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타임라인에, 지난 밤 사이 광풍이 불었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소녀혁명 우테나를 두고 이게 무슨 페미갓작이냐라면서 비난한 모양이며, 아마도 1화만 보고 그랬나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추측하면 대강 그렇더군요. 덕분에 타임라인에는 여기저기서 수많은 오타쿠들이 튀어나와 "나의 우테나는 그렇지 않아!"™를 외쳤고, 덕분에 오랜만에 기억을 짚을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제 타임라인에, 이렇게 많은 우테나의 팬 인증글이 흘러올 줄은 몰랐습니다. 팬보다는 그 시절을 기억하는 나이든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맞겠네요. 그 중에는 소녀혁명 우테나 문집도 있었고, 저도 기억합니다. 지금도 가끔 그 책을 구하지 못해 아쉽게 생각하지만, M님이 갖고 계시니 대리 만족합니다. 그리고 그 저자들이 공개한 '그 책은 못 구하더라도 거기 실렸던 글은 다른 곳에 올렸다'는 친절한 안내트윗도 첨부해둡니다. 이번에 제 탐라로 넘어왔더라고요.'ㅂ'

 

 

 

https://twitter.com/astor19k/status/1041585644022034432

 

[오프잠수] 아스토르🏳️‍🌈 on Twitter

“혹시 도움 되실까 공유합니다. 사이암 닉으로 썼던 글은 홈페이지에 공유 목적으로 올려두었습니다. https://t.co/Rrl6Tc1Bop 기타 옛날 우테나 잡담글은 이쪽 링크로. https://t.co/NMW78L6Fo5 우테나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 드릴 수 있길🙏 https://t.co/5C45Up67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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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Kimmauelkant/status/1042016580081569792

 

Kimmanuelkant on Twitter

“@astor19k 아이고 감사합니다. 이기회(?)에 다시한번 우테나 붐이 일어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네요 ^^ 링크는 에전에 서브블로그에 올린 포스팅이고 거기에 한글 파일로 발제문이 첨부되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이 참조해 주시길 ^^ https://t.co/SqlQdBv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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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생각난 김에 제 블로그에서 우테나로 검색했다가 너무 많이 나와서 잠시 접고. 그 와중에 우테나를 분석하려 노력했던 어느 날의 글과 그 글을 연결한 트위터 타래도 다시 찾았지요.

 

 

https://twitter.com/esendial/status/1051419386316173312

 

Kirnan on Twitter

“초반 읽다가, 미야자키 츠토무라는 사람 이름이 언급되길래 장작위키에서 확인하고...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사건까지 보고 나니 일요일 저녁의 멘탈이 아주 좋지 못하다.-_-; <전투미소녀의 정신분석> - 사이토 타마키 https://t.co/EXhY1U0ye7 #aladin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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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sendial.tistory.com/7896

 

전투미소녀의 정신분석: 난 반댈세. 동의하지 않아.

요약: 출간년도가 2000년임을 감안해도, 이 의견 난 반댈세. 그러나, 반대하고 비판하기 위해서는 꼭 읽어야 하는 책. 이 책의 부제는 "싸우는 소녀들은 어떻게 등장했나"이며, 의학박사로 사회정신보건학 교수인..

esendial.tistory.com

 

 

각설하고.

 

제가 보기 시작했을 때는 원 트윗이 이미 삭제된 뒤였습니다. 작성자 계정은 불링 당한다는 내용을 걸고 비공개로 돌렸더군요. 그래서 그 앞뒤 맥락은 모릅니다. 다만, 애니메이션 1화만 보고 올렸다는 점, 그리고 우테나의 1화 초반에서 왕자의 대리로 남장을 하겠다고 했다는 점이 우테나의 한계고 여성서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는 점만 관련 트윗들을 보며 미루어 짐작할 따름입니다.

 

만.

더듬어 생각해보니 저도 애니메이션 전화는 안봤습니다. 하드 어딘가에 우테나가 있긴 할 건데, LD도 있긴 하고요. 블루레이도 구입을 내내 고민중이니까요. 하여간 내용 자체는 모 자료실에 올라왔던 우테나 내용 요약 + 분석글로만 보았습니다. 그거, 아래아 한글로 작성된 버전입니다. 아마 그 작성자도 트위터 어딘가에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없을리 없다는 것이 정확한 심정이고요?;

만화판이나 극장판은 외려 봤습니다. TV판은 대략 5화까지 보다가 내려 놓았습니다. 저랑 유머 코드가 매우 맞지 않더군요. 하지만 그 설정이나 전개, 그리고 인물들의 관계는 지금 생각해도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손에 잡힙니다. 지금 복기하면, 인물만으로도 이미 끝없는 이야기 못지 않은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을 겁니다. 2차 창작이 봇물 일듯 일어나, 커플이니 신리멸이니 등등 온갖 소리가 나올만 하지요. 그렇게 충격적인 작품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적어도 그 당시에는 왕자님에게 구원받고 나서 왕자가 사라지자, 내가 왕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여성은 없었습니다. 리본의 기사를 꺼낼지 모르지만, 리본의 기사와 우테나는 결이 다릅니다. 텐죠 우테나는 왕자를 보고 공주가 아니라 왕자가 되겠다고 스스로 선택했으니까요. 그리고 스스로도 왕자가 되어 소녀들을 구하겠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왕자와 우테나 사이에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었지요. 그 벽에 한 번 부딪혔던 우테나는 ... (하략) 아마도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단순한 여장남자 이야기가 아니라 구원서사로 볼 겁니다. 저 역시, 제가 갖고 있던 여러 장벽과 고정관념을 깼던 작품으로 생각하고요. 그렇기에 우테나는 그 의미를 갖습니다. 지금의 흐름이 아니라 그 당시의 흐름에서 봐야하는 겁니다.

그 때문에 우테나 관련 상품도 모으고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여러 모로 제 삶에 흔적을 남긴 작품입니다. 단, 애니메이션 한정으로요. 만화판이나 한국 번역제인 『장미의 기사 티나』는 정말.... 눈물 나게 로컬라이징 안되었다고 봅니다. 카드캡터 체리만큼이라도 해줬으면 이정도로 원통하지는 않을 겁니다. 애초에 만화판은 기존 인물만 같고 내용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건 사이토 치호의 이야기지요.

극장판은 또 다릅니다. 극장판은 TV판과는 또 다른 이야기라, 종종 언급하지만 에우레카 세븐의 TV판과 극장판의 차이만큼이라 다릅니다. 다만 극장판은 대놓고 구원 혹은 극복서사입니다. 개그는 완전히 빼고 거기에 L을 듬뿍 넣은 이야기고요. 매우 심각하지만 결말은 ...... 만화판 못지 않게 우주 저편으로 날아갑니다. 셋 다 다른 이야기니 각각을 별개의 작품으로 봐야겠지요.

 

하여간 덕분에 창고 속에 밀어 넣었던 우테나를 꺼내 들었습니다. 크흑.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미뤘던 블루레이를 꺼내 들어야 하나 고민되네요. 언젠가 여행 때 질러볼까...?

 

 

 

덧붙임.

소녀혁명 우테나의 대등서... 아니, 영문 제목은 영어가 아니라 프랑스어입니다. 혁명이라 그럴까요. 영국 혁명도 만만치 않지만 프랑스처럼 전복적인 혁명이어야 해서 그런가? 집에 쌓아 둔 이쿠하라 쿠니히코 인터뷰집을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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