의 판타지 중심이고요. 유료 연재 로맨스 소설은 거의가 카카오페이지나 네이버 시리즈에 들어가 있고, 리디스토리는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고 관심도 안 두는 터라 확인은 안했습니다.

 

『나는 EX급 헌터다』는 앞에서 말한 그 여동생 이야기에, 가끔 보이는 여성의 신체묘사 등이 걸렸습니다. 중간에 주인공이 다른 헌터를 도와주는 장면에서 성추행 관련 이야기가 오고 갔거든요. 성추행이나 성희롱, 성적인 농담이나 발화가 등장하는 소설은 읽으면서 찝찝합니다. 중간에 하차하는 일이 많아지더군요.

 

『말단 마법공학자의 귀환』은 주인공이 등장 인물들에게 연애시뮬레이션의 플래그를 꽂는 느낌이 있어 일단 접었습니다. 마법 공학의 발전까지는 재미있었지만, 알 수 없는 적이 등장하고, 주변에 있던 여성 최소 둘이 주인공을 좋아하는데다 다른 한 명도 추가될 가능성이 약간 보였으니, 나중에 몰아 보겠다고 생각만 하고는 멈췄습니다.

 

『학생회장은 최상위 엑스트라』도 주인공은 매우 강한 인물임이 확실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처럼 본인이 다른 등장인물들에 플래그를 꽂는게 보입니다. 『명조리』도 비슷하게 학교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에 들어갔지만, 주인공이 망한 게임의 플레이어였고, 자신의 플레이어블 캐릭터(PC)에게 매우 강하게 감정이입하고 있어 손톱만큼도 문제가 안됩니다. 애초에 이 두 소설의 출발점은 다르죠. 최상위 엑스트라는 주인공에게 처치되는 학생회장에 빙의했고, 명조리, 즉 EX 엑스트라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로 게임 속에 들어갑니다. 그러니 내 PC를 끼고 도는 주인공이랑,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주인공이랑 방향이 다를 수밖에요. 그러니 취향도 갈립니다.

 

헌터가 등장하거나 이계, 던전이 등장하는 소설들은 로맨스보다는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을 두는지라, 성장 중심이나 사건 중심인 소설을 선호합니다. 앞서 봤던 소설 중에 회귀해서 온갖 기연을 쓸고 다닌다는 이야기에도 몸매 참 좋은 인물에 대한 외형 묘사가 자주 등장해서 고이 물렀습니다. 아니, 남자를 두고는 가슴이 크다느니 역삼각형에 잘록한 허리라느니 하는 묘사가 드물죠. BL소설에서는 종종 나오지만, 판타지소설에서 주인공이나 등장인물 두고 그런 묘사 등장하는 건 읽은 기억이 없습니다. 아, 없지는 않네요. 열심히 레벨 올렸더니 몸 또한 좋아져서 양복이 맞지 않게되었다는 서술도 있었습니다. 『나 혼자 레벨업』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쪽은 레벨업이 중심이라, 초반에 살짝 분위기 띄우던 사람은 퇴장하고, 다른 인물들은 등장해도 그냥 평범한 동료더군요.

 

『저주받아 스펙업』은 주인공의 레벨업이 흥미로워서 참고 보다가 도중에 나왔습니다. 이쪽은 생명력이 강한 존재에게 엘프들이 발정(...)한다는 설정도 있더라고요. 엘프들이 악당으로 나오면 그건 이해하지만, 반대급부로 문란하다거나 뇌쇄적이라거나 하는 설정이 들어가면 고이 나옵니다. 높은 확률로 취향에 안 맞으니까요. 아, 물론 다크엘프 트릴로지는 주인공의 성격 강화를 위해 필요한 장면이었으니 넘어갑니다.

 

『백작가 도련님은 창술천재』처럼 망나니에게 빙의한다는 소설도 자주 등장합니다. 하지만 빙의한 망나니가 성적으로 문란한 녀석이면 반드시 초반에 이상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그런 소설들도 넘어갑니다. 그런 장면이 나오면, 그 뒤에도 높은 확률로 취향에 안 맞습니다.

 

 

까다롭지만, 그 덕분에 읽을 소설도 거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시간은 확보할 수 있...나요? 명조리처럼 대여섯 번씩 돌려 읽는 소설이 나오면 시간 확보는 거짓말이 됩니다. 그래도 비용은 줄일 수 있지요. 프리미엄 결제하는 비용 말입니다. 또한 좋아하지 않는 소설 읽는 시간도 줄입니다.

 

다행히 요즘에는 다른 책에도 조금씩 눈을 돌립니다. 어떻게 보면 힐링, 혹은 치유의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네요. 몇 번에 걸친 엉덩방아 때문에 일어나기도 싫던 참인데, 그래서 논문은 둘째치고 책 자체도 손대고 싶지 않았던 시간들이지만, 조금씩 읽다보니 이제는 다른 자료도 읽을 여유가 생깁니다. 아직 마음의 여유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차츰 나아지겠지요.

 

 

어쨌건 오랜만에 소설 정리했으니, 선호작도 비워둬야겠습니다.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
『내 상태창 2개』
『나는 EX급 헌터다』
『말단 마법공학자의 귀환』
『학생회장은 최상위 엑스트라』
『나 혼자 레벨업』
『저주받아 스펙업』
『백작가 도련님은 창술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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